1월 12일 일기.
누군가 분명 했을 법한 멋진 말들을 암기해서 그게 마치 내가 한 말인 것마냥 내뱉은 후에 우쭐해 하면서 역시 나는 멋진 사람이야, 라고 자기 기만적으로 사는 걸 나는 아무래도 하기 힘들다. 내 속이 얼마나 좁은지, 말하고 나면 후회하고, 쓴 다음에는 괜히 썼네, 그냥 가만히 있을 걸, 내내 자책을 해도, 차라리 그러는 편이 낫지,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 참아가면서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체면따위 지키려고 안간힘 쓰는 건 고역이다. 외로움은 시시때때로 내게 찾아오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 거의 매순간 나와 함께하고, 내가 못 났으면 뭘 또 얼마나 못 났다고 구걸하는 시늉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 라는 삐뚫어진 마음으로 아싸리 등을 지면 내가 졌지, 누군가 내게 등 돌리고 가버리는 꼴을 나는 보지 않겠다..
2024. 1. 12.
기획안과 자소서, 작문과 논술, 그리고 면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게 없는 PD 공채 준비 ㅣ MBC, SBS, JTBC, CJ ENM, MBN, KBS 언론고시
2024년 1월. 연말에는 괜히 우울했지만, 연초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희망의 끈을 어떻게든 잡아보려는 공채 준비생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포스팅을 보는 자는 당연히 작년에 PD 공채 시험에 떨어진 사람이 압도적 다수일 것이다. 작년에 왜 떨어졌나? 떠올리면 괴로운 일이겠지만, 이유를 알아야 극복이 가능한 법. 오늘은 지난 2013년부터 PD 언론고시 공채 필기 교육을 진행해오며 내 수강생들이 겪었던 문제들에 대해 내가 고민했던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아마 도움이 좀 될 것이다! 자소서와 필기(작문, 기획안, 논술), 그리고 면접에 대해 세세히 나눠서 적을 테니, 올해 PD 공채 시험에 진지하게 임하려는 언시생이라면 촘촘하게 읽어보길. 1. 자소서 일단 자소서, 서류 전형에서 연거푸 떨어진 언시..
2024. 1. 9.
1월 2일.
오늘은 일어나서 청소하고, 설거지 하고, 빨래 하고, 뜀박질하고, 밥 먹고, 씻고, 빨래 개고, 몇몇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늦은 새해 인사 카톡 돌리고, 그러다 유순이랑 한솔이랑 산책하고, 집에 와서는 발 씻고, 귤 먹고, 이렇게 뭔가를 써본다. 심란하지 않은 나날이 있었던가. 있었겠지. 없지 않았겠지. 심란이 맞나, 심난이 맞나. 괜스레 헷갈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도 헷갈린다. 제법 괜찮은 삶의 조건을 청소와 설거지와 빨래와 뜀박질과 밥 먹기와 씻기와 연락하와 산책 정도로 규정을 해보고 싶다가도 아, 나는 이렇게 글도 써보고 있으니 그 조건에 글쓰기도 낑궈 넣어볼까 싶은데, 헷갈린단 말이다. 이걸 다 쓰면 게임을 할 거다. 메탈기어솔리드 팬텀페인. 사실 게임을 하는 걸 나는 그닥 좋아하지 않..
2024. 1. 2.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예대 극작과 작문과 글쓰기 과외
연말연시, 유독 자책의 시간으로 일관하며 글을 써야 하는데, 라는 중압감 속에서, 이번엔 정말이지 꼭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해야 하는데, 라고 중얼거릴 뿐 매일 새벽마다 주로 하는 건 유튜브 숏폼 관람이고,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에라이, 난 안 될 인간인가 보다, 라고 아예 체념을 하는 입시생들이 많다. 다행인 건 그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이고, 불행인 건 서울예대 극작과의 합격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 맘때 즈음 서울예대 극작과 입시를 다시금 노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지방대에 다니거나 서울에대 아래 티어에 해당하는 학교의 문창과나 극작과 재학생들이 다반수이다. 그리고 예언컨대 지금 이런 형국으로 사는 건 비단 올해의 일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작년, 재작년에도 비슷했을 거라는 거다. 다들 그런다. 연말연시에 닥..
2023.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