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글쓰는 게 즐겁다.
너무 좋다.
요즘처럼 글쓰는 게 좋은 적이 있었나.
있었다.
그 허접한 자기 비극팔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나는 전혀 없다.
나는 그때 어땠나. 괴로웠다. 근데, 그걸 감수할 만큼
나는 글쓰는 게 즐거워서 다 참았던 거 같다. 같다?
같다라니.
이 얼마나 비겁한 화법인가.
정정하자.
나는 나를 바로잡을 수 있다.
나는 그때 글쓰는 게 힘들어도
그마저 즐거워서 다 그런 대로 좋게좋게 넘겼다.
나는 나를 바로잡을 수 있다.
글을 쓰는 것보다 좋은 건 내게 없었다.
이 하찮은 나를 그럴싸 하게 여겨준 사람이 있어서 행운이었고,
그 행운을 반드시 갚고 또 갚고, 더 갚아낼 심산이다.
제목은 <갑을병시인클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