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에프를 욕심내겠다.
미스터리도 고집하겠다.
코미디만은 고수하겠다.
그리고 이런 욕심과 고집과 고수 속에서
돈 세어 나가는 소리는 줄창 우렁차게 들린다.
그 옛날엔 페이스북은 아주 열심히 했고,
인스타도 제법 했었는데, 언젠가부턴 안 하게 되었다.
거기서 얻는 관계가 내게 효용으로 다가왔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일절 다 거추장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하는 것들 중 어느 하나도 나 자신을 위하지 않은 것이 없다.
'누군가를 위한 헌신'이라는 말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자기 좋자고 헌신이라는 단어를 억지로 빌려와
이타쟁이 코스프레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나를 위해 산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또한 나를 위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니,
그 사랑 때문에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일은
나 자신이 내게 힘들게 느껴진다는 의미일 거다.
그러니 징징거리지 좀 말고,
마찬가지로 에쓰에프, 미스터리, 코미디.
이것들도 다 나 좋자고 붙들어매고 있는 것이다.
창작의 고통이니 뭐니 하면서 폼 잡지 말자.
내가 좋아서, 나 좋자고, 욕심내고 고집하고 고수하는 것일 뿐,
사실 별 뜻 없는 거다.
요약하자면, 똥폼은 똥 쌀 때나 잡자는 거.
그리고 이 정도가 나의 거창한 결의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