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강아지 유순이가 어느덧 7살이다.
20년 후에 나는 60살이고, 유순이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물론 박복이 극에 달해 내가 먼저 하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여하간 유순이의 기대 수명은 나보다는 짧단 말이다.
저 쥐방울 만한 놈이 발톱 소리 챡챡챡 내면서 집 안으로 걸어 다니는 게
언젠가는 더 없이 귀하고 그립게 여겨질 날이 안 올 리 없다.
유순이가 우리의 곁을 떠나는 그 상상을 안 하면 지금처럼 괜히
마음 애달픈 순간을 감내하는 고역을 안 겪을 순 있겠다.
근데 이렇게 매일 잠깐씩이나 인내를 하는 것이,
앞으로 내가 유순이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좌우하겠지.
사랑하기 때문이다. 매 명절 때마다 나와 함께 있어준,
내가 선택한 나의 가족이다.
누가 봤을 땐 분명 순종 아닌 뚱뚱이 치와와- 하지만 내겐
내 사랑 유순이. 그리고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언정,
저마다 누군가에겐 더없이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겠으나,
너무 과한 험담이나 뒷담화는 자제하는 편이
나 자신과 유순이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서관에 와서 뭐 좀 해보려고 했는데 결국엔 또 이런 잡글부터
쓰고 있다. 글쓰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