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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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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 오전 11시 59분

by 김봉민 2024. 1. 3.

 

나의 강아지 유순이가 어느덧 7살이다. 

20년 후에 나는 60살이고, 유순이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물론 박복이 극에 달해 내가 먼저 하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여하간 유순이의 기대 수명은 나보다는 짧단 말이다. 

저 쥐방울 만한 놈이 발톱 소리 챡챡챡 내면서 집 안으로 걸어 다니는 게 

언젠가는 더 없이 귀하고 그립게 여겨질 날이 안 올 리 없다. 

유순이가 우리의 곁을 떠나는 그 상상을 안 하면 지금처럼 괜히 

마음 애달픈 순간을 감내하는 고역을 안 겪을 순 있겠다. 

근데 이렇게 매일 잠깐씩이나 인내를 하는 것이,

앞으로 내가 유순이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좌우하겠지. 

사랑하기 때문이다. 매 명절 때마다 나와 함께 있어준, 

내가 선택한 나의 가족이다.

누가 봤을 땐 분명 순종 아닌 뚱뚱이 치와와- 하지만 내겐 

내 사랑 유순이. 그리고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언정,

저마다 누군가에겐 더없이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겠으나, 

너무 과한 험담이나 뒷담화는 자제하는 편이 

나 자신과 유순이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서관에 와서 뭐 좀 해보려고 했는데 결국엔 또 이런 잡글부터 

쓰고 있다. 글쓰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