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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트스쿨968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유서형식 제목이 유서형식이지만, 진짜 죽는 상황에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일단 가정하고 쓰려는 거다. 그러면 뭔가 진솔한 말발이 우렁차게 가동될 것 같아. 나는 지금 비틀즈의 를 듣고있지 않다. 나는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은 음악적 취향을지녔다 자부하고, 진심으로 비틀즈를 존경하는데, 지금은 비틀즐의 를 안 듣고, 핑클의 이란 잊혀진('잊힌'이 원래는 맞춤법에 맞다만, 잣가라 그래)노래를 듣고 있다. 핑클이라는 여성 아이돌을 내가 엄청나게 좋아,했던 것 아니고, 그냥 듣는 거다. 비틀즈도 듣고, 핑클도 듣고, 나훈아도 듣고, 노라조도 듣고, 류이치 사카모토도 듣고, 베토벤도 들으며 살았다. 나는 그렇게 살았다. 노가다맨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지만, 글쓰는 걸 최고의 간지로 여기며 성장했다. 예술과 창작을 최고의 가.. 2015. 6. 27.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음주에 관하여 나는 술을 좋아한다. 몹시 좋아한다. 글을 쓰니까 술 좀 많이 마셔도 되는 거라고 꽤 오래 전부터 합리화했다. 그런 이유로 자기 관리가 부실하다. 술 먹은 다음 날, 숙취 탓으로 약속 펑크낸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운동 선수였으면 일찌감치 퇴출 당하고도 남았을 거다. 다행히도 운전 면허가 없어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고, 범법 행위에 해당하는 일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안다. 물러설 곳이 없다. 나의 음주가 나를 갉아먹고 있다. 약속 펑크보다 심각한 것은'주울증'이다. 술 먹은 다음 날 견딜 수 없을 정도로우울해진다. 딱히 해결 방법도 없이 그 극도의 우울함을견디고 있으면, 아무리 이성으로 수비를 해도자존감이 떨어진다. 뭐 거의 아무것도 못할 지경이 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위한 해결책은 이미 나와있는.. 2015. 6. 23.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제주도 일기#1 2015년 6월 7일 – 여행 3일째 새벽 어제. 부산 광안리에 자리한 거지 같은 여관에 있다가, 오늘은 뭐하지, 그러고 있다가 전철 타고 가는데 경성대역에 당도해 문이 열렸고, 원래는 부산역에 가려고 했었지만, 그냥 내렸다. 그리고 경성대에 잠입해 노자의 무유상생과가물가물한 세계의 불확실성을 포용하는 자세, 관계와 관계와 관계 같은 개똥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부산역으로 향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여수? 경주? 아님 그냥 다시 서울?열차티켓자동발매기인지 자동열차티켓발매기인지 헷갈리는것 앞에 막막하게 서서, 인간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라, 계획과 목표가 없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기에 어떻게서든 계획과 목표를 쥐어짜내는 것이고, 가끔은 그것에 그럴듯한 포장을 가해 밝은 미래.. 2015. 6. 7.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좀머씨와 걷기와 나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좀머씨와 걷기와 나 나는 요즘 많이 걷는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거나 라디오를 들으면서한 시간 가량, 혹은 그 이상을 걸으면 땀이 나고, 땀이 나면, 기분이 그 만큼 가벼워진다. 그리고 생각한다. 좀머씨도 이런 기분이었나. 결국에 인간은 자기가 가까이 두었던 것에 닮아 버린다. 소설 는 내게 가장 특별한 작품이다. 좀머씨는 자는 시간 빼곤 항상 걸어다닌다. 심지어 살인적인 우박이 떨어지는 날에도, "그러니 날 좀 제발 내버려 두시오!"라고 소리치는 인간이다. 폐쇄공포증 때문이다. 그는 갇혀 있을 수 없다. 갇혀 있을 수 없으니 항상 밖에 있어야 하고, 가만히 서 있으면 그 역시 '현재'라는 시간에 갇힌 것이니계속 지구 위를 걷는 것이다. 걷고 있는 와중에는 기분이 좀 .. 2015. 5. 28.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불행의 목록 1. 죽음 ​ 2. 상해 또는 학대 ​ 3. 노년, 질병 ​ 4. 배고픔 ​ 5. 고독 ​ 6. 추한 용모 ​ 7. 나약 ​ 8. 불구 ​ 9. 실망 ​ 10. 좋은 일이 지체되는 것 ​ 11. 좋은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 ​ 12. 좋은 일이 일어났지만 그 일을 즐길 수 없는 것 이거 왜 이렇게 와닿는 걸까. 2015. 5. 20.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이등병 인간 전국민의 절반은 싫어할 수도 있는 이야기다. 군대에서였다. 이등병 시절 훈련을 받다가 밥 먹을 시간이 되었다. 훈련 땐 경계를 서며 밥을 최대한 빨리 먹어야 하는데, -안 그러면 갈굼 당하니까- 나는 이등병이라, 나한테 이렇게 빨리 밥 먹는 능력이 있나, 새삼 놀라며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러다 그만 숟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숟가락에 흙과 먼지가 달라붙은 것이다. 수통에 있는 물로 흙과 먼지를 제거하는 시간조차갈굼의 소지를 제공하는 게 될 것 같아서 나는 그 숟가락을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입 안에 남은 흙과 먼지는 침과 함께 뱉어내고, 다시 부리나케 밥을 먹었다. 나한테 원래 이렇게 비위생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나 놀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내 내 몫의 밥을 해치운 후 고참과교대를 하고.. 2015. 5. 19.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2015년 4월 1일과 4월 2일의 일기 마음이 심약해졌다고나 할까. 쓴 걸 바로 바로 어디에 올리는 걸 못 하겠다. 좀 신중해지고 싶기도 하고, 행여나 욕 먹는 건 절대 못 참겠고, 글쓰는 게 점점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것도 필터링이라면 필터링이지. 다시 격파할 준비를 하자. 아래에 두 개의 일기를 올린다. 마음이 심대한 사람이 되자. 4월 1일글을 쓰면 좀 더 나은 생활이 마련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을 때엔글을 안 쓰게 되기 마련이다. 글을 안 쓰면 여기서 끝나겠다는 공포가 극에 치달았을 때, 비로소 글은 써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 공포는 사라진다. 내가 상상하는 그 세계가 세상에 나오고 있다는 흥분에 차분하게 물들어, 자, 나는 지금 혼자이지만, 나의 모든 과거가 이제 미래가 되고, 그 과거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나.. 2015. 5. 11.
김봉민 유서, 2012년 12월, 싸이월드에 남겼던 2012년에 유서를 쓰고 아직 갱신을 안 했다. 조만간 유서를 갱신해야 되겠다. 유서를 남겨두고 사는 건 참으로 안전한 일. 썼던 유서를 드문드문이라도 다시 보는 건내 현재의 인생을 돌이켜보게 되는, 굉장히 고마운 일. 아무튼 이하, 내 2012년의 유서. 유서작성자김봉민작성일2012.12.01 08:44스크랩0 어제 새벽 집으로 향하던 나는 뒤통수가 터지는 느낌을 받고길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누군가 맥주병으로 때린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냥 그런 거였다. 그리고 쓰러진 나는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어서 외로웠고, 이대로 죽는 건가, 두려웠다. 유서 같은 걸 남겨놓지 않은 것도 찝찝했다. 살다보면, 어쩌면 뜻밖에 급사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유서를 남겨놓고 생활하는 게 여러모.. 2015. 4. 3.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과거 현재 미래 현재를 통해 과거는 미래로 침투한다. 도정일 교수의 책에서 만난 말인데, 일단, 멋있는 말이다.그리고 멋있는 것에만 국한되는 게 아닌 말이다. 과거가 곧 미래가 되고, 미래는 곧 과거의 반영이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이며, 동시에 먼 과거의 결과물이며, 먼 미래의 시발점이다. 즉, 시간에 있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나누는 건 무의미하다.그 자체로 한 몸통이기 때문이다, 라는 걸 생각하게 하는 진리에 가까운 말인 거 같다. 이 말을 내가 깊이 생각하는 건, 내가 지독한 과거집착자이기 때문이라고처음엔 여겼다. 그러나 그 깊이가 심각해질수록, 나는 어쩌면 과거집착자가 아니라, 철저한 미래지향자이기도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간이 .. 2015. 3. 23.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인공위성과 우주고아 힘들고 외로울 땐 하늘을 봐. 매연 때문에 별도 안 보일 거야. 그럼 정말 느끼게 되겠지. 세상엔 너 혼자라는 걸. 친구를 찾아도 소용없어. 그는 지금 잠들어 있어. 공연한 전화로 깨우지는 마. 피곤한 친구는 자고 싶어 해. 너까지 괜히 괴롭힐 필요없다구. 그럼 어떡해야 할까. 뭘 어떡해, 어떡하긴. 그냥 너도 잠이나 자. 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물론 아니야. 하지만 자고 나면 지금 당장 느끼는 감정보단 조금은 덜 속상할 거야. 양을 세 봐.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이러다 전 세계 모든 양을 셀 거 같다고? 네가 왜 이렇게 거대한 양 목장을 짓고 있는 줄 아니. 네가 누군가를 외롭게 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너도 외로운 거야. 별도 찾다 말았겠지. 잘 보면 이 넓은 하늘에 무언가 하나쯤은 빛난.. 2015. 3. 12.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지옥철에서 그나마 살아가는 방법 나는 사람들을 싫어하더라. 이것을 인정하면 나란 인간이 비인간적으로 보일까 봐 애써 외면해왔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내가 회사 생활을 하던 시절이었다. 아침마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낯선 이들과 몸을 부위 별로 부대끼며 회사로 가는 길은 당시 내 생활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나는 지옥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그 역시도 지옥의 일부분이었다. 게다가 그날은 비오는 여름이었다. 비와 땀이 자아낸 각자의 끈적거림과 하반신 부위에 있는 제 3의 ‘젖은 다리’- 우산들은 나를 비이성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참을 수 있었다. 참아야지, 별 수가 없었다. 참는 수밖엔. 내 앞에 선 어느 뚱보 학생이 자신의 묵직한 둔부를 무기삼아 나를 뒤로 밀어.. 2015. 2. 23.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반성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반성 1. 반성에 반성을 거듭함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될 때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너무 그럴 필요 없다. 사람은 원래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반성은 그 잘못을 발본색원 못 하더라도최소한, 극악으로 치달도록 번지는 것은 막아준다. 2. 사람은 원래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대개 변하지 않고선 생존에 큰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거나삶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질 때, 간신히 변하더라. 3. 생존에 큰 위해가 생길 우려는반복되는 자괴감에 자존감이 뚝 떨어질 때 발생하기도 한다. 4. 자괴감은, 반성만 뒤따를 뿐, 같은 잘못을 빈번히 저지를 때 빠지게 된다고. 5. 그러니 최종 정리는 다음과 같다. "반성하는 습관은 최소한, 극악의 인간이 안 되게는 해.. 2015. 2. 6.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착한 힘 마음이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무식, 무지, 무상에서 비롯된 백치 상태의 착한 사람이 아니라, 세계의 엄연한 한 부분(혹은 그 이상)인 나쁜 것들의 힘도 명확히 인지하고, 그때문에 억장이 억만 번 무너진다 하여도, 착한 힘의 강력함을 굳건하게 믿고 싶다. 나와 세상과 사람들의 착한 힘에 의지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고, 의젓하게 죽을 수 있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15. 1. 28.
#4. 언론고시 KBS, SBS, MBC, CJ pd 작문 합격 노하우 - 나만의 제시어(또는 제시문장) 만들기! ; KBS, SBS, JTBC, CJ E&M, tvN, EBS, MBN, TV조선, 채널A, MBC (PD 공채 정보) ​작가 김봉민 경력사항 살펴보기 (클릭) 일단, 이 포스트를 보시기 전에 제가 전에 작성했던포스트를 읽는다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언론고시 공채 작문 합격 노하우 링크 모음 #1. 언론고시 작문의 기초와 이해쌓기 바로가기(클릭) #2. 마인드맵을 통하여 작문 아이디어를 발굴하라! 바로가기(클릭) #3. 마인드맵 활용 제안 바로가기 (클릭) #4. 언론고시 작문 나만의 제시어(또는 제시문장)을 만들어라! (클릭) #5. KBS 현직PD가 전하는 언론고시 합격 노하우 (클릭) #6. 내 글에 개성을 장착하라! 구체적으로 쓰기! (클릭) #7. PD 언론고시 - 언론고시 우수 작문 분석 1편 (클릭) #8. PD 언론고시 - 우수 작문 분석 2편 (클릭) 오늘도 언론고시 작문 논술을 위한 노하우를.. 2015. 1. 26.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16. 결정적 장면 제아무리 뒷간 같은 인생이어도, 인생 통틀어 인상적이며 감동적인 '결정적 장면' 하나만 있다면, 사람은 그 장면을 되새김질 해내는 힘으로 똥숫간에 쳐박혀 절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래, 나도 있다. 그 장면의 여주인공은 우리 외할머니이시다. 중1때, 나를 목욕시켜주셨다. 외할머니가 목욕시켜 주시기 전의 나는 혼자 집에 있었는데, 혼자 목욕 같은 걸 해서 깨끗해질 수는 없는 상태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말이다. 나는 이 여주인공을 몹시 사랑하고, 돌아가신 지 6년째가 되었어도 여전히 나는 그녀의 열렬한 팬이다. 향기로우니까. 그러나 반성도 해본다. 내가 그 누군가의 인상적이며 감동적인 '결정적 장면' 하나에 감히 주인공은 언감생심이고, 엑스트라로서라도 등장했었나. 고약한 냄새가 난다.. 2015. 1. 23.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15. 지각에 대한 자각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15. 지각에 대한 자각 오늘도 지각이다. 이제 지각은 내게서 찾을 수 있는, 나의 특별한 현상이라거나 고질병, 또는 악습관의 범주에서 벗어난 듯 싶다. 지각은 그 자체로 이미 나를 규정하는 나의 정체성의 일부이다. 창피하다. 그토록 괴로운 일이 많았는데, 어쩜 이토록 개선이 되지를 않는 것일까. 화려한 말발과 달변을 총동원 해 합리화 혹은 변명을 하려 해도이젠 통하질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나 스스로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1.기상 시간과 약속 시간 사이를 너무 타이트하게 떨어뜨려 놓는다2. 씻고 나가기 전, 집안 잡일을 몇 개라도 처리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3.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지 못 할 거 같으면, 아싸리 그냥 늦어버리자고 .. 2015. 1. 21.
김봉민의 시 같은 글 <외로움> 구수하게 유령이 밀려온다. 지하철에서였다. 작년 오뉴월 냄새를 잡아다가 주머니에 넣으니, 목이 말랐다. 나는 우물을 파고, 냉수 한 사발 들이켰다. 지하철 안 사람들은 황망히 내리거나 타거나 하면서 무심했다. 그때, 유령 하나가 내게 말을 건 것이다. 연락하라고. 그럼 다시 살아난다고. 나는 목이 마를 유령에게 냉수 한 사발을 권하고, 우물 안을 보았다. 무덤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지하철은 달리고, 유령은 몰려오고, 연락은 해야겠다. -외로움, 김봉민 2015. 1. 16.
김봉민의 시 같은 글 <행복> 한 해에 한 6000만원 정도 슬펐고 50만원 정도로 웃었던 것 같다. 통장엔 다행히 애매하게 70만원 남짓이 있고, 한 해에 0만원 정도로만 웃어도 좋으니까, 한 3000만원 정도로만, 절반으로 슬퍼지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 -행복, 김봉민 2015. 1. 16.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14. 이강백 선생님과 초보 졸업 오, 마이 캡틴 이강백 마스터께선 졸업을 앞둔 수제자 김봉민을 앞에 두고 가라사대, 인생 누구나 초보다. 매해 매년 이 나이는 처음으로 사는 거라, 내 나이 환갑이 코앞인데 아직도 인생이 서투르다. 그러니까 곧, 인생에서 가끔 초짜짓을 저지르게 되더라도너무 스스로를 다그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셨던 것 같다. 그러니 너무 쫄지 말라는 말씀이셨던 것도 같다. 꿋꿋하게 살라는 말씀이셨던 것도 같고. 그리고 이 말씀이 두고 두고, 졸업 이후, 인생 생초짜에 멍텅구리빠삐용스러운 행각을 벌인 내겐 힘이 되었다. 내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적으며 징징거리기엔, 조금 민망한 것은, 나 만큼은 누구나 다 힘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 은 아니다. 그냥 적기 귀찮다, 라고 말하는 것도 반만 맞다. 아무튼 그.. 2015. 1. 15.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13. 나의 움직이는 예술 정의 존재의 본질을 바탕으로 한, 전형성을 탈피한, 원형을 새롭게 다루는 것들에 대한 기발한 생각, 표현 기법과 형식에 대한 파괴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선택, 21세기 세계를 감싸는 정신적 기류와그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일목요연한 기록. 이런 것들보다는, 이번 달 감당해야 할 카드값, 다양한 고지서와 그것에 적힌 숫자들, 빚지고 싶어도 더는 못 지는 나란 인간의 신용등급, 오르기만 하는 월세, 전세, 아부지 어무니가 시시때때로 바라시는 용돈, 하지만 대부분 회피해야 하는 얄팍한 심정, 이런 것들을 나는 예술이라 말하기로 했다. 당분간은 말이다. 201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