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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민의 시 같은 글 <외로움>

by 김봉민 2015. 1. 16.


그림 에드워드 호퍼그림 에드워드 호퍼



구수하게 유령이 밀려온다. 지하철에서였다. 

작년 오뉴월 냄새를 잡아다가 주머니에 넣으니, 목이 말랐다. 

나는 우물을 파고, 냉수 한 사발 들이켰다. 

지하철 안 사람들은 황망히 내리거나 타거나 하면서 무심했다. 

그때, 유령 하나가 내게 말을 건 것이다. 


연락하라고. 그럼 다시 살아난다고. 


나는 목이 마를 유령에게 냉수 한 사발을 권하고, 

우물 안을 보았다. 

무덤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지하철은 달리고, 유령은 몰려오고, 연락은 해야겠다. 


-외로움, 김봉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