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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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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부모가 누구인가에 달려있다. 나는 나의 부모를 원하지 않았지만, 나는 나의 부모의 자식이 되어 태어나버렸다. 내던져지듯이 세상에 던져졌고, 나는 잘난 건 없지만 못난 건 너무 많다는 내 부모의 편향적 가설에 따라 어려서부터 우울함을 달고 살았고, 애정결핍을 앓으며 지냈으며, 불안감이 부착된 채 성년에 해당하는 나이까지 먹어버렸다. 나는 내가 못 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글쓰기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나는 고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내 부모와 무관해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럴수록 나는 내 부모와 더욱 강력하게 연관된 사람이 되고 있었다. 이해해달라는 말을 하지 마라. 이해해달라는 말. 이해하기 어려워서 이해할 수가 없어서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것인데, 이해해.. 2022. 5. 12.
편한 일기 과거는 현재를 통해 미래로 침투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내가, 과거를 장악하면 미래의 나도 달라지려나. 당연히 달라지겠지. 선과 정의를 자신(들)만이 독점하고 있다고 믿는 자가 가장 극악한 폭력을 저지른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보다 더 큰 행운은 없다. 개병신 같은 부모를 만나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없다. 미스터리. 트래지코미디. 크리티컬. 크트미. 트크미. 미트크. 미크트. 크미트. 트미크. 크미트가 가장 어감이 좋은 거 같다. 노력과 재능을 별개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노력을 기울이는 성실함과 인내력도 재능의 일부인 거 같다. 돌연변이들. 그냥 상상해보라고 하면 나는 계속 만화 같은 걸 상상한다. 그래서 제작비가 상상초월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 구상을 하게 된다. 제작할 역량이 없으므로 채 다 쓰기도 .. 2022. 5. 4.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 과외 좀 그만하고 싶다. -그래도 되는 날이란 게 오긴 할까. -아무 보람도 없이 늙어가는 기분이 든단 말이다. -희망의 주소지는 절망이라는 랜드마크 뒷골목에 있다. -자신은 어떠한 목적으로 사는지에 대해 잘 구술하는 인간이 있거든, 그는 아마 너무도 무식해서 그런 작태를 감행할 수 있는 것이리라. -흘러가네. 버려지듯 -비틀즈. 쉬즈 리빙 홈. 난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다. -다시 머리에 아로새기자. -트래지코미디, 미스터리, 크리티컬. 버전2 vongmeanism. -유치하지만, 나에겐 이런 과정이 필요했어요 -이 도서관 안의 사람들은 100년 후에 이 도서관에 출입하지 않을 신세인데 무엇을 위해 저렇게 공부를 하는 시늉을 하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언제 나는 우울에 쳐두들겨 맞아.. 2022. 4. 29.
잡상 -미스터리와 희비와 크리티컬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해봤는데, 딱히 늘 하고 싶은 게 없는 걸 보면, 정말로 열망하고 있는 건 없더라 -시간 축내는 방법을 찾고자 게임을 해봤지만 한 이틀 하고 나면 그마저도 지겨워지고 -아주 먼 곳으로 여행을 가볼까 하는데 때마침 유순이가 자기도 의자 위에 앉고 싶다며 올려달라고 한다 -결국 오도 가도 못 하는 형국이 되었을 때에서만 비로소 글을 쓰게 되는 것마냥 이러고 있다 -자전거 타는 것에도 싫증이 나버렸어. 늘 같은 코스를 타서 그래 -미스터리, 희비극, 크리티컬. 이전엔 판타지, 코미디, 휴머니즘이었다. -바다를 가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건 유구한 나의 전통이다. 물을 싫어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 -누구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다가도 막상 누굴 만나든 .. 2022. 4. 27.
무제. 고되지 않은 새벽을 보내고도 퍽 힘들어 하는 나를 보면서 헛웃음도 나온다. 무엇이 되고 싶으냐 물어도 대답은 하지 않고, 그냥 일자로 누워, 혹은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세상을 세로로 보는 시늉을 하며 딴청을 부려본다. 그래. 그런 것들이 모두 지겨워져서 차라리 그 모든 이유를 나의 탄생에서 찾기도 했었다. 계속 뭔가를 시도하면서 이게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구, 희망전도사의 표정을 카피하며 똥폼을 잡기도 했었다. 하지만 눈은 세로로 달렸으나 세상은 가로로 펼쳐져서 그 위에 꼿꼿이 일자로 서야 정상적인 싸이트를 유지할 수 있고, 새우라고 하기엔 너무 큰 나는 야행성 생명체란 걸 부정하기 어렵다. 다시 묻는다. 무엇이 되고 싶으냐. 정말 진솔하게 대답한다면, 그래도 계속 무엇이 되고 싶으냐, 라고 물어.. 2022. 4. 23.
새로운 방법 다빈치의 기술과 방법으로 앤디 워홀의 그것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새로운 것은 그것을 만드는 남다른 기술과 방법에 의해 탄생된다. 따라서 다빈치를 죽이는 것이 진정 새로운 이 시대의 다빈치가 되는 것이며, 다빈치 어프로치를 추종하여 그 디테일까지 암기하고 내면화함과 동시에 흉내를 내려 하는 것은 적당한 모사품을 만들어 타인에게 사기치고, 자기 자신마저 속이려는 작태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다빈치를 죽일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고흐? 피카소? 앤디 워홀? 잭슨 폴록? 바스키아? 아니다. 아니란 말이다. 다빈치를 죽이는 방법은 다빈치 어프로치를 정복한 후 모색할 수 있다. 그의 기술과 방법을 빼곡히 이해하게 되었을 때, 다빈치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무엇을 .. 2022. 4. 22.
필립 글래스의 음악을 들으며 -다시 태어나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앓고 있는 건 지독하도록 괴로운 것이다 -다시 태어날 수도 없으니, 그냥 그 문제를 겪으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용기를 줄 입장도 아닌데, 마치 나의 문제처럼 아려온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가 나를 최악으로 치달게 하는 걸 방지해준다는 걸 안다 -나는 남의 문제에, 씨발, 젠장, 관심이 많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고, 일테면, 오지랖 같은 거다 -반면 다시 태어나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앓는 그 녀석들은, 남의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 뭐 대단치도 않는 자기 자아라는 감옥에 갇혀, 그것이 감옥인지도 모르고 스스로에게 줄창 빅엿을 먹이면서 때만 되면 뭔가 깨달은 것처럼 굴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단지 의도적으로, 그 녀석들에게 무기력하게 굴어보며 .. 2022. 4. 21.
장들레의 우리들의 가능성을 들으며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노래 -며칠 전 한솔이랑 자전거 타고 옥상달빛 라디오 들으며 광교 호수공원 가다가 라디오에서 틀어준 노래 -인터넷으로 듣는 라디오는 사실 라디오가 아니라 스트리밍 -라디오는 전파수신방송이다 -라디오의 범위가 넓어진 것인가 인터넷의 영역이 라디오를 침범한 것인가 -좀 더 앙상해지더라도 라디오는 결단코 사라지지 않을 거야 -라디오들의 가능성 -장들레라는 사람은 이름이 퍽 입에 잘 달라붙는 거 같다 -그러나 엄청 예민하고 섬세한 면도 있겠지 -라디오를 들으면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내가 원래 안 듣던 노래를 반강제적으로 듣게 된다는 것 -꼭 다짐해. 나 노래할 거야. -매일매일 새로운 것과 만나는 기회에 노출되어 있어야 해 -어제 했던 걸 오늘도 하고 싶진 않아, 따분해 -함.. 2022. 4. 18.
친구 같은 소리 친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36.5도 정도의 온도가 느껴졌으면 하는데 나는 어쩐지 점점 감기에 걸릴 것 같다. 내 인생의 베스트 기쁨 리스트에 친구들의 이름이 몇 있긴 하지만, 가족들 다음으로 나를 내내 우중충하게, 우회적으로 우울하게 만든 사람들은 장제원이나 이준석이나 전원책 같은 자들이 아니라, 대개 내가 친구라고 불렀던 자들이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난 사실 너희가 재수 없다, 라고 쫑알거리기엔 나 역시 딱히 해준 게 없으니 양심상 입 다물고 있는 게 상책이겠지만, 기침이 연거푸 세어나온다. 나도 피곤해지는 상황을 굳이 자처하고 싶지 않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우리가 뭐라고, 그렇게 많은 걸 바랄 것도, 그렇게 많이 섭섭해 할 이유는 없단 걸 안다. 그저 그때그때의 관심사와 시간적 여유가 고충 사항이.. 2022. 3. 12.
웅크리기 글을 너무 안 쓰는 것 같아서 늘상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나는 내가 죽도록 글쓰는 것에만 매진해야 한다고 상정하는 인간이다. 고질병이라 고쳐지지 않는다. 다른 걸 할 때마다 내가 지금 허송세월 하는 것 같다며 자책과 자학을 일삼는다. 그래서 늘 피곤하다. 좀 다른 말로는, 아프다. 아프다. 울고 싶을 때도 많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바라보니, 그렇게 안 쓴다고 투덜거렸음에도 써놓은 흔적들은 산재하다. 내가 언제 이런 걸 써놨나 싶은 것들이 득실거린다. 요점은 이거다. 그 지랄발광 속에 있으니 제대로 보지 못 했을 뿐, 사실 나는 상당히 많이 쓰고 있다. 그 글이 내 맘에 퍽 안 들고, 그 글의 제작이 지지부진한 것이지, 쓰긴 써왔다. 웅크려왔다. 매질 당하는 형국으로 웅크려왔다. 그래서 아프지만, 땅바닥.. 2022. 2. 9.
일기를 쓴다. 적막을 무서워하는 건 아닌데 극도로 꺼린다. 사방이 조용해지면 생각이 솟아나고 그렇게 유익하지도 않은 것들이 점점 더 키가 커지면서 어쩔 땐 글쓰기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 그다음엔 가족의 얼굴을 하다가 또 그다음엔 잔고 없음의 면상을 하며 아득한, 지독히도 아득한 어지러움을 야기하기 때문이야. 싸우려고 해봐도 주먹질 한 번 뻗을 수도 없고 내내 나만 쥐어터지는 꼴이 돼. 그나마 할 수 있는 처방은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라는 식의 확률형 아이템 습득 작전과 같은 거야. 아니면 미신이거나. 여하간 과학적인 것과는 거의 무관한 거라서 아예 적막이 생성되거든 그걸 부욱 찢어보자는 차원에서 별 관심도 없는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틀어놓곤 거기에 신경을 집중시켜보려 하면서 혼탁해진 뇌를 세탁해보려 한다. 뭔가가.. 2022. 2. 5.
나의 4계명 나는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걸 쓰려는 노력은 하지 않겠다. 내가 너무 보고 싶은데 세상에 아직 안 나온 걸 만드는 것에 사활을 건다. 나는 하청이 아니다. 나는 늘 본청이다. 나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망하거나 은퇴하는 얼어죽을 놈이 최소 30명이 되는 걸 목표로 삼는다. 2022. 1. 21.
부비트랩 아프가니스탄 모처에 자리한 IS 수반 때문에 내 일상이 붕괴된 적이 있던가.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가 나를 슬프게 할 수 있는가. 유럽의 마약왕인 벨기에의 반 부이부텐넨으로 인해 내가 고통 받을 수 있는가. 없다. 나의 근간을 뒤엎었던 고통들은 모조리 내 인근에 위치했던,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서 연유했다. 나의 부비트랩은 내가 열렬히 사랑했던 것들이었다. 발모가지 날아간 것처럼 끙끙거렸음에도, 목발질 하는 형국으로라도 여기까지 온 것도, 그 부비트랩들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심어놓은 것들이라 어디에 호소할 방법도 근거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이 생기는 건 두려운 일이다. 이게 또 나의 부비트랩이 될 걸 안단 말이다. 언젠가 나는 또 크게 한 방 당할 것이다. 그러나 자처한 고통은 고통이 아.. 2022. 1. 21.
환상 어제는 이마트트레이더스에 가서 유순이 간식과 우리가 먹을 미트볼스파게티, 핫도그와 콜라 2세트씩을 포장해서 샀다. 근데 콜라믹스머신에서 콜라를 받으려다가 상당히 불쾌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나 역시 정당하게 화낼 건덕지만 생기면 언제든 폭발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하마터면, 후아. 그러나 그냥 그런 대로 넘어갔다. 내 안엔 화가 잔뜩 심어져 있다. 그 유래를 찾아 보니, 26년 전쯤으로 가야 한다. 그땐 삐삐라는 강아지를 키웠었다. 형과 가족은 병원에 있었고. 외로운 시절이었다. 그때 더 많이 울었어도 괜찮은 거였는데, 중1병은 남자다움에 대한 집착이라는 증세로 나타났는가. 세상에 날 위해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언제든 미쳐서 베란다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형과 결벽증에 언어폭력을 일삼던 아빠. 자식들에게.. 2022. 1. 9.
내 감정은. 감정이란 게 일종의 사고 알고리즘에 따르는 부산물이라 치자. 연료가 주인된 자동차 엔진이 부왕부왕 거릴 때 나오는 매연 같은 거라 쳐보자는 거다. 그럼 이 매연은 박멸되어야 마땅한 것인가. 때문에 감정에 따라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가. 감정보단 이성에 의존해 살아야 좋은 건가. 그래서 배기관을 아예 틀어 막으면 이 자동차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인가. 남들보다 좀 더 감정이 풍부한 건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인 건가. 어른다운 것이 그저 한낱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수한 모순을 그러려니 하는 것인가. 배기관에서 분노의 매연을 내뿜지 않고자 엔진 가동을 최소화 해야 하는 것인가. 내 마음은 그래서 이토록 거추장스럽게 여겨지는 것인가. 이것조차 내 것이 아니라 남의 말에 글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면 도대.. 2022. 1. 7.
밴댕이의 일기 희망을 적는 방법은 희망에 대해선 한 줄도 적지 않고, 절망을 내내 보여주는데도 주인공이 결단코 절망에 매몰되지 아니 하고, 엔딩에 이르러선 버젓이 절망의 그늘에서 스스로 한 발자국 나오게 하면 된다. 세상이 취했는데 혼자만 깨어 있을 순 없고 같잖은 희망 운운하는 게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 감안해야 한다. 바퀴는 진창에 빠졌어도 구르고,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느 기사를 봤다. 그만 봐야지 하는데도 계속 나는 기사를 본다. 그 기사 속 젊은이는 18억을 모았다고 해서 나는 배가 아팠다. 이런 속 좁은 인간이 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 젊은이에게 내가 무슨 악담을 할 수 있을까. 그와 나의 희망의 내용이 다르고, 그와 나의 절망의 기준이 다르고, 나는 한낱 밴댕이지만 배터리는 닳기 마련이고 .. 2022. 1. 4.
딴생각 몸똥아리는 지금의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과거나 미래 어딘가에 있어요. 그러면서 기대를 하거나 후회를 하고, 실망을 하다가 슬퍼를 해요. 이 현상의 이유를 나는 이제 좀 알겠어요. '지금'이 나는 늘 괴로웠어요. '여기'엔 내가 원하는 게 항상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여기에 안착해 있을 수가 없었고 멀뚱히 저 높이 흘러가는 구름을 보거나 아예 눈을 질끗 왕창 감아버리고는 지금의 여기가 아닌 곳을 상상하거나 곱씹은 거랍니다. 미래에 다가올,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순간, 과거에 내가 놓쳤던. 내가 행복했던 순간 같은 것들. 혹은 지금의 여기와 반대되는 그 무수한 망상과 공상들. 그 딴생각들을 받아적은 결과물들이 바로 이 처량한 글뭉치들 뿐이고요. 이 글 속엔 나의 기쁨과 행복과 슬픔과 고난이 다 .. 2022. 1. 2.
약속하지 않겠다. 나는 약속하기 싫다. 약속이란 게 잡히면 그걸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날 짓이겨 눌러버리며 나의 무좀 같은 우울증 확장이 가속화 된다, 라고 하면 솔직히 오바다. 약속 잡은 그 시간에 내가 뭘 원하고 뭘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그 약속의 시간이 확정적인 미래가 되는 게 싫다. 그래. 그냥 싫은 거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하기 싫은 거다, 라고 하면 절반 이하의 부정확한 서술이다. 난 약속을 잘 못 지키는 사람이다. 지각을 살면서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넌 새꺄, 사회성이 떨어져서 그래, 라는 힐난은 힐난이 아니라 적확한 지적이다. 난 사회성이 떨어진다. 약속을 정말 잘 못 지킨다.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채 이 나이까지 먹었으니 인정하기로 했다. 난 그런 인간이다. 그런 인간이 .. 2022. 1. 1.
눈을 떴을 때 잠에서 깨어나 핸드폰도 켰을 때, 나는 아무 카톡도, 아무 전화도 오지 않아야 마음이 편하다. 사람들과의 연락이 싫은 건 아닐 거다. 나는 인류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지진 않았다. 다만, 어떤 연락은 우울함을 야기하므로 아예 확률이 제로가 되는 게 좋은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한때 나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어떤 연락이 제일 나를 괴롭게 했다. 서로 간의 연락이 박멸되면서 차차 나의 번뇌도 경감 되었다. 부디 내가 그들의 사람짐에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나의 사라짐이 그들의 행복에 기여가 되었기를 짤막하게 바라본다. 사실 발음상으론 바래본다, 가 맞는데 이 얼어죽을 맞춤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를 않는다. 그리고 현실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나의 꿈은 언제든 .. 2021. 11. 25.
자기 전에 육개장을 먹었다 엊그제부터인가. 나는 일일의 개념이 흐릿해져서 아침에 되어서야 잠 들고 있다. 그리고 자기 전 꼭 허기를 느껴서 라면 같은 걸 먹어야 하는 처지다. 어제는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만, 오늘은 뭘 먹었는지 모를 수가 없다. 이미 제목에도 써놨단 말이다. 육개장을 먹었다. 맛있는 육개장이었다. 아주 배부르게 먹은 게 좀 걸리긴 한다. 살이 뒤룩뒤룩 찌는 데 상당히 일조할 끼니가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 당장 잠을 잘 자는 게 내겐 더 중요하다. 비만은 느릿하게 진행되므로 이 연속되는 야식의 사슬은 내일의 내가 끊어주길 바란다. 2021.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