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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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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을 때

by 김봉민 2021. 11. 25.

잠에서 깨어나 핸드폰도 켰을 때, 

나는 아무 카톡도, 아무 전화도 오지 않아야 마음이 편하다. 

사람들과의 연락이 싫은 건 아닐 거다. 

나는 인류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지진 않았다. 

다만, 어떤 연락은 우울함을 야기하므로 

아예 확률이 제로가 되는 게 좋은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한때 나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어떤 연락이 제일 나를 괴롭게 했다. 

서로 간의 연락이 박멸되면서 차차 나의 번뇌도 경감 되었다. 

부디 내가 그들의 사람짐에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나의 사라짐이 그들의 행복에 기여가 되었기를

짤막하게 바라본다.

사실 발음상으론 바래본다, 가 맞는데 

이 얼어죽을 맞춤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를 않는다. 

 

그리고 현실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나의 꿈은 

언제든 울릴 수 있는 나의 핸드폰처럼 항시 대기 중에 있다. 

눈 뜬 채 늘 나를 노려본다. 그들에게 그래서 이런 말도 하고 싶다. 

부디 내가 그들의 사라짐에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나의 사라짐이 그들의 행복에 기여가 되었기를

짤막하게 바라본다 라고 썼던 말은 사실 뻥이다. 

바라지 않는다. 묵음으로 있기를. 

 

 

당분간 블로그에 뭔가를 남기는 건 안 하게 될 거다. 

이 블로그는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