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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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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은.

by 김봉민 2022. 1. 7.

감정이란 게 일종의 사고 알고리즘에 따르는 부산물이라 치자. 

연료가 주인된 자동차 엔진이 부왕부왕 거릴 때 나오는 매연 같은 거라 쳐보자는 거다. 

그럼 이 매연은 박멸되어야 마땅한 것인가. 

때문에 감정에 따라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가. 

감정보단 이성에 의존해 살아야 좋은 건가. 

그래서 배기관을 아예 틀어 막으면 이 자동차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인가. 

남들보다 좀 더 감정이 풍부한 건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인 건가. 

어른다운 것이 그저 한낱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수한 모순을 

그러려니 하는 것인가. 배기관에서 분노의 매연을 내뿜지 않고자 

엔진 가동을 최소화 해야 하는 것인가. 

내 마음은 그래서 이토록 거추장스럽게 여겨지는 것인가. 

이것조차 내 것이 아니라 남의 말에 글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면 

도대체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 것일까. 

당연히 감정이란 건 일종의 사고 알고리즘에 따르는 부산물이 아니다. 

매연도 아닐 것이다. 감정 없이 이성적 사고만 존재하는 것을 로봇이라 부른다. 

지극히 인간답게 하루하루 사는 것이다. 감정에만 의존하는 삶을 살고자 한 적은 없다. 

나름의 그럴듯한 계획을 세워보고 그걸 실현해보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럴 때 그 모든 걸 괜찮다고 자위하지 아니 하고 

성실히 아파야 할 만큼 아픔을 느끼며 있었다. 거의 모든 계획이 현실화 되어, 

그 결과물이 만족스러울 때 행복과 기쁨을 느껴도 되는 것처럼, 반대의 경우엔 

마땅히 반대의 감정도 느꼈던 것이다.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항상 엔진을 켜두었고, 

매연이라고는 하지만 맹독성은 아닌, 참을 만큼의 연기를 내뿜으며 여기까지 왔다. 

내 감정은 나의 것이다. 어찌 보면 내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이성이 작동하는 것 아닐까. 

무엇이 닭이고 달걀인지 헷갈린다만, 최소한 나는 내 감정을 을로 취급하지는 않아야겠다. 

이성의 갑질에 침묵하지 않고, 그렇다고 감정을 갑으로 두지도 않고, 

두루두루 존중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