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의 행로-정의신, 찰리 카우프만, 아론 소킨, 마틴 맥도나
정의신, 찰리 카우프만, 아론 소킨, 마틴 맥도나. 내가 상당히 좋아하고 지지하는 극작가들이다. 시나리오 작가라고 해도 되겠지만, 이건 내가 사람들 봤을 때 유별나서 그런 것일 텐데, 나는 시나리오와 희곡을 구분해서 부른다. 학교 영향이겠지. 학교에서 그렇게 불렀다. 영화 대본은 시나리오. 공연 대본은 희곡. 그래서 시나리오 작가와 극(또는 희곡)작가라고 나눠서 부르는 편이다. 그리고 이들은 공연 대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들은 극작가 출신이거나, 연극쟁이 출신이거나,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써온 사람들이다. 통칭, '극작가'가 이들 커리어의 핵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작품 세계도 물론 훌륭하다. 하나씩만 뽑아도 이러한 빵빵한 스쿼드가 마련된다. 정의신의 '소년소녀창가집'. 찰..
2018. 7. 22.
정확을 위하여
신속과 정확. 배달이든 언론이든 사회와 개인의 변화든, 그래야 좋다. 신속하지 않으면 흥이 안 나고, 정확하지 않으면 폐를 끼치게 된다. 신속은 했다. 대신 부정확 했고. 정확을 포기하고 신속한 걸, 또 신속하게 흥에 겨워 자랑으로 여겼으니, 이 또한 정확하지 못한 판단이었다. 계속 그렇게 스스로에게 폐를 끼쳤다. 시작할 때부터 정확을 챙겨야 한다. 번지수를 제대로 파악하고, 팩트를 이중으로 체크하고, 변화 양상의 얼개를 개요로 적어봐야 한다. 시작할 때 정확을 포기하면, 그다음부터 부정확하게 계속 가는 거고, 어쨌든 뭔가가 달라지긴 하나, 원했던 변화는 그게 아니었으며, 마지막엔 엉뚱한 영토에 자신의 시신을 오배송하게 되고, 그래도 참 보람된 일련의 과정이었단 거짓을 묘비에 적겠지. 이런 어조는 지겹다..
2018.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