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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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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어제 4월 4일. 유순이가 슬개골 탈구 수술을 받았다. 전화로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수술은 잘 마쳤다고 한다. 아, 다행이다.수술비는 111만원이다. 아, 아, 아...그러나 생각해보니 돈을 왜 버는지 알겠다. 이럴 때 쓰라고 버는 거로구나.뒷다리 탈구가 되면 깽깽이로 걷던 유순이가 앞으로 평생 네 발로 깡총깡총 잘 걷고 뛰면 좋겠다. 나한테 돈이 있어서 참으로, 진심으로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2018. 4. 5.
김봉민의 안 변하는 이유 김봉민의 '안 변하는 이유' 1.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성공의 경험이 없다 2.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강구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그 기분에 만족해 버린다 3. 실패의 이유를 밖에서만 찾을 뿐,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다 4.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잘하기 위함이고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함인데, 그냥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버린다. 5. 안 되는 방법으로 열심히 한다 6. 새로운 결심은 새로운 행동을 하기 위한 기초 단계에 불과한데, 새로운 결심을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한다 6. 성공의 경험이 없어 자존감이 낮기에 다른 이의 충고를 충고가 아니라, 선생질이라 치부하며 듣기를 거부하고 기분 나빠하며 그 상대.. 2018. 4. 4.
자초 나는 누구인가? 나는 극작가이다. 중랑천이야기(원제: 기브 앤 테이크)와 형제의밤과 흑흑흑희희희라는 대본을 써서공연했다. 각색도 하긴 했는데 하청 받아 한 것은 내가 한 것으로 치지 않는다. 나는 원청 정신에 입각해 대본을 써온, 그런 극작가이다. 아직 공연하지 못한 대본 하나가 있다. 그것까지는 반드시 무대에 올리고 싶다. 그것의 제목은 병신묵시록이다. 이걸 쓴 지 어느덧 2년이 넘었다.언젠가는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리라. 그리고 나는 글쓰기강사다. 과외선생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PD언론고시 작문과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를 가르친다. PD언론고시 작문은 지인환의 입질로 인해 하게 되었다. 2013년 1월부터 해왔으니, 이제 5년이 넘었다.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 몰랐고, 그렇게 내 생활.. 2018. 4. 2.
오늘의 뇌스트레칭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저 산의 이름을 나는 모른다. 그래도 저 산을 볼 수는 있다 -종잡을 수 없는 내 감정들에 나는 무어라 딱히 이름표를 붙일 순 없지만, 이 감정들을 느끼는 덴 지장이 없다 -이름을 잘 붙이는 건 엄청난 능력이다 -잠들기 전에 뭔가를 먹으면, 잠이 더 잘 오는 것 같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살찌는 것도 나의 몫이다 -유순이가 아무래도 슬개골 탈구를 앓는 것 같다. 가끔 다리를 저는데 그걸 보면 이 강아지한테 잘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겐 그저 개 한 마리일 뿐. 그러나 내겐 '나의 유순이' -나 이 미친 세상 속을 겁도 없이 혼자 걸었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앞으로, 앞으로 -월급으로 생활, 부수입은 모두 저축. 이런 기조를 세우는 나 -나에게 저축은 라이베리.. 2018. 3. 28.
미래의 미래의 미래 인생은 사십부터라고 나는 요즘 부쩍 자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속으론 이미 알고 있다. 인생은 내가 태어난 날부터 시작된 것인데, 이 무슨 언어농간이란 말인가. 게다가 나는 아직 마흔이 아닌데, 그렇다면 근래의 내 인생은 인생이 아니란 말인가. 그런데 왜 대책 없는 희망적 메시지 발설에 힘쓰고 있는 것인가. 왜긴 왜야.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없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현재를 제대로 버틸 수 없으니까. 지구 멸망이 곧 도래한다고 하면, 작금의 사회 시스템은 그대로 붕괴되는 것처럼 말이지. 그러나 또 웃긴 것이 미래의 미래의 미래에 이 태양계는 태양의 소멸로 인해 끝날 것이고 지구도 마찬가지 운명에 처하게 될 텐데, 미래의 미래의 미래까지는 구태여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도 미래의 미래의 미래.. 2018. 3. 28.
변두리의 중심에서 아무래도 속상한 것 같아 검은 하늘의 정중앙을 노려보면, 역시나 지금 속상한 것은 내일이면 우스운 일이 된다고 찬란한 변두리에서 일기예보를 해온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지 못 한다. 내가 알고 있던 것으로부터 내가 알지 못 하는 것까지의 거리는 채 한 뼘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또 안다. 인도 다람살라. 달라이 라마를 보러 간 그곳에는 나이트클럽도 있었다. 그리고 인도에선 드물게 주류판매점도 버젓이 있었다. 나는 올드몽크라는 독한 럼주 한 병을방에서 깠다. 취할 대로 취했던 이유는 그저 취하고 싶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는 이십대의 블랙홀에 빠진 기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와 내가 어디에 묶여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알기만 할 뿐, 나에겐 헤어나올 근력 .. 2018. 3. 26.
2016 01 28 2016년 1월 28일그간 나는 숱한 방황과 주접과 뻘짓을 하며 살았다. 그러니 앞으론 그 모든 걸 반면교사 삼아,제대로 살겠다, 같은 말은 다 헛소리다. 과거는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내 관성 그대로, 숱한 방황과 주접과 뻘짓을 행하며 살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기대해본다. 그 방황과 주접과 뻘짓을, 좀 더 쓸모있게 승화시킬 능력이 내게 부디 있기를. 방황하면서는 머뭄의 고마움을, 주접을 떨 때면 침묵의 힘을, 뻘짓을 할 때는 선행의 미덕을, 반드시 연상시키자. 그러면 완연히 고꾸라진 형태의 인생은 면할 수 있겠다. 나는 노인이 될 수 있겠다. 2018. 3. 20.
변함 없는 것 2016년 10월 15일 인도에 다녀온 지 얼마나 되었더라. 굳이 되짚어봐야 이젠 그걸 알게 된다. 4년 6개월쯤 되었다. 근데 그게 14년 전의 일 같기도, 4개월 6일 전의 일 같기도 하다. 허나, 희미해지더라도 내가 거기 있었다는 사실을 잊진 않는다. 내 방들이 생긴 지 곧 1년이 된다. 내 큰 나무 책상은 이케아에서 40만원인가 주고 산 거다. 아주 크다. 이보다 큰 개인용 책상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기나긴 시간 이 책상은 내 인근에 있을 것이다. 내 머리 위의 조명도 이케아에서 사온 거다. 아주 큰 등이랄까. 본 사람은 제법 놀랄 만큼 크고, 멋있다. 8만원인가 주고 샀다. 내 좌측 옆의 소파는 재영이가 준 거다. 재영이가 아무리 얄밉게 굴어도 나는 녀석에게 늘 미안할 수밖에 없겠다. 벽.. 2018. 3. 19.
저장용 포스팅 -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 세계적인 컨설턴트 중 한명으로 꼽히는 오마에 겐이치가 난문쾌답에서 인간을 바꾸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거,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2018. 3. 15.
자전거 탈 수 있는 계절 세상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계절과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계절로 나뉜다고 하면 너무 심한 이분법이겠지, 그렇다면 나는 너무 심한 이분법자가 되기로 하고, 모쪼록 나는 날씨에 따라 변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기다린 이 계절에 나의 자전거를 열심히 타자비록 지금 나의 자전거가 따릉이여도 좋다 나는 좀 활동적인 이분법자가 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지, 그걸 알려면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 것 같다나는 사실 내가 무엇으로 사는지도 잘 모른다, 그게 가장 절망적이기도, 희망적이기도 하다나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다 행복이 무엇인지 책에서 읽었는데, 그에 대해 내가 한 마디도 아직은 잘 못하는 이유는 나의 양심이 두껍기 때문이다 나의 강아지- 유순이도 자전거를 좋아하는 것 같다그래도 천천히 달려야지 그.. 2018. 3. 14.
너에게 선천적으로 우울한 나는, 후천적으로 우울 타파를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나는 전력을 기울인다. 가끔은 잘 안 된다. 불리한 조건이다. 맨발로 너무 오래 뛴 것 같기도 하다. 쉬고 싶을 땐 너의 손 잡고 쉬고 싶다.나도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어떻게든 웃긴 걸 쓰고 싶었던 것은 그게 나의 믿음이었기 때문이다. 괴로운 세상, 죽을 힘을 다해 재밌게 살려는 사람들을그려내고 싶었다. 그러한 톤과 매너의 이야기가 통한다면, 나란 사람도 정식으로 사람이 되고, 내 지난 삶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증을 받은 것이리라, 기대했다. 굴절된 렌즈를 통해 세상을 봐온 시기였던 것이다. 이제 그러한 시기는 끝이 났다.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적고 싶다. 억지로 쥐어짜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 2018. 3. 7.
간만에 뇌스트레칭 - Drake <God's plan> -하나에 몰두하기 위해선 몰두의 대상이 아닌 것들은 배제해야 한다 -내 책상 위엔 '미치오 카쿠'라는 사람이 쓴 평행우주라는 책이 있다 -꽃다발도 꽃병에 꽂힌 채 책상에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회계경영'이라는 책도 보인다 -양키캔들도 있다 -위키리크스 관련 서적도 있다 -계산기도 있고, 몰스킨 노트도 있다 -가습기도 있다 -책상 아래엔 유순이가 있고, 이 이케아 책상을 물어 뜯으며 간질간질한 이빨을 갈고 있다 -날씨는 흐려, 근데 추워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곧 있으면 한솔이랑도 만난다 -내일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본질은 언젠가 드러난다 -아까 씻을 때 면도한다는 걸 깜빡했다 -내 몸 안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털의 잠재적 길이가, 얼마나 될까 -여행을 가지 전에는 해당 여행지에 대해 제대로.. 2018. 3. 4.
가난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적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 소설 난쏘공 2013년. 나한테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00만원만 있었더라도, 내가 '형제의 밤'을 하느라 치러야 했던 그 모든 고통은 치르지 않았을 것이다. 왜 나한텐 500만원이 없었던 것인가. 집이 가난하니까. 국민학교 때 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을 주었고, 거기엔 우리집의 재정 수준을 부모님한테 물어보고 적어오라는 얘기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집은 찢어지게 가난했는데, 엄마는 우리가 중산층이라고 했다. 나는 32살이 되어, 부.. 2018. 3. 1.
흰머리 흰머리가 늘었다. 언제 이렇게 늘었나. 그 정확한 시점을 알 수는 없다.허나 20세기에는 흰머리가 없었고, 그러니 21세기에 흰머리 발모가 시작된 것만은 분명하다. 10년 후에 나는 뭘 하고 있을까. 행복하면 좋겠다. 20년 후엔. 행복하면 좋겠다. 30년 후엔. 역시. 행복. 행복은 무엇인가. 흰머리가 성성해지는 게 마냥 괴로운 건 아닌, 그 무엇이겠지. 나는 요즘 흰머리가 느는 게 되게 싫지는 않다. 그냥 나고 있구나, 싶다. 삭발했다가 머리를 기르는 게 좀 번거로울 뿐이다. 나는 22세기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아마 나는 죽고 없을 것이다. 근데 뭐, 괜찮다. 나는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에 흰머리가 늘었으며 22세기는 없을 사람인데, 뭐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이다. 다들 잘 기르길 바란다. 그게 흰.. 2018. 2. 27.
왜 자살하지 않는가 왜 자살하지 않는가? 카뮈가 한 말로 기억하는데, 아닌 것 같아서 구글의 도움을 받아 확인해보니, 카뮈가 한 말이 맞네. 태어난 건 나의 의지가 아니라, 우리네 부모님의 선택이었다.그 선택이 즐거웠는지 안 즐거웠는지, 나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때 나는 너무 어렸거나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게다가 우리네 부모님은 나를 낳기로 즐겁게 선택했더라도, 그게 꼭 내가 나여야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정자가 나를 만든 정자 대신 어머니의 난자와 수정에 성공했더라도 부모님은 충분히 그 사람을 사랑하고 예뻐했을 것이다. 근데 하필 내가 태어난 것이다. 요약하자면, 내가 나로 태어난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단 것이다. 그걸 만에 하나 선택할 수 있었다면 나는 '나'를 선택하지도, 또는 아예 태어나지 않는 걸 고려.. 2018. 2. 26.
한 때 2004년 2학기 종강파티가 끝나고 다음 날. 몇 없는 또래 남자 동기들은 모두 학교 근처에 자취하는 나이 많은 동기 형아들의 집에서 자고 일어나 밥을 먹으러 갔다. 그 형아들은 황기수, 박복안, 이성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고, 내가 말하는 또래 남자 동기들의 이름은 나 김봉민, 그리고 이승우, 김형준, 권오현, 황찬호였다. 초겨울이었지만 춥지 않았고, 오히려 따뜻했던 것 같기도 했다.고잔동이었나. 동기 형아들의 집이 있던 동네가...?이젠 그런 게 헷갈리지만, 그때 우리는 최대한 까불거리며 헛소리질을 하면서 웃어댔고, 그러면서 학교가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며칠 후면 아마 승우형이 군대를 가는 시점이었고, 그걸 시작으로 우리도 언젠가는 군대를 가야 했다. 그리고 아무리 계산을 해도 그 멤버가 같이 학.. 2018. 2. 21.
잘 있기 음악이든 팟캐스트든, 이젠 좀 덜 들어야지. 시간과 정서의 공백을 잘 못 버티기에 그런 걸 노상 틀어놨던 것 같다.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외로웠다. 뭐라도 달팽이관으로 침투하게 만들어 그때그때 외로움으로부터 줄행랑 치는 심정으로 있었다. 그러나 기나긴 조용함. 지긋지긋 할 정도의 적막함. 좋게 말하자면 고요함. 그 안에 방치돼 있어야만 나는 내가 맞닥뜨리고 싶은 생각에 대해온전히 골몰할 수가 있다. 행복하고 싶다. 작년엔 울화통만 자꾸 두들겼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대화를 안 해 버릇해서 그런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요즘엔 대화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해야 하는데, 인터넷에 점령당한 것 같다. 혼자 있을 때 잘 있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있.. 2018. 2. 11.
나는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다. 가만히 있어도 되는 내가 된 게 좋다. 가만히 있어도 욕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아주 큰 기쁨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아들들에게 씨발개쓰레기 같은 새끼야, 너 같은 새끼는 그냥 뒈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 같은 류의 말을 하는 건지 알았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스무살 넘어서 알았다. 아버지는 하루에 몇 시간씩도 그런 악담을 우리에게 퍼부었다. 아버지는 집에 있으면 하루에 최소 5번은 청소를 하곤 했다. 결벽증이 있었다. 아버지를 제외하고 엄마와 형과 나는 결벽증이 없었다. 아버지가 원하는 생활 환경을 구축하려 중학생 때 나도 절반 정도 결별증에 걸렸었으나, 내가 아무리 청소를 해도 결국 아버지의 청소 횟수가 줄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2018. 2. 9.
행복에 대한 무작위적 작성 오늘 눈을 떴을 때, 얼마나 더 큰 비극과 대면해야 나는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니, 이제 그런 거 그만 만날래, 라고 직후에 나는 대답했다. 나는 행복하고 싶은데, 더 큰 비극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구의 멸망이나 닥치라고 씩씩거리며 살았더랬다. 제로에서 시작하고 싶은데, 이놈의 유구한 세계는 그런 법이 없고, 이러한 연쇄작용이 계속 상속될 게 뻔하므로 나는 그런 식으로 골이 나있었다. 저 골방에서 배를 곯아가며 부모에게 폭력을 선사받는 아이에게도 자기만의 역사가 있다. 거짓부렁이와 환상의 더러운 뉴스는 눈길을 사로잡는데, 좀체 그런 아이는 다뤄지지가 않는다.사람이 5명 죽었는데, 그게 어느 좁디 좁은 곳을 보금자리 삼아 사는 사람들이.. 2018. 2. 5.
재미있게 살고 싶었던 이유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오. 상냥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불량한 내가 싫었기 때문이었다오.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길 바라는 이유는 세상이 암만 봐도 인간이,그 중에서도 가난한 인간들은 더더욱 살기에불편해 보였기 때문이었소. 안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위험하게 사는 것에 지쳤기 때문이었는데, 막상 안정적인 형편이 마련되면 또 지긋지긋해 하는 이유는 가장 바라는 것은 적당히 안전하고 적당히 위험한 것이었기 때문. 근데 그런 건 잘 없다, 취미를 갖아야지, 생각하는 이유도 취미가 없기 때문인데, 그나마 지켜보니 이러고 있는 것도 취미가 아닐까 싶소. 그리고 지금은 눈이 내리네. 내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괜찮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 2018.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