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괴로운가.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망해버려서 누가 봐도, 큰, 2층집에서 지하 투룸으로 이사온 순간, 네가 느꼈을 추락감을 생각해본다. 딱하다. 의기소침해진 아이야. 아버지가 재기하면 나아질 텐데, 그땐 또 행복해질 거란다. 누가 봐도 아주 큰, 3층집에서 살 수도 있을 거야. 너는 그때, 이 추락에 대해 회상하며, 그때 참 힘들었지. 나는 강인한 우리 아빠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해, 라고 말할 수 있을 거야.그러나 사업이란 게 그렇잖아. 아버지가 재기한 다음에 다시 사업을 말아잡수실 수 있다.그땐 또 고통스러울 거야. 그러나 안 망할 수도 있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그리고 아이야. 또, 한 아이가 있단다. 이 아이는 평생 지하 투룸은 커녕, 동굴 같은 지하 단칸방에서만 살아온 경력을 지녔다 치자. 이 아이의 ..
2019. 1. 22.
장황설
그때 그런 마음이었구나. 몰랐다. 미안하다. 그런 말을 당신들에게 듣고 싶었다. 언감생심이었다.아직도 그런 걸 바라고 있다니, 부끄러웠다. 그래도 낳아줬으니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 나는,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대답했다.태어나고 싶지 않았는데, 태어나버려서 도대체 나는 내가 왜 태어났고, 내가 왜 나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것인지, 괴로웠다. 산다는 게 형벌처럼 느껴졌고, 계속해서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발명하곤 했다.감사한 마음은 없다. 단, 앞으로 원망하지도 않으려 노력해봐야겠다. 왜 나는 늘 잘못을 저지른 것 같고, 죄책감을 가져야 하고, 미안한 마음을 느껴야 하는 것인가. 러닝을 하면서 두통은 사라졌으나, 이 우울은 그대로다.아플 거면 뼈가 부러져야 사람들로부터 그 아픔을 정식으로 인정 받..
2018.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