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거나, 비 내리거나
비가 온 건가, 비가 내리는 건가. 나는 생각을 하는 건가, 내가 생각을 하는 건가. 슬픔이 내게 오는 것인가, 슬픔이 나로부터 뻗어나가는 건가. 골계미와 우아미와 광기와 열정과 꼴사나움. 그 경계를 나는 아직 모른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의 기본값이 우울 모드인 사람이 있다. 오늘은 불운이 있었다. 그러면 우울은 불운을 타고 더 덩치를 키우고, 비가 오는 것인지 비가 내리는 것인지, 그런 걸 중요하게 여겨보면서 라디오를 듣는다. 창밖은 어둡고, 나는, 내가, 슬픈, 글쓰기. 주욱 한번 나열해보고,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게 영 신통치 않아. 요즘 내가 가장 싫어하기로 한 사람의 스토리를 전해주자면, 그는 워낙에 엉망이라서 속 후련하게 미워만 하기도 힘들 정도란다. 충전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밥을 달라고..
2019. 5. 27.
PD 언론고시 공채 합격자 연습 작문 (부제: 누가 'KBS, SBS, MBC, JTBC, TVN, 채널A, mnet, CJ E&M' 공채 피디가 되는가?)
거두절미하자. 일단 아래 작문을 보자. 누가 쓴 거냐고? 나에게 수업 받다가 공채 합격한, 왕년의 언시생, 이었다가 지금은 말 그대로 PD가 된 사람이 썼던 연습 작문이다.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일단 작문부터 다 읽어주길 바란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그것까지 읽어보길 바라고. 제시어 : 혐오 로그라인 : 지하철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사람들 주인공 수식 : (남자,노인,외국인,한국인)을 미워하는 사람들 욕망 : 죽이고 싶다 장애물 : 나도 누군가가 죽이고 싶어 한다 서 : “나는 저놈을 죽이고 싶다” 본1 : 남성을 혐오하는 여성 본2 : 노인을 혐오하는 남성 본3 : 외국인 노동자를 혐오하는 노인 결 : 한국인 (남,여,노)를 혐오하는 외국인 “나는 저놈을 죽이고 싶다” # 장소 : ..
2019. 5. 13.
라디오를 들으며
-알 수가 없는 것을 알고 싶고, 볼 수가 없는 것을 보고 싶다 -언젠가 나는 죽을 건데, 그때까지 계속 아프기만 하다가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고 싶지 않은 곳에는 가지 말아야지 -왜 자살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있었으므로 -나는 자살하지 않았음을 기억하자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그건 나만의 힘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풍겨져 나온 이타심 덕분일 터 -제임스 므라즈, 잭 존슨, 브루노 마스, 빅맹, 자드, 차게 앤 아스카, 그리고 나훈아 -사랑이란 건 죄이기 때문에 난 감옥에 갇혀버렸어요. 알카트로스, 아오지탄광, 그보다 더 깊은 감옥에. 나는 빠져나오고 싶지 않아요. 이 감옥이 이젠 나의 집이죠. 사랑의 감옥 (사랑의 감옥) 행복의 감옥 (행복의 감옥) 당신을 난 너무 사..
201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