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바이 아라키 노부요시
2016년 7월 12일
요즘 들어 나이를 먹는다는 게
조금씩 키가 자라며
자신이 올려다봤던 꿈의 천장에
가까워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게
천장과 내 정수리와의 간격이
좁혀지는 과정이 아니라, 조금씩 나는 난장이가 되어가고,
내 꿈의 높이도 덩달아 낮아지며
이 천장이 내 정수리를 푸쉬하는 게 아닐까도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 낮기만 한 천장을 못 이기고
곱추와 같은 형상으로 구부정하게 있는데,
내가 난장이가 된 것도 모르고,
천장이 낮아진 것도 모르고,
그냥 내가 이만큼 자란 거라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난장이 곱추에게도 미덕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도 생각한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한다.
생각만 하다가 나이를 먹긴 싫다고.
거인 같은 상상력으로
다 들어올리고 싶다.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거인의 상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