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청소를 깔끔하게, 물청소까지 완료된 건 물론이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된 상태에서
향 하나 피어두고 내 거대한 베개에 등을 기대고 나의 강아지 유순이의 등을 쓰다듬고,
커튼 바깥에서 내 방 안으로 침투하는 햇볕을 만끽하며 당분간 이렇게 있기로 하고,
5분 후에는 게임을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그냥 낮잠을 잘까, 하는
소박한 고민을 하는 상태 즈음을 나는 갈망한다.
갈망한다.
그게 늘 문제라서 내 말은 계속 길어지고, 한숨을 늘어놓고는 그 이유를 내가 아니라
내 주변의 그 무엇에서 찾으려 안간힘을 쓰는데 어느덧 시간은 늦은 밤이라
나를 반겨주는 곳은 편의점 정도나 될까? 이런 내 글들이 다 허튼 것들이란 걸 안다.
마음의 평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순간부터 마음은 흐트러지고,
지금 이 글도 마찬가지라 계속 길어지고, 나는 아침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갈망한다.
청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청소가 좋은 것이라서가 아니라
청소를 하지 않으면 너무도 척박해진 집안 꼬라지를 목도해야 하는 게
고역이라서 그래. 나 아니면 누구도 청소하지 않을 것들을
내가 치우지 않으면 계속 연거푸 매분 매초 나는 내 꼬라지를
인내해야 하는데, 나의 참을성이 얼마나 잘 으깨지는지 안다.
내가 그 무엇도 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또다시 갈망을 하는
이 모순을 껴안고 청소를 한다. 나의 강아지, 유순이도 늙어간다.
햇볕이 내일 또 내 커튼에 노크를 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