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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후 요가 후 명상 후 일지

by 김봉민 2023. 6. 16.

나의 인테리어용 불상과 인센스와 인센스홀더

 

힘이 드는 것은 내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내 힘이 지탱하지 못할, 나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내가 짊어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자처한 것이었다. 

아무도 내게 그러라고 명령한다거나 암묵적으로 

눈치 주지 않았다. 나는 나의 그것을 짊어지기로 했다. 

그러므로 이것은 골병 들게 만드는 노가다가 아니라, 

나의 셰이프를 샤프하게 만들어줄 피트니스 같은 것일 텐데, 

나는 무언가 단단히 착각한 사람처럼 

이 피트니스 클럽을 나가지도 않고 계속 힘들다고 목 놓아 외쳐댄 것은 아니었을까.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잘 모른다. 그래. 함부로 또 이 불명확한 언어로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모호한 사태들을 어루만지면서 

어떻게든 내가 부르기 편한 이름을 지어대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빠져나가기 쉬운 말을 하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게 

어쩌면 비겁하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잘 모르겠단 말이다. 

 

이 일지를 적은 후에 나는 당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절에 갈 수도 있다. 밥을 먹을 수도 있다. 

차를 마실 수도 있고, 담배를 필 수도 있다.

그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에 또 몸을 던진다. 

힘이 든다는 것이 내가 꾸준히 피트니스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길 그저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