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역시 라이언 맥긴리
세상은 넓고 누님, 형님들은 많아.
하지만 그 모든 누님 형님들의
마스터 오브 마스터는 한 분.
나는 그 분을 안다. 사람이 아니다.
방구석탱이 선생님이시다.
선생은 꾸짖음을 동반한
무한한 반성의 기회를 주신다.
내가 왜 사람들과 나 사이에
장벽을 세워, 갈 곳 하나,
만날 사람 하나 없이
선생과 마주하게 되었는지,
내가 무엇을 잘못했고
바깥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짤 없는 정신적 체벌을 통해
가르침을 주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용기와 희망의 여지도
터럭 만큼은 남겨주신다.
나는 선생과 그간
상당히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선생은 선생.
절친이 될 수는 없다. 나는 바깥에 있겠다.
본디 진정한 제자의 직분은
선생을 죽이는 것에 있다 들었으니
내 곧 나의 방구석탱이 선생에 대한
살해 계획 수립에 착수해야 되나?
택도 없다.
선생은 늘 거기 있다.
바깥에 나가 흠씬 또 두들겨 맞든,
혹은 자학을 하게 되거든,
나는 다소곳이 무릎 모아 공손히
드러누워 선생과 마주하게 될 테다.
그러나 그 고민의 질이 조금씩
나아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 바깥 세상과의 왕래가 잦아질 수 있다.
세상의 그 많은 누님 형님들께서
그러셨듯이 말이다.
*1줄 요약
: 누님 형님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방구석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