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역시 로스코!
<2014년 7월 29일 일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으며
난장이 애비의 위대함을 생각했다.
본의 아니게 난장이로
태어나버렸지만, 그때문에
병신이라 손가락질 당하는 운명이지만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자기의 병신스러움을
절대로 자기 새끼들에겐
물려주지 않으려는
그 아름다운 반자연스러움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게다가 심지어 자기 새끼들에게
끝까지 분노가 아니라
사랑을 가르치려는
난장이 애비의 위대한 모습에
눈물 같은 닭똥이
내 똥꼬 같은 눈에서 흘렀다.
어른들이 병신이면
아이들도 병신이 되기 마련이고,
어른이 닭똥이면
아이는 눈물을 달고 산다.
사회가 병신이면
가족도 병신이 되기 마련이다.
부모가 병신이면 자식도 병신이 되기 십상.
유전의 굴레, 관성의 법칙.
닭똥보다 훨씬 더러운 사슬.
어렵게 쏘아올린 난장이의 공도
중력의 법칙에 따라
결국 땅바닥에 떨어졌다.
허나 나는 '낙담'과 '굴복'이라는
단어를 신용하지 않는다.
계속 쏘아올리길 빈다.
나는 난장이 애비 같이 인간이 되자.
중력을 거스르려 애쓰는
위대한 난쟁이가 되자.
안은 텅 빈 거인은 되지 말자.
운명을 거스르자.
나의 병신스러움을 극복해내자.
어른들이 병신이 아니면
아이들도 병신이 아니고,
부모가 병신이 아니면
자식도 병신이 아니니까,
난장이 애비의 삶을 지속적으로
오마쥬하며 살자.
미래에 마주할 내 자식과
여타의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자. 이 상상력이
나를 지탱한다.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자.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위대한 난장이 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