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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언론고시 공채/최종 합격자 자료

#3. 이 정도 근성이면 합격한다ㅣ예능PD 공채 최종 합격자 시리즈 ㅣtvN이나 SBS나 JTBC 중 한 곳 들어갔음

by 김봉민 2022. 11. 30.

 

 

오늘은 예능PD 공채 최종 합격자 시리즈 3번째다. 

일단 앞의 2개 포스팅을 안 봤다면 보자. 

 

https://vongmeanism.tistory.com/720

 

예능PD 공채 최종합격자 시리즈 #1.합격자의 첫 번째 연습 작문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이제 차차 예능PD 공채 최종 합격자였던 내 수강생의 작문 자료를 해볼까 한다. https://vongmeanism.tistory.com/719 예능 PD 공채 최종 합격자 시리즈 #프롤로그

vongmeanism.tistory.com

 

https://vongmeanism.tistory.com/721

 

#2. 매일 실패해야 한다. 내일 더 좋은 실패를 하기 위해.ㅣ 예능피디 공채 최종합격자 시리즈

공채PD 합격자는 처음부터 합격의 기운을 타고 났고, 필기 작문, 기획안, 논술 등의 실력도 우수할 거라 생각하지 말자. 처음엔 누구나 다 허접하다... 그러나 그 허접한 자기 실력을 인지, 인정하

vongmeanism.tistory.com

 

https://www.dropbox.com/s/inpvad1d36e2qmy/PD%20%EC%96%B8%EB%A1%A0%EA%B3%A0%EC%8B%9C%20%EA%B5%90%EB%B3%B8.pdf?dl=0

 

PD 언론고시 교본.pdf

Dropbox를 통해 공유함

www.dropbox.com

 

그리고 이 친구가 들어간 방송사가 궁금할 수도 있으니 방송사도 언급을 하자면 

무슨 MBC플러스, SBS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런 데 아니다. 

신상 정보를 보호하기로 하고 이 자료들을 공유하는 것이니 특정할 순 없겠지만 

tvN이나 SBS나 JTBC 중 하나라고는 말해도 괜찮을 거 같다. 

그러니 이 시리즈. 믿고 봐도 괜찮단 말이다.. 이보다 생생한 자료를 찾기 어려울 거라 자부한다. 

 

여하간. 오늘은 이 친구가 내게 보냈던 하루치 과제를 가져왔다. 

내 온라인 교육 시스템은 평일간 내가 짜준 커리큘럼 대로 수강생이 과제를 수행하여 

내 이메일로 보내면, 내가 최대한 조속히 첨삭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인데, 

이 하루치 과제는 엄청났다. 무려 에이포 14장... 도가 지나쳤다 할 정도로 많이 보냈다. 

내가 준 과제보다 더 해서 보낸 것이다. 그냥 읽는 것도 귀찮은데, 나는, 그냥 읽기만 하면 안 되고,

일일이 세세하게 다 읽고 수강생에게 반드시 필요한 구체적 사항을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엄청 에너지가 많이 투여되는데.. 14장이었다. 악!!!! 젠장. (그래서 내가 좀 쿠사리를 준 그런 날이었다..)

 

그러나 결국엔 이렇게 독종인 애들이 공채 최종 합격을 했던지라 기대감이 생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원래 선생 힘들게 하는 애들이 잘 되는 법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하루에 14페이지 작문을 써내는 건 

일반인에겐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괴롭고 피곤한 일인데, 자처해서 이렇게 과제를 수행했으니, 

어떤 측면에선 박수 받아 마땅하다. 나는 스파르타식을 지향하는지라 과제를 제 시간에 안 보내면 

노발대발 하는데도 배째라 식으로 과제 보내는 걸 그냥 쌩까버리는 애들도 드문드문 있었거든..

스물 몇 살이면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스스로 공채 피디가 되고 싶다고 이 판에 뛰어들었으며, 

심지어 자기 돈을 써가면서 언론고시 필기 전형을 대비하기 위해 나에게 찾아왔는데 그러는 꼴을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자기 기만'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런 애들 중에 합격한 애들, 한 명도 없었고...

 

각설하고, 일단 보자. tvN이나 SBS나 JTBC 중 공채 최종 합격한 PD의 과제를..!!!

참고로, 가급적 아래 첨부파일을 다운 받아서 보는 걸 추천한다.

메모에 담긴 나의 첨삭 내용은 이 웹에디터에선 구현이 불가능하다. 

 

 

예능PD 공채 최종 합격자 하루치 과제.pdf
0.32MB

 

 

아, 그리고 14페이지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스압은 내 몫 아님. 당신의 몫. 

 


 

 

2022년 화제의 인물 중 한 명을 골라 주인공으로 삼은 뒤, 그가 겪게 된 '인생 최악의 순간'을 쓰시오.

 

(개요 작성 시간: 1시간/글 작성 시간: 1시간)

(개요)

로그라인

-미션: 김종국이 송지효와의 결혼 소식을 공공연하게 알리려고 한다.

-주인공 수식어: 지금껏 종국-지효 커플을 장난으로만 소비했던 런닝맨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종국.

-주인공 원초적 욕망: 김종국이 송지효와의 결혼 소식을 공공연하게 알리려고 한다.

-방해 요소: 연락할 방도가 없는 그녀(집콕, 카톡 안함). 믿어주지 않는 멤버들. 믿어주지 않는 시청자들. 

 

개요

-서: 김종국-송지효에게 프로포즈. 이제는 결혼식도 잡은 상황. 하지만, 기사에는 잘못된 정보가 나감. 모두에게 공공연하게 알리려고 한다.

-본1: 연락할 방도가 없는 그녀(집콕, 카톡 안함)->상의하려고 했는데, 연락 받지 않음.

-본2: 믿지 않는 멤버들->계속 장난치고, 결혼한다고 주변에 이야기. 전혀 믿지 않음.  

-본3: 믿지 않는 시청자들->실제로 발표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음. 

-가짜결말: 결국, 결혼 화보 공개. 멤버들에게도 결혼식장 찍어서 보내줌.

-꺾기: 하지만, 이조차도 시청자는 런닝맨 몰카로 생각. 멤버들도 오지 않음. 

-진짜 결말: 아무도 믿지 않는 결혼식(서울 신라호텔 리셉션 홀)=인생 최악의 순간

 

근데 오히려 서에서, 늘 가식적인 관계에만 놓여 사람들 사이에서 지쳐 있던 김종국. 

결에 아무도 안 오고 본의 아니게 스몰웨딩. 더 행복한 결혼식. 

 

이러면 극적으론 좋겠다만, 시제가 저거라서 시제 지켜야 하므로 네가 한 게 맞지. 

대신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준이라면 내가 말한 진결도 참고해볼 법 할 듯. 

 

 

[아무도 믿지 못할 결혼식](2202자)

“지효야, 나랑 결혼해줄래?” 

떨려오는 손, 그 위에 올라온 선명한 빨간색 힘줄은 어제 3시간 동안 열심히 한 대흉근 운동 때문인지, 마침내 지효를 만난 지 10년 만에 깨달은 마음이 결실로 이뤄지는 지에 대한 긴장 탓인지 헷갈렸다. 떨려오는 마음을 가슴근으로 꽉 죄이며, 핑크 골드의 400만원짜리 까르띠에 링을 그녀의 손에 닿길 기다리는 그 순간. 

“응, 종국 오빠.” 지효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까르띠에 링을 잡는다. 나에게 직접 껴달라고 한다.

 

드디어! 마침내! 만 46세의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됐다. <미운 우리 새끼>에도 더 이상 나갈 필요가 없다. 나는 사랑하는 나의 12년 지기, 지효와 결혼한 남자가 될 테니까. 이제 이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데 그 순간. 띠링-. 전화가 울린다. 지효만큼이나 오래된 10년지기 매니저, 황찬성이다. 

“형, 기사 봤어요? 지금 스캔들 떴어요!!”

급하게 들어간 초록색 창. '야심한 밤, 김종국의 그녀는 누구인가?', '이제는 헬스 아닌 미지의 그녀에게 빠지다', '김종국, 드디어 '미우새'에서 빠지나'. 기사가 떠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송지효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듯했다. 괜찮다. 곧 모두에게 밝힐 사실이니까.  

 

우선, 지효에게 다시 전화하기로 했다. 뚜-뚜-뚜-뚜-뚜. 지효는 원래 발신음이 거의 마지막이 될 때쯤 적어도 연결음 10번은 기다려야 받았다. 집에 들어간 이상 핸드폰은 기본이고, 집 밖 외출도 삼가는 경향이 있었다. 연애할 때도 만나기 쉽지 않아 오히려 운동에 집중할 시간이 벌었다. 그래도, 지금은 결혼을 밝힐 중요한 때다. 어떻게 밝힐지 상의하려면, 받아야 하는데...뚜-뚜-뚜-뚜-뚜. 안 받는다. 아무래도 오늘은 연락받기 글렀다.

 

<런닝맨> 멤버들에게 밝히기로 했다.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세월을 보낸 지도 벌써 어연 12년. 멤버들에게 결혼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지효도 뭐라고 할 리 없다. 먼저, 재석이 형부터 전화를 걸었다. 

“아니, 나. 지효랑. 결혼하기로 했어.”

“푸하하. 그 사진 속 여자가 지효였어? 나랑 결혼해줄래~~~”

“아니. 장난 아니고 진짜야, 형.”

“그래, 그래. 너네 결혼한다는 거잖아. 나는 12년 전부터 알았어. 하하야! 지효랑 종국이 결혼한단다!” 에헤헤-. 멀리서부터 하하의 승천한 양 볼이 보이는 듯하다. “진짜라고!!!!” 이번엔 소민이. “오빠, 나 결혼식에서 춤 춰도 돼요?” 하, 이번엔 석진이형. “담주에 너네 몰카 찍냐?” 세찬이도. “형, 요즘 운동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에요? 정신줄이...” 믿지 않는 눈치. 아무도 안 믿는다.

 

603회 <런닝맨> 촬영장, 파주 책 출판단지 앞. 지효가 해맑은 표정으로 나에게 온다. “오빠, 전화 왜 이렇게 많이 했어?” 오늘 시청자 앞에서 결혼 발표하자는 말에 지효도 동의했다. 이제 오프닝 토크 시간. 재석이 형이 말문을 튼다. “다들 한 주간 별 일 없었습니까?” 이제 말할 때가 왔다. “아, 저 지..” 재석이 형이 말문을 막는다. “아니, 최근에 종국이가 지효랑 결혼한다고 연락 왔더라고. 얘가 아주 지효를 귀여워 죽어 하더라고.” 순식간에 촬영장이 웃음바다가 된다. 603회차 결혼 발표와 내 스캔들은12년지기 망붕러들의 말 속에 다시 <런닝맨> 속 러브라인으로 마무리됐다.   

 

본1과 본3의 분량안배는 꽤 아쉽다..!!! 

 

 

“지효야, 안되겠어. 우리 그냥 결혼 사진 공개하자. 아무도 안 믿잖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늘도 지효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전화를 받지 않는다. 뚜-뚜-뚜-뚜-뚜. 지효도 어련히 괜찮아 할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손수 해시태그를 건다. 

 

'꾹♥멍지효 커플 사랑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희 진짜로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결혼스타그램 #서울신라호텔 #7월22일 #화창한 #여름날 #너와 나 #시작 #미우새 #탈출 #런닝맨1호커플

 

드디어, 7월 22일. 서울 신라 호텔. 1시 식인데, 12시까지 사람이 한적하다. 

뚜-뚜-뚜. 재석이 형, 석진이 형, 세찬이, 소민이, 하하에게 전화를 건다. “어디에요, 형!”, “어디야?”

 

“아니, 진짜였어????????”

조금 뒤에 올라오는 멤버들의 인스타 스토리에 태그된 결혼식 사진들.

댓글창도 폭발이다. '결혼식 진짜임..??', '이것도 몰카인가??', '미쳤다진짜 둘이 결혼한다니.'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결혼식. 매번 엮을 땐 언제고, 결혼식도 몰카로 생각하다니. 

멤버들, 시청자들도 모두가 알고 있는 러브라인이지만,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내 생애 최악의 순간. 최악의 결혼식이다.  

------------끝---------

 

 

이 작문은 일단 

 

본1과 본3의 분량이 짧다. 특히 본1은 너무 짧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 

 

-서: 김종국-송지효에게 프로포즈. 이제는 결혼식도 잡은 상황. 하지만, 기사에는 잘못된 정보가 나감. 모두에게 공공연하게 알리려고 한다.

-본1: 연락할 방도가 없는 그녀(집콕, 카톡 안함)->상의하려고 했는데, 연락 받지 않음.

 

여기서 본1은 꼭 저 내용으로 안 채워졌어도 되는 거였다. 

 

결혼 상대인 송지효에게 알릴 필요도 없고 

미션과도 무관한 내용이다. 고로 안 그래돈 기본적으로 본1은 분량도 문제이지만 

그 내용도 문제인 것이다. 

만약 주변의 친한 기자들에게 전화를 했으면 지금 미션에 부합했을 거. 

본1이 통째로 낭비된 것. 

 

아쉽다..!

 

나중에 시제 거둬내고,  김종국이랑 송지효 등 실제 설정들 배제한 후에 

좀 확연히 뜯어고친 후 사용하면 좋을 작문이다. 

이걸로는 레퍼런스감이라고는 말 못 하겠다. 합격 장담을 못 하겠다. 

 

 

 

 

편의점․학교․병원․공원․관공서

-> 다음 장소들 중 2곳 이상을 등장시키는 글을 완성하시오. 

(해당 장소의 특징을 분명하게 활용하시오)

 

**저번에 피드백 주신 것 토대로 다시 미션형으로 수정해보았습니다**

**미션형**

(개요)

로그라인

-미션: 번아웃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띠부띠부씰을 다 모을 것이다.

-주인공 수식어: 쳇바퀴 같은 삶에 번아웃이 온 관공서 직원 30대

-주인공 원초적 욕망: 삶의 의욕을 찾고 싶어 띠부띠부씰을 다 모을 것이다.

-방해 요소: 정해진 출퇴근 시간. 퉁명스러운 알바생. 랜덤으로 뽑힌다는 것.

-텐션 포인트: 번아웃에서 벗어났지만, 지독한 포켓몬빵 증후군에 빠져버린 30대 직원.

 

개요

-서: 쳇바퀴 같은 삶에 의욕을 잃은 30대 공무원.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얻고자 시작한 포켓몬 빵 띠부띠부씰 모으기. 

-본1: 정해진 출퇴근 시간->일찍 들어가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 편의점 방문. 며칠 동안 안 찾아질 때는 알바를 기용.

-본2: 퉁명스러운 알바생->취준 관련 팁 제공, 공부하는데 힘들지? 공략.

-본3: 랜덤으로 뽑히는 것->중고나라 이용. 

-가짜결말: 드디어 띠부띠부씰 모음. 

-꺾기: 그러나, 모으고 나니까 또 다시 삶의 재미가 없어짐. 

-진짜 결말: 그때 도착한 알람, 시즌3 출시. 

 

 

 

편의점․학교․병원․공원․관공서

-> 다음 장소들 중 2곳 이상을 등장시키는 글을 완성하시오. 

(해당 장소의 특징을 분명하게 활용하시오)

 

 

 

[포켓몬 빵 증후군] (2000자)

띠링- 화면을 클릭하니, 소리가 난다. 탁자 위의 번호판이 '158'에서 '159'로 바뀐다. '언제 끝나나' 시계를 본다. 아직 오후 2시. 퇴근까지 4시간 남았다. 2년간의 노력으로 따낸 9급 공무원 타이틀은 값졌다. 하지만, 기쁨은 잠깐이었다. 서현1동 주민센터에 있는 '박준영 주무관'이라는 명패를 보았을 때 외에는 감흥이 있는 날이 없었다. 반복되는 민원 상대에 지쳐갔다. 

그때 보게 된 '포켓몬 빵 열풍. 청년들 향수 불러일으키는 빵에 열광' 뉴스는 한 줄기 빛이었다. 어렸을 적에 띠부띠부씰을 다 모으기 위해 용돈을 전부 빵에 투자했다가 엄마에게 혼나기 부지기수였다. 그만큼 열정을 쏟았던, 덕질의 대상이었다. 그래, 한 번 띠부띠부씰을 다 모아보자. 어렸을 때도 못했던 꿈을 이뤄보면, 좀 더 삶에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정해진 출퇴근 시간, 퇴근하자마자 집 앞 미니스톱으로 뛰어가도, 포켓몬 빵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 퉁명스러운 알바생 A가 있었다. 무엇보다 159종을 다 모으기 위해서 빵을 얼마나 사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스티커의 종류는 빵을 뜯어 보아야만 알 수 있었다. 랜덤이었다. 

 

우선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문제였다. 9시부터 6시까지 공무원의 시간은 포켓몬 빵이 입고되는 시점에 전적으로 불리했다. 퉁명스러운 알바생 A는 입고시점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전날 오후 7시에는 입고가 되기 전이고, 아침 8시에 갔을 때에도 이미 다 팔린 것을 보면, 늦은 저녁에서 새벽쯤에 입고되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 그래서 잠을 자지 않고 오후 11시쯤부터 대기를 탔다. 하지만, 가끔 회식자리가 생길 때에는 알바를 구인해 대행으로 포켓몬빵을 입수했다.  

 

본1에서 주인공이 알바한테 부탁하는 장면 정도는 

대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좋았다. 

안 그래도 짧으니까 충분히 넣어줄 수 있었다. 

 

이 작문도 그렇고 첫 번째 작문도 그렇고 

서는 긴데 본1은 짧다. 

서에 설정이 많아서 서가 길어지는 것. 

그런데 본1은 공통적으로 짧은데, 

이건 앞으로 네가 타개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한 노력에도 가끔씩은 알바생과의 관계가 중요했다. 시간을 놓쳐 이미 포켓몬 빵이 다 팔렸을 때에도 알바생이 2~3개는 따로 빼놓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적으로 알바생 A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었다. 편의점을 갈 때마다 알바생 A가 풀고 있었던 'EDUSPA 9급 공무원' 교재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알바생 A는 9급 공무원 준비생이었다. 그 후로는 포켓몬 빵을 사지 못했을 때에도 가게에서 비타민 워터 1+1 제품을 샀다. 그리고 한 개는 알바생에게 건네며, '공부하는 데 힘들죠?'라는 멘트를 날렸다. 9급 공무원이라는 것을 은근히 어필하며, 취준 팁도 전달해주는 사이가 됐다. '오늘 포켓몬 빵 입고 시간은 새벽 2시래요.' 퉁명스러웠던 알바생 A는 입고 시간도 메시지로 알려주게 됐다.

이제 1개면 돼! 이제 한 개만 더 모으면 159종의 띠부띠부씰을 채울 수 있었다. 문제는 랜덤 뽑기였다. 삐삐, 피카츄, 질퍽이는 많이 나왔지만, 뮤츠가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딱 뮤츠 1개만 있으면 159종을 다 모을 수 있었다. 다행히 중고나라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뮤츠 6만원에 판매합니다.' 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순식간에 답글이 달렸다. '제가 살게요!' '지금 바로 입금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 경매장으로 바뀌었다. 6만원 5천 원에 시작해서 순식간에 7만원, 8만원대로 올랐다. 

'10만 원에 구입하겠습니다!' 작성한 댓글 뒤에는 아무도 가격을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마지막 1종인 뮤츠 스티커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159종의 띠부띠부실 모으기, 목표를 달성했다. 

 

띠링- 소리가 난다. 탁자 위의 번호판이 '158'에서 '159'로 바뀐다. 매일 또 다른 민원 거리가 생기고, 그걸 해결했다. 띠부띠부씰이 159개가 채워지자 다시 반복되는 일상이다. 또,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그때 마침, 울리는 핸드폰. 알바생 A다. '들으셨어요? SPC 삼립, 포켓몬빵 시즌3 선보일 예정이래요. 내일 오전 10시 입고라고 사장님이 알려주셨어요.' 

어랏, 다시 목표가 생겼다. 갑자기 전에 없던 힘찬 목소리가 나온다. 

“159번 민원인 분!”

아무래도 번아웃에서 벗어났지만, 지독한 포켓몬 증후군에 빠진 게 분명했다.

---끝----

 

고친 게 더 낫긴 하다. 

그러나 시즌3 나오는 걸 통해 내용을 마감 -> 갑툭 여지가 꽤 있다. 

서와 결이 결국 동어반복적인 감도 있고. 

 

게다가 포켓몬 증후군?에 빠지는 게 좋은 거라는 의미로도 여겨질 수 있다. 

 

차라리 서에서 주인공도 친구 없고. 외로움. 

본에서 점점 알바생이랑 인간적으로 긴밀해지고. 

결에선 포켓몬 시즌3 나왔지만 무관심. 

 

알바생이랑 편의점 맥주 마시며 아주 오랜만에 인간적 유대감을 느낌. 

 

뭐 이렇게 가는 게 낫지 않으려나 싶다. 

 

 

이것도 합격권이다! 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거 같으나

분명 전에 보냈던 것보단 나아졌다. 

 

근데 말이다. 

재첨삭 받으라고 하는 건 앞으로 알려줄끼야..

고치느니 그냥 새로 하나 더 써보는 게 낫단 뜻. 

그게 더 연습엔 좋다. 

자기가 썼던 작문 계속 고치는 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신춘문예 준비하는 게 아니다. 

전에 썼던 걸 아까워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새로 하나 쓰면 이미 는 실력 덕분에 능히 더 나은 작문을 써낼 수 있다. 

 

고치면 좋겠는 작문은 앞으로 알려줄 거다!

 

 

 

유교걸의 하루

-> 다음 키워드를 주제 삼아 글을 완성하시오.

 

(개요 소요시간: 2시간/글 작성 시간: 1시간)

(개요)

로그라인

-미션: 아버지의 눈을 띄어주기 위해 과학자를 따라 현대사회로 오고, 세 달 간 현대사회의 모습을 관찰하게 된 심청이

-주인공 수식어: 삼강오륜, 유교의 법칙만을 알아온 심청이. 아버지의 눈 치료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효녀 심청이.

-주인공 원초적 욕망: 심청이가 세달 간 관찰한 2022년의 모습을 정리해 아버지의 눈을 치료할 것이다. 

-방해 요소: 군신유의-장유유서-남녀유별에 이르는 2022년 현대인의 이상한 실태

 

개요

-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자신은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이다.

-본1: 군신유의>친함이 예전보다 극대화. 주말마다 광화문 앞 시위를 해도 대통령에게 붙잡히지 않음. tv에서 대통령 선거도 진행->임금-신하 간 믿음이 높고, 친한 것 같음->질서정연하지 않다고 생각.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유교걸. 

-본2: 장유유서>노인에 대한 존중은 버스, 비하철 내 노약자석에만 존재. 늦게 결혼하고, 학문 정진하는 자식. 일을 시작해도 부모 봉양보다는 자신의 의식주 해결에 바쁨. 그럼에도 그조차 할 수 있는 자식이면 부모는 효녀, 효자라고 부름->질서 정연하지 않다고 생각.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유교걸. 

-본3: 남녀유별>남녀가 혼례를 올리지 않고 만남. 미팅, 소개팅을 함. 여자들은 평등하지 않은 결혼제도에 반대해 비혼 주장까지->질서 정연하지 않다고 생각.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유교걸. 

-가짜결말: 2022년은 질서가 잡히지 않는 곳. 자신과 같은 유교걸에게는 지금의 시대는 맞지 않음.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갈 것. 

-꺾기: 하지만, 과연 군신유의/장유유서/남녀유별하지 않고 싶어서 안 하는 사회인가?

-진짜 결말: 군신유의(하고 싶지만 안되는 사회)/장유유서(공경을 하고 싶지만 어려운 사회)/남녀유별(을 넘어 아직은 남녀평등 지수가 낮은) 사회->뉴스 헤드라인으로 보여짐->사회가 유교정신도 없이 질서정연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유교정신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질서정연하지 않은 것.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2400자)

**작가님,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1500자 수준으로 적어야 할 것 같은데...이 글도 줄이는 게 가능할까요?? 일단 뒤에 1800자 분량으로 줄여서 함께 보냅니다!!

 

<아버지께 올리는 오월 사일자 서신>

아버지, 소녀 심청이옵니다. 

소녀가 아버지의 눈을 띄울 수 없다는 사실에 박가네 가게 근처 냇가에서 울고 있자, 승려 머리, 흰 의복을 갖춘 묘연의 사내가 왔습니다. 그자는 아버지의 눈을 띄워드리겠노라 약속을 하며, 대신 세 달 간 자신들의 세상에서 지내며, 그 모습을 소녀의 시각에서 기록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상한 회색빛의 동그란 것을 타고 그들의 세상-그들의 말에 따르면 2022년이라고 합니다-에 간 지도 세 달 째가 됐습니다.

 

아버지는 소녀가 혹여 미혹된 것에 혹해 영영 돌아오지는 않을런지 걱정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아예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그들의 세상인 미래는, 너무도 질서가 잡혀 있지 않습니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유교의 기본 도덕 사상의 지위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군신유의(君臣有義), 2022년의 시대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 사이의 믿음이 높은 것 같습니다. 경복궁 앞에는 백성들이 붉은 띠를 두르고, 손에는 붉은색 문체로 '폐지', '철폐'가 쓰인 딱딱한 판서를 들고, 주말 오전 나절 시위를 합니다. 한양 일대에 그렇게 큰 소리를 울리는데, 임금의 근위병은 따로 조치를 처하지 않습니다. 현대의 임금은 속이 좋은가 봅니다. 3월 9일에는 만 백성이 직접 임금을 선택하는 상황을 목도하기도 했습니다. 흰 의복의 사내는 제게 서책 같은 물건을 주었습니다. 서책 안에는 문체 대신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동그란 물체를 든 사내는 백성들의 마음이 어떤 임금으로 향했는지 보여줬습니다. 중간 중간 임금이 되려는 분들이 백정이 입을 만한 허름한 옷가지를 걸치고, 두 눈이 밝게 빛나는 말을 타고 달리다가, 돌연 가무(歌舞)를 하는 남사스러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임금과 신하 사이의 신뢰가 높은 지는 모르겠사오나, 저는 임금과 신하 사이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장유유서(長幼有序), 2022년의 시대에는 어른과 젊은 아이 사이의 사회적인 순서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오직 현대인들이 이용하는 말-지하철과 버스-의 노약자석에서만 그 순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15~18살에 혼례를 올리지 않고, 부모 부양을 위해 애쓰기보다 학문에 열중합니다. 부모는 그런 자식들을 기특하게 여기며, 학문에 정진해 성균관과 같은 학당에 가는 것을 이 시대의 '효(孝)'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은 사회에 나가 일을 시작하더라도 본인의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바쁩니다. 조금이라도 그 일에 간섭하면, 젊은이들은 '꼰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자녀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면, 부모는 이를 효녀, 효자라고 부릅니다. 사회적 질서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해도, 저는 어른과 젊은이 사이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남녀유별(男女有別), 2022년의 시대에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구별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여자도 남자와 구분 없이 글 공부를 하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합니다. 남녀의 관계도 다양해졌습니다. 혼례를 올리지 않고, 22년의 사람들은 학당에서, 관직 내에서 서로를 향한 연정을 쌓기도 한다고 합니다. 부모가 선정한 안사람, 바깥사람이 아니라 자유롭게 만난답니다. 하지만 혼례를 치르지 아니한 여인도 많다고 합니다. 아이를 양육하고, 남편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남자과 여자 사이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눈을 위해 간 여정이었지만, 2022년은 질서가 잡혀 있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몇백 년 후의 이 나라는 아무래도 유교 정신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혼란스러운 공간인 것 같습니다. 묘연의 사내가 더 지내도 된다고 했지만, 이 공간에 도저히 적응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소녀, 심청이는 이제 내일이면 다시 아버지를 뵈러 갑니다.

묘연의 사내도 함께 가서 아버지의 눈을 낫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부디 무탈하시길 바라옵니다.

 

-임인년 오월 사일 효녀 심청 올림

 

심청은 마지막 서신을 임태규 과학자에게 넘겼다. 그리고 제공된 실험실 내부의 숙식방으로 들어갔다. 심청이가 들어간 뒤, 남겨진 갤럭시 s8에는 실시간 뉴스 헤드라인이 이어졌다. 

 

'국민들 '불통' 지적에 최대한 소통했다'

'소득 1.4배 오를 때 빚은 4.3배 증가 ‘우울한 MZ세대''

'말로는 '가사, 돌봄 나눠서' 아직도 갈 길 먼 '성평등' 현실에선 69%가 여성 몫'

 

휴, 임태규 박사는 심청이에게 받아든 서신을 보며 한숨을 짓는다.

실험실의 불을 끄며, 혼잣말을 한다.

“유교정신대로만 됐어도...”

------------끝---------

 

 

일단 임태규는 서에서도 나왔어야 했고. 

 

네가 개요에 적은

사회가 유교정신도 없이 질서정연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유교정신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질서정연하지 않은 것.

 

이 문장 자체가 상당히 아리송하기 때문에 지금의 결이 

자연스럽게 아리송한 상태가 된 것이라고 본다. 

 

주제문이 모호한 것. 

내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이해한 바를 풀어서 써본다면

 

2022년이 유교정신을 제대로 지키면 사회였다면 질서가 정연했을 것. 

 

정도가 될 거 같다. 그런데 지금 2022년이 반드시 유교정신이 구현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가? 

유교정신이 2022년, 시대정신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건가? 

유교정신을 차츰차츰 극복하였기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역대 한반도 국가 중 문화적, 경제적으로 가장 융성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의견도 

분명 뒤따를 거다., 

 

즉, 훅은 괜찮았다. 허나 주제문에 해당하는 결이 너무 아리송해서 

페이오프가 엉망이 되었다. 

이태규라는 갑툭 인물이 갑자기 결을 차지한 것도 구성 측면에선 대실패. 

 

효녀심청이 저런 생각을 하며 끝낼 순 없었기에 저렇게 한 거겠지. 

그러나 딱 그런 이유로 이 작문의 구성은 엉켜버린 것이다..!

 

 

'국민들 '불통' 지적에 최대한 소통했다'

'소득 1.4배 오를 때 빚은 4.3배 증가 ‘우울한 MZ세대''

'말로는 '가사, 돌봄 나눠서' 아직도 갈 길 먼 '성평등' 현실에선 69%가 여성 몫’

 

 

이게 본이랑도 엮인다고 느껴지지 않은다. 

네가 노린대로 하려 했으면 

 

'국민들 '불통' 지적에 최대한 소통했다'  - 군신유의가 망가졌다!

'소득 1.4배 오를 때 빚은 4.3배 증가 ‘우울한 MZ세대'' -장유유서는 옛말이 되었다!

'말로는 '가사, 돌봄 나눠서' 아직도 갈 길 먼 '성평등' 현실에선 69%가 여성 몫' -남녀유별은 블라블라

 

이렇게 병기처리를 해줘서 완전히 묶어놨어야 했다. 

'국민들 '불통' 지적에 최대한 소통했다'  이걸 보고 본의 군신유의를 떠올려주길 기대하지 말자. 

 

분량이 길진 않았다. 무조건 1500자 지키려고는 안 해도 된다.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1795자)

 

<아버지께 올리는 오월 사일자 서신>

아버지, 소녀 심청이옵니다. 아버지의 눈을 띄울 수 있다는 흰 의복을 갖춘 묘연의 사내를 따라 회색빛의 동그란 것을 타고 그들의 세상-그들의 말에 따르면 2022년이라고 합니다-에 간 지도 세 달 째가 됐습니다.

아버지는 소녀가 혹여 미혹된 것에 혹해 영영 돌아오지는 않을런지 걱정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그들의 세상인 미래는, 너무도 질서가 잡혀 있지 않습니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유교의 기본 덕목은 이미 땅에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군신유의(君臣有義), 2022년의 시대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 사이의 믿음이 높은 것 같습니다. 경복궁 앞에는 백성들이 머리에는 붉은 띠, 손에는 붉은색 문체로 '폐지', '철폐'가 쓰인 딱딱한 판서를 들고, 주말 오전 나절 시위를 합니다. 한양 일대에 큰 소리가 울리는데, 현대의 임금은 속이 좋은가 봅니다. 3월 9일에는 만 백성이 임금을 직접 선택하는 모습을 목도했습니다. 임금이 되려는 자가 돌연 가무(歌舞)를 하는 남사스러운 모습도 보았습니다. 저는 임금과 신하 사이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장유유서(長幼有序), 2022년의 시대에는 어른과 젊은이 사이의 사회적인 질서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이는 15~18살에 혼례를 올리지 않고, 부모 부양을 위해 애쓰기보다 학문에 열중합니다. 부모는 그런 자식들을 기특하게 여기며, 학문에 정진해 성균관과 같은 학당에 가는 것을 이 시대의 '효(孝)'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사회로 진출하더라도 본인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바쁩니다. 조금이라도 간섭하는 어른을 젊은이는 '꼰대'라고 부릅니다. 저는 어른과 젊은이 사이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남녀유별(男女有別), 2022년의 시대에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구별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여인도 글 공부를 하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합니다. 22년의 남녀는 부모가 선정한 사람이 아니라 학당에서, 관직 내에서 서로를 향한 연정을 쌓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혼례를 치르지 않는 여인도 많다고 합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지아비를 위해 헌신하는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남녀의 관계가 질서정연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는 어쩔 수 없는 유교걸인가 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눈을 위해 간 여정이었지만, 몇백 년 후의 이 나라는 아무래도 유교 정신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혼란스러운 공간인 것 같습니다. 묘연의 사내가 더 지내도 된다고 했지만, 이 공간에 도저히 적응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소녀, 심청이는 이제 내일이면 다시 아버지를 뵈러 갑니다.

묘연의 사내도 함께 가서 아버지의 눈을 낫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부디 무탈하시길 바라옵니다.

-임인년 오월 사일 효녀 심청 올림

 

심청은 마지막 서신을 임태규 과학자에게 넘겼다. 그리고 HW1 실험실 내부의 숙식방으로 들어갔다. 심청이가 들어간 뒤, 남겨진 갤럭시 s8에는 실시간 뉴스 헤드라인이 이어졌다. 

 

'국민들 '불통' 지적에 최대한 소통했다'

'소득 1.4배 오를 때 빚은 4.3배 증가 ‘우울한 MZ세대''

'말로는 '가사, 돌봄 나눠서' 아직도 갈 길 먼 '성평등' 현실에선 69%가 여성 몫'

 

휴, 임태규 박사는 심청이에게 받아든 서신을 보며 한숨을 짓는다.

실험실의 불을 끄며, 혼잣말을 한다.

“유교정신대로만 됐어도...”

------------끝---------

 

 

근데 줄인 것과 안 줄인 것과 내용상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 

 

그럼 줄이는 게 맞다. 

 

줄였는데도 뭔가 휘발되거나 실종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물론 저 결말은 당최 뭔 말 하는 건지 모르겠고, 

 

“유교정신대로만 됐어도...”

 

라는 말 자체는 유교정신을 2022년에 제대로 구현하자는,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당당하게 하는 저기 어느 지방 노인 유생분의 

말 같아서 와닿지 않는다.

 

이 소스. 버리기 아까울 거다. 심청 떠올린 거 어떻게든 살리고 싶겠지. 

근데 결의 저 박사 나오는 구조로는 승산이 없다. 

또한 저 주제문을 버리고, 타당성 있는 걸로 교체해야만 살릴 수 있다. 

이걸 해결하지 못 할 거라면 그냥 버려야 정신 건강에 좋다.

안 되는 거 붙잡고 아무리 고민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더라.

 

그래도 이렇게 고민하고, 분량도 줄여보려고 했던 너의 시도들은 

앞으로 너의 작문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니 이 모든 연습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속상해할 이유는 없다. 

 

 


 

길다. 진짜 이거 첨삭하면서 수강료를 곱절로 받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이때는 3주차였기에 실력이 무르익지도 않아 보낸 작문들의 상태도 영 좋지가 않아 

할 말이 엄청 많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죽어라 필기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이라면 

PD 공채 필기 전형에 줄줄이 낙방하는 결과가 나올 순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친구, 4주차부턴 슬슬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무적인 실력향상이 이뤄졌었다. 

그건 다음 번에 올리도록 하겠다. 

 

여하간, 이번 포스팅을 보고 오늘 하루도 입으로만 글을 쓴 언시생은 각 잡고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투정은 그만. 변명도 그만. 이젠 그냥 닥치고 써야 할 때다. 

 

 

#3. 이 정도 근성이면 합격한다ㅣ예능PD 공채 최종 합격자 시리즈 ㅣtvN이나 SBS나 JTBC 중 한 곳 들어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