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라이언 맥긴리
2015년 4월 18일
터진 입이라,
이 말 하나가 생각나서 이 말 하나 적으려고 일기장을 열었다.
왜 이 말이 그토록 강렬하게 뇌리를 스쳤나, 생각해본다.
지금으로부터 3분 동안은 빼곡하게, 생각하고 다시 쓰련다.
3분이 얼추 지났다.
그리고 이제 생각난다.
터진 입이라,
대략 두 개의 쉼표와 한 개의 문장이 더 있는데,
여기까지만 쓰자.
후에 읽고 후회할 것 같아.
언제부터 씨발 이 쓰레기 같은 새끼야
나중에 후회할 걸 예상하며 몸 사리며 살았냐,
그런 발광적 청춘의 자괴감은 들더라도,
참을만 하니까 참는 거지.
허나, 이 정도로는 적을 수 있지,
터진 입이라,
나는 정말, 너를,
차마 여기서 더 쓸 수가 없네.
그렇게 되어 버렸네.
이렇게 될 거라면 지구가 멸망해도 좋겠다 생각했었네.
그런데 지금은 설령 네가 죽더라도
지구는 멀쩡해야 한다고 생각하네.
어디선가 비가 내린다.
서울에서 비 안 내린다고
지구에서 내리는 비가 종적을 감춘 것은 아니고,
언제나 항상 늘 어디선가 비는 내린다.
멀리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듣는다.
허세여도, 좋다.
터진 입이라, 감히 말하는데,
나는 정말 너를 너무.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터진 입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