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마크 로스코
2015년 4월 1일
글을 쓰면 좀 더 나은 생활이 마련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을 때엔
글을 안 쓰게 되기 마련이다.
글을 안 쓰면 여기서 끝나겠다는 공포가 극에 치달았을 때,
비로소 글은 써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 공포는 사라진다.
내가 상상하는 그 세계가 세상에 나오고 있다는 흥분에 차분하게 물들어,
자, 나는 지금 혼자이지만, 나의 모든 과거가 이제 미래가 되고,
그 과거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다.
나는 지금 나 그 자체로서 존재한다.
얼마나 고마운가.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글이 써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