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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글이 써지는 순간

by 김봉민 2016. 1. 9.


그림은 마크 로스코그림은 마크 로스코


2015년 4월 1일

글을 쓰면 좀 더 나은 생활이 마련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을 때엔

글을 안 쓰게 되기 마련이다. 

글을 안 쓰면 여기서 끝나겠다는 공포가 극에 치달았을 때, 

비로소 글은 써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 공포는 사라진다. 

내가 상상하는 그 세계가 세상에 나오고 있다는 흥분에 차분하게 물들어, 

자, 나는 지금 혼자이지만, 나의 모든 과거가 이제 미래가 되고, 

그 과거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다. 

나는 지금 나 그 자체로서 존재한다. 

얼마나 고마운가. 


김봉민의 작가는 소리 - 글이 써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