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극작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단연 실기 작문일 것이다.
극작.
글을 잘 써야 합격할 거라는 당연한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게 두 글자이니 말이다.
맞다. 실기 작문은 1차 전형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아래 작문 정도 써내는 수준이 될 때까지 절차탁마해야만 한다.
그러나 실기 작문만을 생각하는 것은 극도로 지엽적이다.
2차 전형은 무엇인가???
면접.
면접에서 통과하지 못 하면 최종 합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면접 준비 또한 철저해야 하는데,
절대다수가 면접 대비엔 상당히 무관심하다.
읭????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요???
라고 물어볼 극작과 입시생들이 있을 것이
뻔하므로 나에게 수업을 받은,
극작과 최종 합격자 제자가 수행했던 과제 일부를 가지고 와봤다.
일단 고전 작품 분석이다.
유진오닐 [고래]
별점 ★★★★
HOOK
포경선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부딪히는 여러 갈등들.
HOLD
각기 다른 욕망의 점화.
권총 앞에 굴복하는 선원들의 모습.
의외로 아내 앞에서는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장과 미친 아내의 대립.
언제 폭동이 일어날지 예상하지 못함에 긴장감 유발.
선장의 이해할 수 없는 야망.
식량부족, 2년의 계약기간 종료 등 궁핍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
PAY OFF
위계질서에 굴복하는 사회적 욕망.
[주제]
’배‘라는 ’사회‘의 냉혹함.
[명대사]
-키니-
우린 지금 바다에 있으니 내가 바로 이 배의 법이란 말이야.
[자유서술]
유진 오닐은 꽤나 차가운 눈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권력 앞에 손쉽게 포기해 버리고, 얼음이 갈라지니 고래 잡을 준비를 하는 선원들. 권력 앞에선 비참했지만, 돈 앞에선 비참함도 없이 고래를 잡으려는 선원들. 사회를 바라보는 냉정한 눈이 매력적이다.
그에 반해 키니의 부인은 홀로 남아 미친 듯이 웃으며 오르골을 연주한다. 체념이 돋보였다. 사회, 현실을 혐오해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묵묵히 음악을 하거나, 다른 예술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겹쳐 보였다.
각기 다른 세 가지 욕망을 보여주며, 위계질서에 굴복하는 사회를 잘 보여준 거 같다.
극작과에 입학하면 반드시 공부하게 되는 작가들이 있다.
그들의 작품을 읽어놔야 면접에서 할 말이 많아진다.
그러나 나는 결코 읽기만 한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는 주의다.
위에서 본 것처럼 읽은 후 반드시 분석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해당 작가와 그의 작품이 내 머리에 남는 법이고,
면접 때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 꺼내어 말할 수 있게 된다.
반드시 읽은 것에 대해 자기 식대로 써야 한다.
그걸 소위 우리는 독후감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기보단 '작품 분석'이라 말하고 싶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 법이다.
글로 기록을 해야 비로소 나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내가 이러한 작품 분석을 매우 중요히 여기는 이유가 있다.
면접장에서 물어오는 질문들은 정해져있다.
가장 대표적인 질문은 단연,
"왜 극작과에 오고 싶어?" 일 것이다.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대부분 이렇게 대답하게 될 거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에도 관심이 생겨서요."
그럼 이렇게 극작과 교수들은 물어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준비를 했는데?"
그때,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말문이 막혀 어버버, 어버버 거리게 되는
응시자가 있고,
"저는 극작과에 입학하고 싶어져서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5대 희극 및 체홉의 작품들,
그리고 유진 오닐의 작품들도 읽었습니다. 저는 특히 유진 오닐의 <고래>라는 작품을 감명 깊게
읽었는데요. 위계질서에 굴복하는 사회적 욕망이 마치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도 비슷한 것 같았고,
현재가 아닌 수십년 전, 그리고 대한민국이 아닌 공간을 배경으로 쓰여졌음에도
현재의 우리 사회가 그려지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이유로
시공간을 넘어서 그러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고,
그것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어 극작과에 입학하여 더욱 철저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는 있다 치자.
누구의 합격률이 높을까?
말하나마나다. 면접에서 떨어진 응시자라면,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게다가 비단 이렇게 고전을 읽고 분석하는 것만이
면접 대비인 것은 아니다. 나는 이러한 에세이도 많이 쓰게 시킨다.
주제는 내가 정해줬다.
이 녀석이 처음 내게 수업을 받을 땐,
호러 장르를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단 걸 간파했기 때문이다.
주제 : 로맨스 장르가 나은가? 호러 장르가 나은가?
로맨스가 가지는 가장 큰 무기는 ’공감‘ 이라고 생각한다. 로맨스물을 보며 나도 저런 연애, 사랑을 꿈꾸거나, 나도 저 나이 때 저랬었지, 나도 저런 연애를 해봤지. 같은 감정이 로맨스물을 재밌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에 밀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 로맨스물이다.
호러는, 어찌보면 우리의 삶과는 거리가 먼 세계를 보여준다. 그래서 상상력을 보는 재미가 있고, 영상물이라면 영상 자체의 분위기에 현혹되어 재미를 느낀다. 우리가 호러물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함‘ 이라고 생각이 든다. 깜짝 놀라거나, 그로데스크한 문장으로 찝찝함을 느끼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새로운 세계를 본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해소로 호러물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호러물은, 인간을 보여주는 주제를 펼치기엔 한정적이다. 거의 다 인간의 이기심이거나, 인간의 욕망의 비극. 이런 것들.
그에 반해 로맨스물은 사랑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을 보여주기에 무한하다. 또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하기에 보고 느낀 것을 현실로써 작용시킬 수 있다.
작품을 본다는 건,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본다고 할 수 있다. 호러물의 불편함보단, 로맨스물의 공감이 더욱 교훈적이고, 잔상이 오래 남는다.
-첨삭 내용-
위의 내용은 전부, 너의 몰지각한 취향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무지함만이 돋보인다.
어떤 로맨스는 어떤 훌륭한 호러물보다, 당연히 구리다.
어떤 호러물은 어떤 훌륭한 로맨스보다, 당연히 구리다.
겟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다. 호러다. 몹시 잘 만들었다.
백만장자의 첫사랑이라는 영화가 있다. 멜로다. 좆구리다.
장르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영화가 낫나, 연극이 낫나?
자기 취향에 근거해 뭐라 대답할 수 있겠으나,
어떤 영화는 어떤 연극보다 별로고,
어떤 연극은 어떤 영화보다 별로다.
아닌가?
작가가 더 낫나, 회사원이 낫나?
어떤 허접한 같은 작가는 어떤 평범한 회사원보다 당연히 별로다.
백인이 낫나, 흑인이 낫나?
백인이 당연히 낫죠!
라고 말한 것과 비슷한 부류의 이야기를 위에 네가 쓴 거다.
어떤 호러는 어떤 멜로보다 낫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그 사람의 장르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 봐야 한다.
너의 무지함에서 벗어나라. 저것과 비슷한 질문을 교수가 면접에서 던졌을 때,
네가 저렇게 대답한다면, 너는 반드시 떨어진다.
똑똑한 애를 뽑는 게 아니다. 덜 무지한 애를 뽑는 것이다.
근데 너는 극도로 무지함에 매몰되어 있다.
지금 나의 말들이 뼈아프게 다가오겠으나, 지금 미리 저런 생각을 뿌리뽑지 않으면
너는 면접에선 합격 절대 불가능이라고 단정적으로 나는 말하겠다.
너는 앞으로 장르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편견과 고정관념이라는 우물 안에서 벗어나라.
글에는 그걸 쓴 사람의 지문이 남는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수준이 보이는 법이다.
말도 마찬가지다. 말에도 그걸 말한 사람의 지문이 남는다.,
실기 작문은 글을 통해 그 사람의 수준을 보는 것이고,
면접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수준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니 1차 실기 작문 뿐 아니라, 면접 대비 또한 평소에 충실히 되어야 한다.
자신의 무지함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저 위의 글을 쓴 녀석의 합격 수기를 보자.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22학번 김OO
서울예대 극작과 입학을 위해 과외선생님을 수색 중이신 입시생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김 봉민 선생님의 가르침 밑에서 꾸준히 훈련한 끝에 이번 2022학년도 극작과 신입생전형에 합격한 학생입니다!
봉민 쌤의 수업은 글쓰기에 관한 기술을 명확하게 알려주십니다. 봉민 쌤의 적확하고도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자 하면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작문 퀄리티가 살아날지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렇게 ‘아, 콩트는 이렇게 쓰는 것이구나’, ‘서울예대 극작과 작문 시험은 이렇게 쓰는 것이구나’ 느끼며 열심히 훈련하면, 나의 작문 실력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봉민 쌤 수업의 장점은, 극작과 입시생으로서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지식을 아낌없이 가르쳐 주신다는 겁니다. 더불어 작가가 되려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하는지까지도 같이 생각하게 도와주십니다. 제가 극작과 입시의 2차 면접까지 무사히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봉민 쌤 수업의 커리큘럼이 좌우했다고 확신합니다.
김 봉민 선생님의 가르침 밑에서 꾸준한 노력으로 훈련할 수만 있다면,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합격은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작년, 이 수업의 문을 두드렸던 저를 잔뜩 칭찬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또한 독학도 해보고, 다른 과외 선생님도 만나보았지만, 결국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합격은 김봉민 선생님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얼른 그 지옥 같은 입시 기간을 ‘합격’이라는 글자로 매듭짓길 바라겠습니다!
나는 여태껏 내 모교인 서울예대 극작과에 수많은 제자(였다가 후배도 된 녀석들)들을
입학시켰다. 그리고 단언하는데, 불합격하는 덴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준비와 훈련과 연습,
그리고 피드백을 받는다면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제작한 위의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의 내용을
알뜰하게 모두 배우고 싶은, 진정 합격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모두 걸 정도로
절박한 학생이 있다면, 나 역시 나의 모든 노하우를 총동원하여
기필코 합격할 수 있도록 돕겠다.
단, 성실해야 한다. 자신의 무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절대적 다짐 또한 있어야 한다.
그런 입시생들만의 연락을 기다린다.
어설픈 자세의 지망생이라면, 단호히 그 연락을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