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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by 김봉민 2022. 1. 2.

몸똥아리는 지금의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과거나 미래 어딘가에 있어요. 

그러면서 기대를 하거나 후회를 하고, 실망을 하다가 슬퍼를 해요. 

이 현상의 이유를 나는 이제 좀 알겠어요. '지금'이 나는 늘 괴로웠어요. 

'여기'엔 내가 원하는 게 항상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여기에 안착해 있을 수가 없었고 

멀뚱히 저 높이 흘러가는 구름을 보거나 아예 눈을 질끗 왕창 감아버리고는 

지금의 여기가 아닌 곳을 상상하거나 곱씹은 거랍니다. 

미래에 다가올,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순간, 

과거에 내가 놓쳤던. 내가 행복했던 순간 같은 것들. 

혹은 지금의 여기와 반대되는 그 무수한 망상과 공상들.  

그 딴생각들을 받아적은 결과물들이 바로 이 처량한 글뭉치들 뿐이고요. 

이 글 속엔 나의 기쁨과 행복과 슬픔과 고난이 다 있고, 

내 지금의 여기엔 슬픔과 고난이 주로 채워져있으나 

이 글들이 널리 알려지면 내 지금의 여기- 현실 위엔 기쁨과 행복도 

일부분 적용 될 거예요. 그렇게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