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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을 보았다.

by 김봉민 2021. 11. 24.

우리는 오늘 랑종을 보았다. 

그 전에 우리는 동천만두에 가서 황당무계한 가격 책정으로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샤브샤브만두전골을 먹었고. 

그곳엔 자전거를 타고 갔다. 

자전거를 춥기엔 퍽 추운 날씨라 따듯하게 입고자 했으나, 

충분히 두껍게 입지는 않아 후회도 좀 하였다. 

 

우리는 오늘 랑종을 보았다. 

랑종을 본 후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도 보았다. 

그후엔 늦은 시간이었지만 일도 좀 하였다. 

일을 하는 것은 유쾌하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그렇다고 불쾌함을 겪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우리는 그후엔 라면을 먹었다. 라면은 열라면. 참치 한 캔을 넣고 끓였다. 

이렇게 먹는 건 가끔씩만 해야 한다고 내가 말했다. 

매번 이렇게 먹으면 물린다. 

 

우리는 오늘 랑종을 보았다. 

랑종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말하는 영감은 할망구와는 무관하다. 

이런 말장난을 적어보면서 

 

랑종이 우리에게 준 영감은 사실 몇 해 전에 

우리가 골똘히 골몰했던 것들이었다. 

그것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이 영감을 통해 우리는 얼마나 좋아질지 나빠질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영감을 받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서술을 앞으로 A4 100장은 더 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랄 건 매우 얄팍하겠지. 

여기서 관두겠다만, 

 

하나의 시점을 못 박아두고. 

 

그 전의 사건들을 보여준다. 

 

그다음은 다시 그 못 박아둔 시점으로 돌아와서 그후의 사건들을 보여준다. 

 

그러면 그 시점이 되게 중요하게 보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체 이야기를 구성해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고, 

마지막이니, 이렇게 농을 쳐본다. 

 

우리는 오늘 랑종을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