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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울증

by 김봉민 2018. 10. 5.

술을 마실 땐 대개 기분이 좋다. 그 대가는 적잖다. 

나는 주사가 우울증이다. 술 마신 다음 날엔 

무슨 법칙처럼 주울증이 몰려온다.

그걸 알면서도 역시 또 법칙처럼 술을 즐겨 마신다.

삶의 애환이 깊게 주름 잡혀서 그런 거라고 우길 수도 있지만, 

실은 단순한 이유다. 

술을 마실 땐 대개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나는 무슨 대가로 태어난 것일까. 


달리고 싶다. 땀을 빼면 우울이 좀 가신다.

지금은 비가 온다. 달릴 수 없다.

돔으로 된 스타디움이 있으면 달릴 수 있는데, 

내가 지금 그런 데에 있다. 

여기는 달릴 수 없는 돔 스타디움이라 달릴 수는 없다. 

오늘은 술을 마신 다음 날이다. 

법칙처럼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내일이나 내일 모레, 글피, 

나는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내 주울증의 대가도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