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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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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

by 김봉민 2018. 6. 10.



나는 두통을 달고 산다. 

처음엔 원래 다들 나처럼 두통을 달고 사는지 알았다. 

우물 안 두통인간이었다. 


그걸 알게 된 후 두통 제거에 힘을 쏟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 해보니 땀을 몸에서 빼내면 

도움이 된다는 설을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많이 타기 시작했지만 

땀이 많이 빠지진 않았다. 

동네 마실 나온 듯이 타는 게 문제였다. 



좀 더 힘들게, 

녹초가 되도록, 몸을 혹사시켜야 한다.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도 생각했다. 

조깅을 그렇게 많이 한다던데, 어디 한 번 나도 해보자! 

그렇게 시작한 지 10일 정도 되었다. 



아, 이거다! 



나의 취미는 앞으로 조깅이다! 

아직 초기라 운동화나 복장에 

금전 투여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앞으론 본격적으로 해봐야지. 

돈을 써야지. 


돈이든 시간이든 써야 달라지는 것이다. 

둘 다 쓸 수 있으면 써야 한다. 

그러지 않고 다른 현실을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다. 

그런 면에서 나는 명백히 정신병 초기였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대관절 '더 나은 사람'이 뭔지는 

여전히 구체적으로 잘은 모르겠지만, 

두통을 앓듯 계속 궁리하면, 언젠가 조깅 같은 걸 만나게 되겠지. 

내일도 그다음날도 조깅과 조깅 같은 걸 하자. 

죽을 때까지는 멀쩡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