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통을 달고 산다.
처음엔 원래 다들 나처럼 두통을 달고 사는지 알았다.
우물 안 두통인간이었다.
그걸 알게 된 후 두통 제거에 힘을 쏟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 해보니 땀을 몸에서 빼내면
도움이 된다는 설을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많이 타기 시작했지만
땀이 많이 빠지진 않았다.
동네 마실 나온 듯이 타는 게 문제였다.
좀 더 힘들게,
녹초가 되도록, 몸을 혹사시켜야 한다.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도 생각했다.
조깅을 그렇게 많이 한다던데, 어디 한 번 나도 해보자!
그렇게 시작한 지 10일 정도 되었다.
아, 이거다!
나의 취미는 앞으로 조깅이다!
아직 초기라 운동화나 복장에
금전 투여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앞으론 본격적으로 해봐야지.
돈을 써야지.
돈이든 시간이든 써야 달라지는 것이다.
둘 다 쓸 수 있으면 써야 한다.
그러지 않고 다른 현실을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다.
그런 면에서 나는 명백히 정신병 초기였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대관절 '더 나은 사람'이 뭔지는
여전히 구체적으로 잘은 모르겠지만,
두통을 앓듯 계속 궁리하면, 언젠가 조깅 같은 걸 만나게 되겠지.
내일도 그다음날도 조깅과 조깅 같은 걸 하자.
죽을 때까지는 멀쩡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