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래 봬도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다.
뭐, 다들 좋은 냄새를 구린내보다 당연히 좋아하겠지만,
그게 좀 남들보다 유별나다는 뜻이다.
페브리즈에 가져다 바친 돈도 만만치 않고,
섬유유연제에도 비싼 걸 선호한다. 왜?
비싼 게 좋더라고..
양키캔들도 당연히 갖고 있다. 미드나잇 자스민 향이다.
저 캔들 워머도 싼 게 아니다. 싼 게 아니라고!!
근데 양키 캔들 미드나잇 자스민..
별로였다. 그다지 감흥이 없었단 뜻이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걸 사기로 했다.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거 아님. 이 브랜드의 온라인샵에서 사진 가져왔음. 이 사진만 갖고 온 것임!
블리스풀 모멘트라는 브랜드이다. 이 제품은 서양배캔들 ㅋ 잘 어울린다
독립샵에서 팔고 있는데, 솔직히 모양 보고 샀다.
향기를 맡고 살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향기 맡을 수 있는 향초 온라인샵이 있으면 참 좋겠다)
캔들은 향도 향이지만 인테리어의 일부이다,
라고 나는 주장하는 축에 속한다.
왜? 캔들의 향이 미친듯이 좋다 치자.
근데 모양이 똥모양이라면, 혹은 해골모양이라면, 또는 바퀴벌레 모양이라면,
갖고 싶나?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모양을 보고 샀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아무리 비싼 걸 좋아해도 무한정 비싼 것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걸 좋아한다.
만에 하나, 아주 고마운 사람에게 줄 선물용으로나
집 인테리어용으로 힘을 준다 쳐도, 향초가 20만원을 넘으면,
좀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쓰면 쓸수록 사라지니까 나중에 생색내기가 애매해진다)
그리고 이렇게 도착을 해버린 것이다.
포장돼서 와버렸다. 선물로 바로 누구에게 줘도 될 것 같지만,
나는 인색한 사람이다. 그래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포장된 걸 받으니 기분이
불쾌할 리가 없는 것이다. 좋았다. 음. 좋았다.
포장을 벗기니, 이렇게 조심스러운 자태를..!
그리고, 이 캔들의 모양은 실제로 이랬다! (샵에 있는 이미지는 구라가 아니었던 것이다)
수제 향초가 확실해! 뭔가 정성스러운 걸 소유하게 된 기분이다.
밴드 10cm가 확 뜨기 전, 그들의 노래를 나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만
듣고 있다는 기분 같달까?
향기가 궁금해진다. 즉각적으로
불을 붙여본다.
으~!~!~!
바로 퍼진다. 양키캔들로 부족했던 부분이 충족되어진다!
기술적으로 어렵겠지만, 어떻게든 오프라인 서비스와 연동시키면
향기 맡아본 후 향초를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미국에선 '와비파커'라는 브랜드가
안경을 써본 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며
아주 크게 성공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못 하지. 생각은 누가 못 하나. ㅋㅋ
하나는 이렇게 책상에 올려놨고,
다른 하나는 화장실에 놨다!
그래, 언제까지 페브리즈 에어로만, 나로 인해 야기되는
화장실 악취를! 해결할 수 없는 법이니까...
그리고 실제로 화장실 냄새가 줄었다 ㅠ. ㅠ
굳이 불을 붙이지 않아도 계속 은은하게 향기가 퍼저나가니,
나같이 혼자 사는 사람의 집에 있는 화장실에선
얼마든지 화장실 덩내를 수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번에 선물용으로 몇 개를 더 구입할 생각이다.
나 원래 이렇게 남의 물건 리뷰 잘 안 하는데, 게다가 추천도 잘 안하는데,
이러는 이유?
그만큼 향이 좋고, 가성비도 좋다.
또한, 그 무엇보다 독립온라인샵의 경우, 따로 즐겨찾기 해놓기가 꺼려진다.
그래서 가끔, 그 샵이 어디였지? 헤매며 시간을 허비하거나,
혹은 아예 망각의 저편으로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고...
그러니 일단 여기 이렇게 기록해두고, 필요할 때 들어와서 저 링크 누르고
사야지. ㅇㅇ 저 샵 안 망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이상. 나가서 런닝을 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