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불이 타고 있다.
꺼지지가 않는다. 탄내가 난다. 원망스럽다.
이 불을 꺼야 한다고
아주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
꺼지지가 않아 자책을 일삼아왔다.
이젠 안다. 이 불은 꺼지지 않는 불이다.
끄기를 포기해야 한다. 체념은 아니다.
죽을 때까진 죽은 게 아니고,
살아있는 것이다. 이 불을 잘 달래주는 거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겠다. 나는 살아야 한다.
운이 닿는다면, 이 불이 나 같은 인간들이
필요로 할 때 고기라도 구워먹을 수 있게
사용되면 좋겠다. 사람은 꿈이 있어야 사람이다.
살아도 꿈 없이 죽은 것처럼 살면,
진정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고기를 먹고 싶다.
탄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