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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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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반달

by 김봉민 2018. 5. 10.

그래도 가족이니까 어쨌든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


이 말은 가족에게 지대한 사랑받은 네가, 

그렇지 못하긴 커녕, 

괴로움만  줄창  받아 괴로웠던 내게 할 말은 아니다. 

네 아빠가, 네가 5살이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성폭력을 저질러왔는데도

너는 네 아버지를 사랑할 자신이 있는가? 

그게 성폭력이 아니라 언어폭력이었다면, 

그래도 좀 괜찮은 거야? 



정말 괜찮다면, 그럼 정말,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한다, 

라는 말을 내 앞에서 해라, 이 어설픈 가족주의자야.



아무 예쁜 짓도 안 했는데, 

아무 이유 없이 예쁨 받았으니까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뭘 말해도 설득력을 갖췄을 거란 그 오만함. 

내가 너였으면 지금의 너보다 훨씬 더 잘 살았겠다. 

아냐? 어디서 그 더러운 유니세프질인가?

그렇게 사랑을 받았는데도 그 정도로 밖에 왜 못 살았냐? 

 


이런 말을 들으면 발끈했을 주제에 

어디서 훈장질인가. 



때문에 누군가는 내가 쏟아 낸 이런 이야기가 거북할 텐데, 

나는 가족이니까 어쨌든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 라는 말에 베였다. 

  


근데 나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실제 주둥이를 빌려  

말해본 적이 없다. 역으로 그런 말을 귀에 주워담아 

들었던 적은 너무도 많다. 거지 새끼를 부자 새끼들이 

두들겨 팬 격이다. 나는 무식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러나 이제 안다. 나보다 더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본 

인간은 몇 없다. 나는 가족에 대해 늘 생각했다. 

천국에 사는 인간이 천국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거의 없지만, 지옥에 사는 인간이 천국에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건 본능이란 말이다. 


 

가족의 달. 이것 때문에 나는 괴롭다. 가족의 달. 

나는 가족 때문에 죽고 싶었다, 

가족에 대해 오해하면 안 된다.

그것은 사랑을 주고 받는 소사이어티가 아니라, 

그냥 뭔가 주고 받는 소사이어티다. 

그 뭔가가 괴로움이라 괴로움을 

계속 주고 받는 가족이 있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뭔가가 사랑이라 사랑을 

계속 주고 받는 가족도 있다. 그뿐이다. 

잘난 척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