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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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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기

by 김봉민 2018. 2. 11.


음악이든 팟캐스트든, 이젠 좀 덜 들어야지. 

시간과 정서의 공백을 잘 못 버티기에 

그런 걸 노상 틀어놨던 것 같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외로웠다. 

뭐라도 달팽이관으로 침투하게 만들어 

그때그때 외로움으로부터 줄행랑 치는 심정으로 있었다. 

그러나 기나긴 조용함. 

지긋지긋 할 정도의 적막함. 

좋게 말하자면 고요함. 

그 안에 방치돼 있어야만 

나는 내가 맞닥뜨리고 싶은 생각에 대해

온전히 골몰할 수가 있다. 



행복하고 싶다.



작년엔 울화통만 자꾸 두들겼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대화를 안 해 버릇해서 그런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요즘엔 대화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해야 하는데, 

인터넷에 점령당한 것 같다.



혼자 있을 때 잘 있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잘 있을 리 없다.

그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일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잘 있는 사람이 

둘이 있을 때도 잘 있다.

상대방을 안 괴롭힐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누구보다도 잘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