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든 팟캐스트든, 이젠 좀 덜 들어야지.
시간과 정서의 공백을 잘 못 버티기에
그런 걸 노상 틀어놨던 것 같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외로웠다.
뭐라도 달팽이관으로 침투하게 만들어
그때그때 외로움으로부터 줄행랑 치는 심정으로 있었다.
그러나 기나긴 조용함.
지긋지긋 할 정도의 적막함.
좋게 말하자면 고요함.
그 안에 방치돼 있어야만
나는 내가 맞닥뜨리고 싶은 생각에 대해
온전히 골몰할 수가 있다.
행복하고 싶다.
작년엔 울화통만 자꾸 두들겼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대화를 안 해 버릇해서 그런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요즘엔 대화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해야 하는데,
인터넷에 점령당한 것 같다.
혼자 있을 때 잘 있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잘 있을 리 없다.
그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일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잘 있는 사람이
둘이 있을 때도 잘 있다.
상대방을 안 괴롭힐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누구보다도 잘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