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이 또 돌고, 그르르륵, 그르르르르륵, 그륵,
긁히는 아픔과 퍼져나가는 우울.
재밌어지기 위해선 발군의 노력,
혹은 발악적 시도와 친해져야 한다.
나의 맷돌이 주기적으로 도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의 인간이기 때문이야.
그러면서 행복을 말하며 불안해 하고
슬픔을 말하며 웃기도 한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판단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단 걸 이제는 느낀다.
그럼에도 내 마음을 외면하는 형국이 되었다.
탐욕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외면을 그만해야 될 것 같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될 만한 가치가 있으리라.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자.
재밌는 사람도 되자. 맷돌을 존중하자.
마찰 없는 운동은 이론상에만 있다.
나는 실재적인 사람이므로 이 마찰은 그저 세금인 것으로 간주하자.
이렇게 서툴고 어색하고 바보 같은 모습으로,
어쨌든 이게 나인 것은 분명한, 바로 이 모습으로,
맷돌마저도 내 것인 채,
요즘 나는 산다.
*오늘 유순이는 처음으로 산책을 했다. 오랜 시간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