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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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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1집

by 김봉민 2017. 9. 16.


-어디서 배운 말장난을 이렇게 남겨본다.


-이번에 쓰는 문장과 이 위에 쓴 문장과 이 아래에 남기게 될 문장이 꼭 어떠한 관계성을 갖을 필요는 없다는 것에 이러한 류의 글쓰기는 장점을 갖는다 


-나이를 들수록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내 인생에 필요한 게 아니라던 이강백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5명으로 인생 사는 거라고 하셨다. 수첩을 보여주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지금 이렇게 내 침대에 건방지게 누워있다. 이렇게 건방지게 누워있다. 이렇게 건방지게 있다. 이렇게 있다. 


-있다, 가 주로 끝까지 남는다 


-오늘은 내가 마지막으로 주먹질을 하며 싸웠던 추수엽 이야기를 했었다. 


-추수엽은 나랑 싸운 고1 이후 고3까지 나름 가깝게 지냈었다 


-2002년인가, 급성 폐렴으로 죽었단 소식을 들었으나, 나는 추수엽의 장례식에 가지 않았다 


-술 먹고 안 간 것도, 조의금이 없어서 안 간 것도, 거기 가면 죽음이라는 절대 형식과 맞닥드리는 게 부담스러워서 안 것도 사실이다 


-이 새벽에 왜 이런 생각을 하고 건방지게 누워 있는 걸까 


-이강백 선생님을 뵙고 싶을 때가 3년에 한 번씩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이강백 선생님에게도 소중해졌을 때 뵙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일방적 관계로 누군가를 만나는 건 싫다.


-당당하고픈 자부심인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방짐인가 


-그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지만, 그 누구를 만나도 해결 안 될 게 있고, 그래서 만난다는 행위 자체가 버겁게 느껴저서 아무도 안 만났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도 명백한 것은 안 되는 건 안되는 거란 사실. 그것은 주로 어프로치의 문제다


-내 이 삶의 넌센스를 천천히 해결해나가자 


-나는 여기 있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 복잡하고 있었고, 어렵게 있었기 때문이다 


-열매를 맺고 싶다면 뿌리부터 내려야 한다 


-서러워 마라. 불공평한 세상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희망 같은 걸 나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잘 쓰려 애 쓸 필요가 없는 이유는, 잘 쓰려 할 수록 오히려 잘 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잘 살려 아등바등 하지 말고, 하기 싫은 거나 하지 말고 살자. 


-이강백 선생님. 당신 말이 맞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초보입니다 


-초보 운전의 여파로 사고사 하는 인간을 줄이는 데 약소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졸음이 몰려오는 이 새벽, 이 얄팍한 기록을 남겨 그래도 뿌듯하게 눈을 감을 수 있구나 


-뿌리를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