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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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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장치돌고래

by 김봉민 2017. 9. 14.


아름답지도 않고 추하지도 않은 하늘 아래. 

아니지, 어쩌면, 

아름답고도 추한 하늘, 혹은 

아름다워서 추한, 그것도 아니면 추해서 아름다운, 

아무튼 하늘 아래에서 외로움을 생각해본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중력에 반하는 몸동작을 펼치며 자발적이고도 고의적으로 

땀을 흘리고는 시원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비빔면을 끓여먹기 직전, 바로 그 순간에 와 있다. 


어디 보자, 내 나이도 이제 34살이고, 

그에 걸맞게 흰머리가 조금씩 나고 있다. 

중력의 힘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뭐 고작 이 정도인 것을 

왜들 그렇게 처참하게 여겼나 싶다.

어차피 언젠가는 외로움을 생각하며 노인이 될 것이다. 

아름답지도 않고 추하지도 않은 노인이 아니라, 

그냥 그 앞에 그 어떤 형용도 필요가 없는 

말끔한 노인, 그 자체가 되기를 모쪼록 바란다.


그리고 어쩐지 외로움을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사람은 좋아하는 

내 유별난 마음은, 

내가 24시간 자연스럽게 땀을 흘리고도 

전체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 특정 한 사람을 그린다.

너랑 비빔면을 먹으면 저 하늘에 구멍이 나도 

당분간은 버티는 게 가능할 텐데, 

객기를 조금 부리자면 하늘 아래에서 하늘 위를 

안 부러워 하는 것도 시도할 법 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자연스러운 건강하지 못함이 

자연스럽게 미안해진다. 건강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