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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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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을 들으며 - 김봉민의 뇌스트레칭

by 김봉민 2017. 5. 8.


-이인증이라는, 현상이 있다고 한다. 


-이인증을 병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병이 아니라 현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모든 병은 현상에 포함된다.


-모든 현상이 병인 것은 아니다.


-현대 의학의 주된 습관 중 하나는 분명히, 수많은, 허나 알고 보면 쓰잘데기 없는, 고유명사를 양산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유명사를 '병'으로 취급해버린다.


-이인증. 사람이라면 누구나 앓는 현상. 


-내가 신병교육대에 있을 때. 나는 '내가 누군가', 생각했다. 내 자체가 낯설었다. 


-내가 인도에 막 도착한 후, 혼자 델리의 어느 여관방에 누워있을 때, 나는 내가 누구지, 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이 생경스럽게 느껴졌다.


-영월문화재단과 계약하러 내려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우리 회사 인감도장을 확인하다가 나는, 내가 누구지, 고민했다. 


-데자뷰의 반대말, 자메뷰


-인간이 자기 자신을 '나'라고 자각하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기억


-그리고 기억에 대한 자신의 해석 


-또한 기억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관한 기억마저도 필요하겠네 


-삶의 고독함에 압도되어버린 사람은 그러하다


-그렇지 않을 사람은 다를 수 있다.


- 다른 건 몰라도, 이따금 기억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관한 기억을 잃게 되더라도, 


-네가 누구인지, 네가 말했던 것을, 내가 잘 기억해뒀다가, 네가 필요로 할 때 네가 누구인지 내가 말해줄게


-수준 높은 문학 예술은 의학에 포함되어야 한다. 사람을 낫게 하니까. 


-까마득하게 수준 높은 문학 예술은 의학 이상이다. 사람을 구원한다.


-너는 너다. 


-너는 내가 누구인지, 온몸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현상을 나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후첨) 

- 궁리해보니, 이인증이라는 현상은 자기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가 누구인지 말하면, 그게 마치 조작된 뉴스를 퍼트린 것처럼, '외부'에서 처리해버리는 상황이 중첩되고 누적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일단 안을 더 단단히 하거나, 아니면 밖을 교정하든가 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