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 준비로 하루하루 영혼을 불사르고 있을 여러분.
재밌게도 글을 쓰면 쓸수록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있는 분이 꽤 있을 겁니다.
그 놀라운 사실은 약간은 허무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글을 쓰면 쓸수록,
글을 어떻게 쓰는 거지?
라는 생각에 접어드는 것입니다. 분명 나름 동네에서 글 좀 쓴다고 자부하며 살았을 텐데,
이제 남들보다 잘 쓸 생각을 하니, 글쓰는 게 점점점 더더더 모르겠는,
미쳐버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시험은 코앞인데, 이러한 징크스에 빠지게 되면
모든 걸 놔버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아래 글을 봅시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라는 단순 문장보다는,
“나는 그녀를 만나고 지구 평화에 깊은 관심이 생겼다. 에볼라 창궐에 대한 대책 강구에 세계 각국 정상들이 더 많이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IS의 테러 행위가 박멸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조속한 안정화에도 신경쓰게 되었다. 에볼라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IS 테러가 우리나라에 펼쳐지고, 후쿠시마 원자력의 영향이 우리나라에 미치게 된다면, 행여 그녀의 무병장수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 그녀는 건강해야만 한다. 반드시 나와 함께 노인이 되어야 한다. 그녀가 늙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내 유일한 꿈이 되었다.”
라는 단순 문장보다는,
“나는 그녀를 만나고 지구 평화에 깊은 관심이 생겼다. 에볼라 창궐에 대한 대책 강구에 세계 각국 정상들이 더 많이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IS의 테러 행위가 박멸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조속한 안정화에도 신경쓰게 되었다. 에볼라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IS 테러가 우리나라에 펼쳐지고, 후쿠시마 원자력의 영향이 우리나라에 미치게 된다면, 행여 그녀의 무병장수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 그녀는 건강해야만 한다. 반드시 나와 함께 노인이 되어야 한다. 그녀가 늙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내 유일한 꿈이 되었다.”
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적는 겁니다.
간단합니다. '고유명사' 위주로 글을 쓰자고 생각하면,
글이 안 써지는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고유명사에 승리가 있습니다!
위의 글에서 '에볼라', 'IS 테러',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같은 소재는 모두
고유명사입니다. 추상명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추상적으로 떠오린 것을 고유명사 위주로,
정말 구체적으로 써주자 마음 먹어봅시다.
이렇게 되면, 글의 내용이 생생해집니다. 진짜 같아집니다.
개성도 부여됩시다. 좀 더 읽어볼까요?
<평온하다>
잠이 온다. 잘 수 있다.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친구들은 이런 내 맘을 알까.
친구들은 회사에서 일하며 땀 빼고 있겠지.
어제는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평온한
하루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기쁘다.
행복한 하루다.
-구리다
눈꺼풀이 1톤이 된 기분. 내 라텍스 침대 위에 눕는다.
1톤이 2톤이 된다.
3개월 전, 2만 5천원 주고 산 분홍색 이불로 몸을 덮는다.
내 뻐드렁니가 더욱 빛을 발한다. 희희희.
창권이는 이런 내 맘을 알까.
창권이는 대머리와 가발, 그 미세한 사이로
왕방울만 한 땀을 흘리며 자기가 노예로 복무 중인 쿠팡의
3분기 실적을 표로 옮기고 있을 것이다. 희희희희.
어제는 과외를 세 탕이나 하느라 고됐다.
그래도 덕분에 이런 하루를 맞이 하게 되.. 졸.. 쿨쿨...
-구리지는 않다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짜증이 나고, 뭔가 나쁜 것만 생각한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 것까지 상상한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참아야지,
그럴수록 상상은 멈추지 않고, 더 못 된 생각을 한다.
무언가를 부숴 버리고 싶다. 아름다운 것은 없애 버리고 싶다.
분노의 감정에서 쉽사리 헤어나올 수가 없다.
세상에서 나만 화가 나 있고, 사람들은 행복한 것 같다.
-구림
(화가 난다)
길을 걷다가 문득 나는, 지구 멸망에 대해 상상했다.
정말로 지구가 완전히 멸망하면 곤란하겠으나, 까짓 거 절반의 멸망 정도는 괜찮잖아?
갑자기 침도 뱉고 싶다. 청와대 지붕에다가 한 2리터 남짓, 카악 퉤에.
저 푸르른 나무는 뿌리째 뽑아 두만강까지 던져 버리고 싶다.
아름다운 초록색 잎사귀를 차마 볼 수가 없으니까.
지나는 사람들을 본다. 저 커플, 행복해보인다. 너무, 몹시, 행복해, 보인다.
-구리지는 않음
고유명사 위주로 써준 게 훨씬 낫습니다.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네. 취향은 대부분 존중하려 애쓰지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글쓰기에 있어선 싸이코패스입니다.
남들과 전혀 다른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극작과 입학을 포기하는 게
본인 삶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도움이 될 겁니다 -
*철학책이 읽기 힘든 이유? 추상명사 위주여서, 이해하기 어렵다.
소설이 그나마 철학책보다 나은 이유?
고유명사 위주라서. 생생하다. 진짜 같다. 읽을 맛이 난다.
징크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생각하는 개념을 추상적으로 쓰려다보니,
자꾸 헛소리 하는 것 같고, 일단 자기 스스로도 재미가 없다 여겨지니,
글이 안 써지는 겁니다. 간단히 생각합시다.
10초 단위의 내용을 다루고,
고유명사 위주로 단어를 구성해야지
라고 마음 먹으면 못 쓸 글이 없습니다.
막연한 감에 의존해 글을 쓰는 건 불합격하겠다는 불쌍한 선전포고와 다름 없습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기술에 근거해 글을 써야 합니다.
이 작문도 읽어봅시다.
제가 가르친 학생이 쓴 글입니다. 감 같은, 변동적인 것에 의존해서 쓰지 않았습니다.
고유명사로 쓴다는 심리적 기술과
탄탄한 구조의 내용을 만들기 위해 개요 만드는 기술에 근거해 쓴 겁니다.
기술입니다.
구체적으로 씁니다. 고유명사가 승리합니다.
개요 없이 글 쓰시는 분들은?
개요 짭시다. 합격하고 싶으면, 개요가 있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이 포스팅에 다 적어줄 순 없습니다.
너무 오래 걸려요.
로버트 맥키 선생님께서 쓰신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읽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우리 극작인들 사이에선 '성경'으로 불리는 책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두껍다는 것.
그리고 이해가 쉽지 않다는 것.
그 내용을 간추려서 듣고 싶으면 제가 운영하는 수업을 고려해보세요.
100% 합격 장담은 못 하지만,
그 전과는 다른 글쓰기 실력이 장착되는 건 장담합니다.
<수업 안내>
.1주일 2회 X 하루 3시간 -> 총 8회
.협의 통해 세부 일정 확정
.매일 상당량의 과제 있음
.이메일 피드백 통한 첨삭 병행
(*과제 상태 불량시 환불 조치* )
.구두문답 (면접) 대비 동시 진행
.3인 이하, 소수정예로 수업함
.수업료: 한달 45만원
<온라인 첨삭>
입시 준비 스케줄 짜드림
.매일 과제 상태 이메일 통해 점검 후 피드백
(*과제 상태 불량시 환불 조치* )
.합격권 작문 25개 제공 및
다수 작문 자료 제공
.수업료: 한달 25만원
사실, 꼭 극작과에 입학해야 글을 잘 쓰게 되는 건 아닙니다.
충분히 혼자서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요.
다만, 문제는 혼자서 써서는 오래 못 쓴다는 것.
고독과 외로움이 극심하다는 것.
여러분의 주변 사람들 중 아무도 여러분의 글쓰기를 응원해주지
않을 거라는 것. 포기하라고 종용할 겁니다.
응원할 근거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그러니 대충대충 하지 말고,
정말 프로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