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어떤 시제가 나오든 그에 맞춰 변형할 수 있는 '나만의 레퍼런스 작문'을 최소 10 개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늘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써야 대체 '나만의 레퍼런스'로 써먹을 수 있을까.
최소 아래 작문 퀄리티는 보장이 되어야만 한다.
이정도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과감히 버리고 새 작문 쓰기에 돌입하거나
수정을 통해 보완이 가능한 정도라면, 하루라도 빨리 디벨롭을 시도해야만 한다.
그동안 쓴 연습 작문들,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작문들을 고이고이 보관했다가 레퍼런스로 써먹는다면 당연히 그 엔딩은 불합격이 될 수밖에 없다.
몇 개를 가지고 있느냐가 최우선의 문제가 아니다.
2,3 개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작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가 중요하다.
누가 봐도 불합격 수준의 작문을,
그저 썼다는 것에 위안을 받으며 껴안고 있어선 안 된다.
아래 예시 작문을 보자.
합격권 작문 예시
시제:내 생애 운수 좋은 날
제목: 돈 바꿔주는 동굴
부산시 해안 북동쪽으로 30km 떨어진 무인도 어느 동굴 앞에서, 나는 환희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 그 블로그 글이 사실이라면,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운수 좋은 날이다. 나는 동굴 앞에서 기어다니는 애벌레 한 마리를 주워들었다. 그러곤, 암흑이 드리운 동굴 안 쪽으로 힘껏 던졌다. 슉!... 고요하다. 그 네이버 글은 거짓말인가? 웅---- 어라, 동굴 안쪽에서 기이한 소리가? 툭... 동굴 안쪽으로부터, 5만 원권 지폐 뭉치가 무심하듯 툭, 던져졌다. 진짜다, 진짜!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운수 좋은 날이다!
「부산시 해안 북동쪽 30km 지점의 무인도에는 신비한 동굴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생명을 돈으로 바꿔주는 동굴이라는데요. 어느 생명이든 동굴 안쪽으로 넣으면 무려 1억 원의 지폐로 바꿔준다고 합니다. 출처- NAVER 블로그 [미스터리 괴담 모음]」
사다리 타기, 파워볼, 홀짝 등 불법도박으로 모든 재산을 탕진한 나를 구원해 준 블로그 글이다. 저 블로그 글을 보곤,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인 치와와 초코와 고양이 캔디를 반려동물 케이지에 넣곤 원양어선 브로커를 통해 이 무인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내 생애 운수 좋은 날이 확실하다. 동굴에서 나온 지폐뭉치를 1시간 동안 집중하며 세보니, 2,000장, 1억이 확실했다. 오늘은 내 인생이 바뀌는 날, 살랑살랑 불어오는 무인도의 바닷바람 마저 희망차다. 내 앞에 있는 동굴로, 불법도박으로 망쳐버린 내 인생을 재기 하겠다. 나는 반려동물 케이지 안에 있는 치와와 초코와 고양이 캔디를 노려보았다.
애벌레의 희생 실험으로써 보장은 되어있었다. 애벌레의 생명과 맞바꾼 1억 지폐뭉치를 짱돌로 잘 고정시켰다. 그리곤 초코가 들어있는 케이지의 문을 열고, 초코의 옆구리를 잡고 들어올렸다. 바닷바람에 초코의 까만 털들이 쉬잉- 날렸다. 3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초코를 돈으로 바꾸다니, 나도 죄책감이 안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1억이라는 액수는 내 죄책감을 충분히 눌러버릴 만큼의 액수였고, 나는 마음을 강하게 먹기로 했다. 들어올린 초코를, 저 동굴 암흑 너머로, 힘껏 던졌다. 고요가 지속되었고, 웅- 기이한 소리가 들리다가, 툭....
1억. 이젠 이 지폐더미를 굳이 세어볼 필요도 없다. 나는 동굴을 완벽히 신뢰하고 있었다. 2시간도 안 돼서 나에게 2억이라는 거금이 쥐어졌다. 나는 만세 자세를 취하며 내 생애 가장 운수 좋은 날을 잠깐 만끽했다. 쉬잉-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내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초코의 생명과 맞바꾼 1억 뭉치를, 애벌레의 생명과 맞바꾼 그의 뭉치 옆에 짱돌로 잘 고정시켜두었다. 야옹- 야음-. 케이지 안에서, 내가 10년 간 소중히 키운 캔디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마음 한 켠이 아련해졌다. 나는 어느새 거칠어진 바닷바 림을 맞으며 마음을 굳게 잡았다. 내 바뀔 앞날의 인생을 생각하자. 내가 하던 불법도박은 정직한 주식투자로, 연신 마셔대던 빨간 참이슬은 72년산 발렌타인 와 인으로, 맨 마셔대던 레쓰비는 5,200원 스타벅스 커피로. 그래, 겨우 찾아온 내 생의 운수 좋은 날을 놓치지 말자. 나는 케이지를 열어 캔디를 꺼냈다. 거센 바닷바람으로 캔디의 하얀 털이 어지럽게 날렸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캔디를 동굴 쪽으로 힘껏 던졌다. 무섭도록 고요해졌다. 하지만 웅- 기이한 소리는 찾아왔고, 이내, 툭.....
잠깐 죄책감의 슬픔이 몰아치다가, 막상 다시 나온 1억 원 뭉치를 보니 만세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3억원의 돈이 내 손에 쥐어졌다. 앞으로의 인생이 기대된다. 내 생애 가장 운수 좋았던,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다시 돌아가 원양어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나의 제 2의 인생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살랑살랑 불었던, 쉬임- 불었던, 거칠게 불었던 무인도의 바닷바람이 어느새 폭풍에 버금가는 바람으로 변모했다. 자칫 날아갈 것 같은 몸에 바위를 붙잡고 버티고 있었는데, 푸드드드득- 아뿔싸! 짱돌로 고정해 놓았던 나의 3억의 지폐들이 폭풍 바람에 떠밀려 다시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내 돈 내 인생을 바꿔줄 돈!
나는 급히 동굴 쪽으로 뛰었다. 한 푼의 돈이라도 더 잡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폭풍바람이 훙- 하고 불자, 나의 등이 떠밀리며 내 몸은 동굴 속으로 빨려들고 말았다.
고요.... 웅---- 툭.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바람은 잠잠해졌다. 눈을 떠보니, 애벌레와, 초코와, 캔디가 보였다. 3억 원의 돈이 다시 동굴로 들어가 제 모습을 찾은 듯 했다.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 다시 저 녀석들을 동굴 속으로 던져 넣으면 된다. 나는 몸을 일으켰... 어라,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일으켜지질 않는다.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의 생명이, 1억과 맞바뀌었다고. 그토록 돈의 야망을 쫓으며 살던 나는, 돈,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애벌레가 기어와, 돈이 된 내 몸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초코가 다가와, 돈이 된 내 몸에 똥을 싸기 시작했다.
캔디가 다가와, 온기 된 내 몸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야망에 사로잡힌 나의 과거를 떠올리고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었다.
내 생애 운수 좋은 날도, 바뀔 인생의 앞날도,
이젠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끝-
왜 합격권 작문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자.
1. 로그라인에 시제 적극 반영
--> 로그라인 단계에서부터 시제를 적극 반영했을 뿐 아니라, 아예 직접적으로 사용까지 해줬다.
당연히 시제 사용해 준 부분에 알아볼 수 있도록 밑줄 처리까지 해줬고. 시제 연관성 확보는 작문 쓰기의 가장 첫번 째 조건이다.
아무리 잘 써도 시제 연관성이 확보 안 되면 불합격이기 때문.
2. 명확한 미션 제시
-->서에서는 반드시 미션(주인공의 욕망이 심화된 것)이 나와야만 한다.
이 글 속에서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를 아주 명확하게 간결하게 제시해줬다. (이 동굴로, 불법도박으로 망쳐버린 내 인생을 재기하겠다)
이게 안 되면 그 뒤는 심사관이 아예 읽어주지도 않는다.
글의 핵심 방향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 글을 끝까지 읽어봐야 시간낭비라는 것을,
하루에도 몇 백 개의 글을 읽는 심사관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3. 간결한 오프닝
-->이 작문은 서+본1의 구조다.
서에서 반드시 나와야 하는 것 (주인공 수식어, 미션)만 간결하게 보여준 후,
바로 본1에 들어간 구조라는 거다.
오프닝이 길어질수록 홀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뭘 말하려는 건데?' '그래서 대체 본론이 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들어가야 할 것만 충실하게 다 들어가 있다면 오프닝은 간결할수록 좋은 법이다.
4. 고퀄일반공식 사용
-->서-본123에 이르기까지는 물론이고,
결의 3단 구성도 매우 촘촘하게 되어있다.
결은 미션의 성패를 다룬다.
이 작문이 서에서 제시한 미션은 '이 동굴을 활용하여 불법도박으로 망친 인생을 재기하겠다'였다.
따라서
가결은 동굴로 만들어 낸 3억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겠다 (미션 성공)
꺾기 거센 바람에 3억의 지폐 더미가 동굴 안으로 들어감. 지폐를 주우려 동굴로 들어간 나. 그 안에서 다시 생명으로 변한 애벌레, 초코, 캔디와 마주침. 다시 이들을 돈으로 바꾸려 함.
만약 꺾기에서 주요하게 쓰이는 '바람'에 대한 니쥬가 없었다면, 이 꺾기는 좋지 못한 꺾기라 할 수 있다. 서~본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걸로 결을 만들려 하다보면 오도시 한방형 작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문에서는 계속해서 바람 부는 묘사(털이 휭-날렸다 등), '거센 바닷바람' 등 니쥬를 착실하게 깔아주었기 때문에 결에서 바람에 돈이 날린다는 상황으로 꺾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
진결 동굴에 들어와 돈이 되어버린 나. 더 이상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없다. (미션 실패)
본에서 주요하게 쓰인 것들 - 동굴, 바람, 애벌레, 초코, 캔디, 돈-을 다 모아서 꺾어준 결과로 진결을 만들어 냈다. 이래야만 비로소 결을 통해 긍정적 페이오프가 생성되는 것이다.
혹시 아직 고퀄일반공식이 뭔지,
미션은 뭐고 꺾기는 또 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아래 교본을 통해 일단 기본 용어와 개념에 대해 먼저 익히고 다시 이 글을 보도록 해라.
진지하게 언시를 준비하고 있다면
적어도 이정도 수준의 작문을 최소 10개는 만들어놔야 한다.
이번 년도에 합격한 제자 중 한 명은,
작년 말부터 시작해서 1년 남짓 되는 시간동안 본인만의 레퍼런스 작문을 20개 정도 만들었다.
그저 그런 것들 다 추리고, 최종 에이스로 쓸 수 있는 것만 추려봤을 때 그정도였다.
합격하는 인간들이 누군지 몹시도 궁금할 텐데,
이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진 후에
본인만의 포트폴리오까지 착실하게 쌓은 놈들이 합격한다.
심사하는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면, 본인이 당장 해야할 것들이 뭔지 조금이라도 보이게 될 거다.
로개요를 만들고,
허점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최대한 수정하자.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했음에도 계속해서 허점이 보인다면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걸 짜자.
시간 낭비는 독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2025년도에는 지긋지긋한 언시생 신분을 청산하고 피디가 되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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