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이 코앞에 다가왔다.
작년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실기 작문에 나왔던 시제를 살펴볼까?
2024 정시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시제
:3월 23일에 탈출한 얼룩말 세로랑 중학생 가로가 만나서 24시간 동안 있었던 일을 조명하라.
그렇다. 이렇게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상황 제시형 시제'가 왕왕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실기 작문에 출제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처를 안 하고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실기 작문 시험장에 가겠다는 건
다시 또 내년을 기약하겠다는 선언을 해버린 것과 다름없다.
아래 작문은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하여 극작과 24학번이 된 내 제자가 썼던 연습 작문이다.
이를 통해 상황 제시형 시제가 나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시제
당신은 잠수함 안에 있고, 잠수함은 바다 속에 있다. 잠수함은 망가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쓰시오.
- 로그라인
주인공 수식어 : 한 작품도 유명해진 적이 없는 39세 무명작가
욕망 :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다.
방해물 : 잠수함에 갇혀 죽게 생겼다.
- 개요
서론) 잠수함 안에 갇혔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본1) 챙겨온 물감 5개를 꺼내 여러 색을 만든다.
본2) 잠수함 벽에 바다를 그리고 도화지를 꺼내 초상화를 그려 바다 속에 갇힌 나를 표현한다.
본3) 그림의 가격을 측정한다. 한 10만원은 받아야겠다 생각한다.
가결) 결국 잠수함에서 나갈 수 없다. 마치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유명한 화가가 되지 않는 내 모습 같다. 잠수함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꺾기) 100년 뒤, 잠수함이 끌어올려진다.
진결) 잠수함 안의 숨겨진 그림이 100억의 가치를 갖는다.
제목 : 10만 원짜리 그림
누가 그랬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모를 줄은...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군가. 여긴 잠수함, 그리고 나는 20년 동안 그림을 그렸지만, 아는 이 한 명 없는 무명 화가다. 아무리 내 인생이 이토록 허접하다 해도 잠수함에 갇혀 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가족한테 연락하기? 수심 2,500m에서 데이터가 켜질 리가. 그럼 재산 나누기? 재산이 있어야 뭘 나누지. 유언장 쓰기? 바닷속에서 남긴 유언장을 대체 누가 읽겠냐고.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민 끝에 나는...
그래. 그냥 나답게 그림을 그리자.
나는 가방에서 챙겨온 신한 swc 물감을 꺼냈다. 고3 입시 때부터 함께 해온 이 애증의 신한 wsc 물감. 결국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구나. 챙겨온 물감은 5개가 전부였다. 빨간색, 파란색, 흰색, 초록색, 그리고 노란색. 고작 5개의 색이지만 이 정도면 100가지의 발색은 거뜬했다. 잠수함 안으로 튄 바닷물까지 더하면 파스텔 톤까지도 만들 수 있었다. 나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어 보라색을 만들고, 빨간색에 바닷물을 섞어 파스텔 톤의 분홍색을 만들고, 파란색, 노란색을 섞어 진한 녹색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나는 다양한 색을 만들어냈다. 마치 내가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만나고 친해지고 싸우며 서로 물들고 서로 번져가듯, 그렇게.
이제 나는 가방에서 챙겨온 2절 사이즈의 넓은 도화지를 꺼냈다. 어찌 보면 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인데, 심혈을 기울이고 싶다. 무엇을 그릴지 고민하던 나는, 잠수함 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잠수함 벽에다 바다를 그렸다. 진한 녹색의 이끼, 오묘한 색깔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커다란 돌고래까지. 빠짐없이 벽에다 남겼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들여 바다를 만들었다. 그리고 도화지에는 나를 그리기 시작했다. 두려움, 무서움, 해탈함이 공존하는 미묘한 표정을 그렸다. 20년 동안 그림을 그렸지만 초상화는 처음이었다. 얼굴의 명암을 마지막으로 이만 붓을 내려놓았다.
나는 완성된 그림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그림의 가격을 측정하기 위함이었다. 당연히 그 누구도 팔 수 없는 그림이 되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러고 싶었다. 살면서 가장 비싸게 팔아본 작품이 5만 2천 원이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7만 원? 아니야, 9만 원 대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에라 모르겠다. 10만 원으로 하자. 바다에 갇혀 그린 내 마지막 작품인데 10만 원은 받아야겠다. 나는 도화지의 오른쪽 아래 서명을 했다. 바다가 된 한쪽 벽 중앙에 놓인 내 얼굴을 한참 동안 응시했더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바다에 잠긴 나처럼 보였다. 10만 원짜리 그림은 될 만해. 장장 17시간에 걸쳐서야 끝이 났다.
나는 도화지를 바닥에 펼치고, 그 옆에 누웠다. 파랗고 어두운 바다가 된 한쪽 벽을 바라보며. 그러다 미친 사람처럼 잠수함 문을 쾅쾅 두드리며 밖으로 나가보려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열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문에 기댄 채 눈물을 흘렸다. 안간힘을 써도 열리지 않는 이 문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성공하지 못한 초라한 내 삶처럼 보였다.
누가 그랬던가, 빛날 것은 언젠가 빛난다고. 나는 그 언젠가도 빛나지 않을 그림을 옆에 두고 깊은 바다를 원망하며 죽음을 맞았다.
[국제일보] | 2122.08.14 | 네이비뉴스
‘제주도 서귀포에서 끌어올려진 한 잠수함에서 유골과 초상화 발견돼 화제’
지난 12일 제주도 서귀포 바다에서 한 잠수함이 끌어 올려졌다. CSI 과학 수사대 관계자는 이는 103년 전인 2019년에 수입된 잠수함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잠수함 내부에는 시체 1구의 유골과 사망자로 추정되는 초상화가 발견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 13일, <고구마를 먹는 사람들> 작품으로 신예로 떠오른 화가 ‘레나르 다비쳐’가 한국을 방문해 위 초상화에 대해 1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언급한 바 있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끝.
시제: 당신은 잠수함 안에 있고, 잠수함은 바다 속에 있다. 잠수함은 망가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쓰시오.
이렇게 구체적으로 시제가 나오면 답답함을 느끼게 될 거다.
어떻게 써도 다들 비슷한 내용의 작문이 나올 거 같다는 두려움도 생길 거다.,
하지만 내 제자는 나의 교육 대로 다음과 같이 파훼법을 마련했다.
주인공 수식어 : 한 작품도 유명해진 적이 없는 39세 무명작가
그렇다. 주인공 수식어를 '무명 화가'로 설정하여
다른 이들과는 확연히 내용 상,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걸 이미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주인공이 잠수함에서 할 일이 뭐겠는가?
위 작문에서 봤듯, 당연히 잠수함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거겠지.
요약해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상황 제시형 시제가 나오면, 주인공 수식어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직업까지 포함시켜서,
다른 응시자들은 상상도 못할 것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은 물 건너 간다.
위에서 말했듯 상황 제시형 시제는 서울예대 극작과 입시 응시자들의 글 내용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변별력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그게 바로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 가능한 자의 실력인 것이다.
그럼 다시 기출 시제를 보자.
2024 정시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시제
:3월 23일에 탈출한 얼룩말 세로랑 중학생 가로가 만나서 24시간 동안 있었던 일을 조명하라.
정말 머리가 꽉 막힐 정도로 너무 많은 게 정해져 있다.
시간, 공간, 이야기의 범위, 등장인물... 빡빡하다, 빡빡해!
하지만 여기서도 변별력(=훅 HOOK)을 마련할 방법은 있다.
바로 '중학생 가로'다.
이 중학생 가로를 통해서만 훅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래 예시들을 살펴보자.
-수의사가 되는 게 꿈인 중학생 가로
-지구에 몰래 잠입하여 지구인 중학생인 척 살고 있는 외계인 가로
-피부가 얼룩말처럼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로 이뤄지게 되는 희귀병 '블랙 앤 화이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가로
-아프리카 잠비아 태생이지만 내전으로 인한 난민 신청으로 한국에 살게 되어 '가로'라는 이름을 갖게 된 '티디에 트록바'라는 중학교 축구부 선수
자, 보자. 주인공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작문 내용이 완전히 달라질 게 불 보듯 훤히 보이지 않는가?
상황시제형 시제가 나오면 이런 식으로 로그라인의 주인공 수식어를 통해 파훼법을 확보할 방법을 강구하면 좋다.
그렇게들 내 제자들은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했다.
합격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실력은 연습의 결과다. 그리고 위의 저 기출 시제와 관련해서 내가 전에도 올렸던 포스팅이 있다.
궁금하면 읽어보길.
https://vongmeanism.tistory.com/884
2024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실기 작문 시험 시제와 합격을 위한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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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트스쿨] 언론고시 공채 필기 전형 전문 온라인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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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을 바라는 자들 중,
지금 비록 글쓰기 실력이 높지 않더라도
그 간절함과 절박함만은 극상의 상태에 있는 자들에겐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수강에 대해 고민해보길.
<2025년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온라인 속성 첨삭 과외 프로그램>
신청자가 보낸 작문을 메일로 보내면 그 작문에 대해 첨삭하여 답장을 보내드리는
온라인 프로그램입니다. 오프라인 과외는 별도 운영되지 않습니다.
1. 프로그램 기간: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시험 24시간 전까지 운영
2. 추천 대상:
압도적으로 많은 연습 작문을 써보고 양질의 첨삭 피드백을 받아,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을 성사시키고 싶은 작가 지망생
3.프로그램 내용
1) 총 20편 작문 첨삭 피드백 제공
2) 1차 실기 합격자에 한해 2차 면접 교육도 추가 제공 (화상 모의 면접 1시간 포함하여 면접 대비 관련 필요 과제 2차례 제출해야 함)
2)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자 작문 자료 80여편 제공
3) 퓌트스쿨이 출제 예상하는 연습용 작문 시제 20개 제공. (제공한 시제로만 작문을 써야 하는 건 아님. 기출 시제로도 써보는 걸 추천)
4) 선착순 6명 모집
5)수강료 : 42만원
4. 필독 사항
1)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시험 24시간 전까지 보낸 작문에 대해서만 첨삭 받을 수 있음.
그 후로 보낸 작문에 대해선 첨삭 피드백을 받아볼 수 없으니 해당 기간 안에 20편을 모두 써서 보내야 함.
2) 첨삭 피드백은 작문을 보낸 시점 기준, 30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음 (주말 제외)
3)디지털 에셋인 합격자 작문 자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므로 필기 자료 전달 이후엔 환불이 절대 불가능한 점 양지 바람.
5.신청 방법
입금 후 (42만원/ 우리은행 / 주식회사 퓌트 1005-503-692082)
'극작과 온라인 단기 특별반 신청'이라는 메일 제목으로 '이름(입금자명)-나이-핸드폰 번호-사는 곳- 실질적 극작과 입시 준비기간'을 vongmeanism@naver.com으로 알려주면 프로그램 신청 완료로 처리해드리고 있습니다.
상황 제시형 시제가 나왔을 때 대처법 ㅣ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노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