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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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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일 단식 못 한다.

by 김봉민 2023. 10. 6.

먹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사람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딱 3일만 단식을 해보자. 

그럼 개기름 좔좔 흐르는 개소리는 절로 안 하게 될 것이다. 

분명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났음에도 삶의 고충은 기생을 통해 

해결하고 있으니 그런 기상천외 한 말을 부끄러움도 모르고 

입밖으로 배출하게 되는 거란 말이다. 

밥 한 끼만 굶어도 인간 기능을 절반 가량 상실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먹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라고 봐도 무방할 텐데...

 

누가 만약,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만 기생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느니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더니 

실제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 선언에 입각해 살려는 자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사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기에 

먹고 사는 건 어쩌면 두 번째 중요한 일일 수도 있겠다.

그가 기아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극히 적다. 

우리 사회에서는 굶어죽는 자가 발생하면 뉴스에 나올 확률이 너무도 높다. 

우리는 그런 사회다. 굶어죽이지는 않는 사회. 

대신 자살하는 사람은 너무도 많아서 자살한 사람은 조명 받지 못 하는 사회. 

인간적 자존감이 고꾸라질 때 자살은 종종 고려의 대상이 된다. 

우리 사회는 먹고 사는 건 해결해주지만 자존감이 박살이 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란 식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인간 기능 작동을 위한 최소한의 먹고 사는 문제는 어떻게든 어느 정도 해결이 되므로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문제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사는 거다, 

라고 나는 여기에 적어 볼까 싶었는데 자충수가 되었다. 

나도 앞으로 3일 단식에 들어가야 마땅한 인간임을 선포한 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미 개기름 좔좔 낀 개소리를 적어버렸으니 좀 더 추가 서술을 해보고 싶다. 

 

나는 기아로는 안 죽는다. 

그리고 나는 두 번 살지 않는다. 

한 번만 산다. 

나는 나로 살고 싶다. 

무엇보다 나는 언젠가 분명히 죽는다. 

고로, 나는 나로 살다가 죽겠다. 

 

나는 절대 기아로는 안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