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아
-어쩌란 말이냐
-가슴앓이라는 노래가 불현듯 떠오르는데 난 이 노래 좋아한 적도 없다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좋고 싫고도 없는 그런 노래가 떠오르는 걸 보면, 내가 자주 생각해버리는 그것들도 어쩌면 내가 좋아해서, 혹은 싫어해서 생각해버리는 게 아니라 그냥 바닥에서 잡초가 피어나듯 , 두더지게임의 두더지들처럼, 때 되면 내리는 비처럼 그저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어스 윈드 앤 파이어. 렛츠 그루브를 나는 지금 듣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행복할 거 같지만, 그때 나는 그냥 폰을 쥐고 쓰잘데기 없는 것들만 바라보며 행복하지 않은 쓰잘데기 없는 시간을 보내는 거 같았어
-나에겐 두 가지의 트라우마가 있다
-하나는 1996년 봄. 하나는 2016년 봄
-20년 터울로 펼쳐진 그 일들
-전자는 나에게 휘몰아친 사태였고, 후자는 내가 휘몰고 온 사태였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일까
-졸리다
-요즘 자꾸 졸리다
-간에 정말 문제가 생긴 걸까
-지금 이 수지도서관 안에는 사람이 참 많다
-공무원들은 필요한 일을 할 때도 있다
-결국 다 세금으로 한 것
-조세 징수 제도 실행과 국방력 확보와 치안 유지가 국가의 역할일까. 아니면 의무일가. 역할과 의무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점점 고갈되어가는 느낌이다. 아주 커다란 벽과 마주하며 사는 기분이다. 그리고 내 발바닥은 늪지를 맞대고 있는 거 같다
-다들 여기 와서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어디서 온 걸까.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나는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 언젠가부턴 그냥 아예 아무런 영향도 받고 싶지 않아 사람들을 가급적 덜 만나기 시작했다
-잠이 온다
-주말 되기 전에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
-요즘 슬리핑 타임도 퍽 줄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일어나게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일 수 있다
-지독한 자기 염려와 지기 연민
-졸려. 안 되겠다.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