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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2. 구태의연한 제목은 자살행위 [언론고시 자소서 업그레이드 시리즈] 기자 PD 공채 자기소개서 윤문 첨삭ㅣ SBS, MBC, JTBC, KBS

by 김봉민 2023. 6. 24.

 

 

언론 공채 준비생들이 간과하는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1차 서류 전형 합격용으로만 자소서를 여긴다는 것이다. 

서류 전형만 통과하는 것에 만족하는 생각은 공채 최종 합격의 가능성을 극히 낮춘다.

자소서는 공채 최종 합격을 위한 것이거나 아니거나, 이 두 가지로만 구분된다. 당연하게도 자소서는 1차 서류 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최종 임원 면접에선 고수들이 마지막 쇼부를 하게 되며, 그 무대에서는 깻잎 한 장 차이로 합불이 갈리게 된다. 그리고 이때 임원들의 손에는 당신의 자소서가 있다.당신의 자소서는 최종 면접까지 당신과 함께 가는 것이다. 그 차이가 자소서에서 생겨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최선의 최후의 최고의 극한의 극강의 자소서를 써야한다는 이야기다.

언론 공채 자소서는 대기업 자소서와 다른 점이 많다. 기자나 PD를 꿈꾸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특성은 '스토리텔러'로서,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언론사의 기자와 PD의 역할이며, 그것이 글을 잘 쓰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자소서 관련해서 내가 올렸던 1번째 포스팅을 볼 수 있으니 아직 안 본 언론고시생이라면 필히 읽어보길 바란다. 

https://vongmeanism.tistory.com/809

 

#1. 최종 합격용과 그렇지 않은 자소서만이 있을 뿐 [언론고시 자소서 업그레이드 시리즈] 기자 P

언론고시 공채 자소서에 대해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 하는 게 있다. 1차 서류 전형만 통과해도 다행이라 여기는 언시생들이 있는데, 그런 순박한 자세와 태도로는 꿈에 그리던 공채 최종 합

vongmeanism.tistory.com

 


다음은 몇 년 전 KBS 공채 기자 자소서 문항과 한 공채 기자 지망생이 첨삭과 윤문을 의뢰한 자소서 초안이다. 이 초안이 어떻게 향상되는지 확인하면, 이 포스트를 읽는 당신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당연히,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세부 정보는 수정되었다.


KBS 기자 공채 자소서 항목

2. 지원 직무의 핵심역량 중 본인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입니까?

해당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 근거를 들어 기술해주십시오. (600자 이내)

['용기'와 '끈기'가 만들어낸 기사]
기자로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용기'와 '끈기'는 저의 가장 강력한 장점입니다. 지난 4년 간 취재하면서 모든 순간에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누군가의 부정과 부당함에 대해 세상에 목소리를 냄으로써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시의원의 해외출장 의혹'에서 '개발지역의 거주 주민 피해'까지, 저는 용기를 내고 이를 취재하였습니다.

"끝까지 곁에 있어준 건 너뿐이었다."
'끈기'가 있었기에 용기를 잃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5개월 동안 철도노동자와 지자체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취재한 결과, 해결을 미루려던 지자체가 마침내 노동자 협의체 구성에 동의하였습니다. 한 번 시작된 취재는 끝을 볼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의 끈기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원샷원킬은 없다.'
용기를 모아 작성한 기사가 사회에 울림을 주었지만, 변화를 이루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매일매일의 취재 과정 속에서도 이전에 다뤘던 내용을 관리하기 위해 저만의 '리포팅 백업 파일'를 만들었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취재한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추가 취재를 통해 현황을 점검하였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과거에 작성한 기사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나는 억지로 남의 글을 어떻게든 까는 사람은 아니다.

이 항목은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꽤 심혈을 기울여 초안을 쓴 것이라고 평하였었다. 

그런데 나는 정직한 사람이다. 저 항목이 엄청, 죽도록, 미친듯이, 아주 제법, 

잘 썼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 그냥 그런 자소서다.

 

거듭 말하지만 자소서는 죽도록 미친듯이, 아주 제법, 엄청나게 잘 써야 한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이미 말했다. 

위 자소서 초안은 머리에 박히는 그 무언가가 부족하다. 

머리에 박히게 것(훅)을 장착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훅은 어디서 제공되어야 할까? 기본적으로 제목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저 초안의 제목을 보자...

 

['용기'와 '끈기'가 만들어낸 기사]

 

너무 평이하다. 글 좀 쓰는 사람이라면 저딴 제목은 아예 짓지를 않는다. 

근데 전체 자소서 제목의 6할 5푼은 저런 식으로 구태의연하다.

그러니까 최종 합격을 못 하는 거라는 사실은 모른다. 혹은 외면한다..

위의 KBS 자소서 2번 항목의 초안을 업그레이드 해보면 이렇게 된다. 

 

 

-업그레이드 버전 2번 항목-

2. 지원 직무의 핵심역량 중 본인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입니까?
해당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 근거를 들어 기술해주십시오. (600자 이내)


[험지와 금고]


지역기자로서 ‘시의원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부터 ‘개발 인근 마을주민 피해’에 관한 취재를 하며, 진실은 안전한 금고보단 '험지'에 더 많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험지로 자처하여 가는 용기가 기자의 핵심역량일 것입니다. 5개월 동안 철도노동자와 지자체 갈등을 취재할 때도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자체는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미루며 미온적인 응답만 내놓았습니다. 택시노동자들의 삶은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저 꿈쩍도 않을 것 같은 지자체의 대응 태도에 달걀이라도 던져야 했습니다. 그러한 심정으로 기사를 지속적으로 썼습니다. 그러자 새로운 양상이 펼쳐졌습니다. 지자체는 끝내 노동자 협의체 구성에 동의했습니다.

진실은 종종 '금고' 안에도 있습니다. 그 금고의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선 끈기가 필요합니다. 그 끈기의 일환으로 저는 이전에 취재했던 내용을 정리하여 ‘리포팅 백업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매주, 그동안 취재했던 내용을 복기하고, 추가 취재를 통해 진행사항을 확인합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을 신뢰합니다. 진실을 찾기 위한 용기와 끈기의 기록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저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본 그대로다. 같은 내용이지만, 원래의 소스에 '험지'와 '금고'라는 소스를 보탰고,

그걸 제목에서도 제시를 하며 훅을 마련했다. 구태의연한 원래의 제목보다 수 만 배는 낫다. 

그리고 그 험지와 금고라는 소스를 통해 진실 추구에 대한 기자의 본분과 자신만의 견해를 

유려하게 제시했다. 이를 두고 페이오프를 상승시켰다고, 나는 표현한다.

글을 제법 잘 쓴 거 같다는 인상을 절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포스팅에선 이것만을 말하겠다.

제목 잘 짓자. 구태의연한 제목은 자살행위다. 

기자 공채 자소서든, PD 공채 자소서든 제목 짓기에 심혈을 기울이자. 

그리고 그 제목에 쓰인 어휘는 최소 3번은 자소서 본문에 집어넣는 걸 목표로 삼자. 

그러면 절로 내 자소서에 '구성력'이라는 게 생기고, 그것이 발동된다. 

그 발동에 의거해 심사관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입증될 것이고, 

공채 최종 합격이라는 현상은 그때 비로서 펼쳐질 것이다.

 

 

#2. 구태의연한 제목을 지으면 불합격이 예약된다 [언론고시 자소서 업그레이드 시리즈]  기자 PD 공채 자기소개서 윤문 첨삭ㅣ SBS, MBC, JTBC,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