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공채 PD 합격자가 언시생 시절 썼던 작문을 보자.
이걸 쓴 애는 현재 SBS나 tvN나 JTBC 중 하나 합격한 공채 PD가 되었다.
근데 이 작문은 합격권 작문은 아니다. 거대한 실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실수는 여타의 수많은 언시생들도 똑같이 저지르는 실수다.
그건 바로 작문에서의 갑작스런 시점 변화.
그게 뭔지 똑똑히 살펴보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실력을 키운다는 건 실수의 확률을 줄인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한 실수 요인- 리스크를 줄여야 공채 최종 합격의 확률도 오른다.
아닌 게 아니라 이걸 쓴 애는 작문 분량도 엄청 길게 쓰는 경향이 있어서
그마저도 교정하기 위해 엄청 노력을 했고, 그 결과가 공채 PD 합격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https://vongmeanism.tistory.com/784
#16. 분량 너무 길면 불합격 ㅣSBS나 tvN나 JTBC 중 하나 합격했음 ㅣ 예능 공채 PD 최종 합격자 시리
간만에 예능 공채 PD 최종 합격자 시리즈를 올려본다. 오늘 게 16번째다. 이 최종 합격자는 SBS나 tvN나 JTBC 중 하나 합격했다. 15번째 포스팅은 아래에 있으니 참고하고. https://vongmeanism.tistory.com/775 #
vongmeanism.tistory.com
위의 링크를 보면 언론고시 작문의 적절한 작문 분량이 뭔지,
그리고 어쩌다가 작문 분량이 길어지게 되는 것인지도 살펴볼 수 있다.
PD 언론고시 교본.pdf
Dropbox를 통해 공유함
www.dropbox.com
시제19: 공연이 상영 중인 연극 극장에 불이 났다. 나는 이 공연에 출연 중인 배우다. 나는 시한부 인생이라 앞으로 12시간 후에 죽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현실 소방관 되다 (<현실 싸이코 되다> 변형)
1. 로그라인
*미션형 작문
-미션: 시한부 인생인 상황, 내 몸을 희생해도 괜찮으니 연기하는 척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내보내야 한다.
주인공 수식어: 몇 년째 조연 생활을 해온 배우(극 중 소방관).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소방관. 시한부 통지를 받았을 때, 스스로 의미없은 삶을 살다 간다고 생각함.
주인공 원초적 욕망: 시한부 인생인 상황, 내 몸을 희생해도 괜찮으니 연기하는 척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내보내야 한다.
방해 요소(달성 과정): 관객의 흥분 가라앉히고, 관객을 데리고 나가고, 나가지 못한 스텝과 불 끄려고 노력함.
2. 개요 분석 (예시임. 가짜결말 -꺾기-진짜결말로 뚜렷하게 나뉘지 않더라도 이걸 기본 기준으로 삼아서 분석함)
-서: 시한부 인생인 상황, 내 몸을 희생해도 괜찮으니 연기하는 척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내보내야 한다.
-본1: 관객의 흥분을 가라앉혀야 함->불이 극의 일부 내용으로 연기. 연기인 척 물로 해당 불을 잠재우려고 노력->관객이 이해함.
-본2: 동료 연기자에게 관객을 데리고 나가라고 함->연기로 관객을 향해 어서 도망가세요! 라고 소리침. 동료 연기자들이 인솔해 관객을 데리고 나감.
-본3: 아직 나가지 못한 스텝들과 함께 불을 끄려고 노력->노력만으로 잠재워지지 않음. 나가는 중, 나무 판자가 머리를 침. 쓰러짐.
-가결: 소방관 도착
-꺾기: 나를 살림. 병원에 갔지만, 이제 죽기까지 3시간도 남지 않음.
-진결: ‘현대판 천사, <파이어> 연극무대 속 소방관 역할, (故)박준영 불길을 끄다가 시한부 인생 마무리 하다’라는 제목으로 매스컴을 타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음. 의미있는 삶을 살다감.
[현실 소방관 되다]
터덜터덜, 고려대학교 암병원을 걸어 나온다. 암세포도 생명이지만, 내 몸에는 암세포가 많아도 너무 많아졌다. 덕분에 나에게 남은 시간은 단 12시간 뿐.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연극배우였지만, 그래도 약 4년간 몸 담았던 <파이어> 마지막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남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삶이었지만, 그래도 소방관 역할의 마무리는 잘하자는 생각 뿐이었다.
<파이어> 공연, 소방관이 불을 끄는 하이라이트 시간이었다. “우와아!!!” 관객의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렸다. 이상했다. 평소보다 너무 큰 소리였다. 옆을 보니, 연극 무대 장치였던 불이 커튼과 붙어 불길이 더 심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두면, 연극 무대 전체가 타버릴 기세였다. 무엇보다 오늘 공연을 보러오신 100여명의 관객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했다. 어차피 12시간 후면, 백혈구가 온 몸에 퍼져 죽을 목숨, 이 몸 하나 희생하는 건 괜찮았다.
우선 당황하지 않기로 했다. 소방관 역할인 내가 놀라지 않아야만, 관객 역시 이 불이 연출이라고 생각하고,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원래 극중 사용하려던 임시용 호스 대신 무대 뒤편에 있었던 물동이를 꺼내 왔다. “이 불은 내가 잠재워주지! 난 한국 최고의 소방관이니까!” 불은 푸슈슉 가라앉는 듯 하더니, 다시 크게 치솟는다. “이런! 역시 쉽지 않은 상대고만!” 대사를 한 번 더 날리자, 관객은 환호성을 지른다. 다행히, 의심은 하지 않는 것 같다.
불길은 생각보다 진전이 빨랐다. 이제 커튼 전체로 불길이 이동했다. 잠시 소품을 들고 가는 척 동료 연기자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그리고 연기로 풀어갈 테니,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함께 밖으로 이동하라고 전달했다. “형은요? 형은 어떻게 하려고요!” 막내 승관이가 내게 묻는다. “나도 바로 뒤이어 가니까, 일단 이동해! 지금 바로 무대 올라가서 이야기할게! 시간이 없어!”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관객에게 소리친다. “일단 다들 대피하세요! 어서!” 관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때, 승관이가 관객을 출구 쪽으로 안내한다.
관객이 모두 나간 뒤, 커튼에서 천장과 연극무대 바닥에까지 불길이 번졌다. 남은 조명, 음향 감독들과 함께 연극무대 옆 소화기, 임시용 호스로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살짝 잠잠해진 듯 하더니, 다시 불이 세졌다. 콜록, 콜록, 불길에 이젠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 이젠 도망가는 게 답일 뿐. “저희 일단 밖으로 나가시죠!” 물에 젖신 손수건을 모두 하나씩 입에 댄 체 몸을 수그려 나갔다. 내가 문 밖으로 나갈 차례, 갑자기 위에서 퉁-하고 큰 무언가가 떨어진다. 그렇게...그렇게...의식을...차츰...잃어간...다...
“환자분! 환자분! 정신이 드시나요!!”
눈을 떠보니 백색 가운을 입고 있는 의사가 앞에 있다.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자, 옆에 있던 소방관 복장의 사람 둘이 얼굴을 들이민다.
“준영씨 덕분에 시민 100여명이 살 수 있었습니다! 준영씨가 올해 ‘명예 시민 소방상’ 수상 후보에 올랐으면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그때, 의사가 소방관을 끌고 간다. 이제 몸 마디가 안 아픈 곳이 없고, 통증은 누가 세게 치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매스컴에는 (故)박준영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넘쳤다.
‘현대판 천사, <파이어> 연극무대 속 소방관 역할, (故)박준영 배우, 100여명의 시민 살리고, 불길을 끄다가 시한부 인생 마무리 하다’
의미 있는 삶이었다.
-끝-
분량을 전보다 아주 혁신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베리 굿.
메모12. 저런 시점 변화를 네가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으니
단정적으로 말한다. 아예, 시점 변화처럼 느껴지게 쓰지 말자.
홀드에 안 좋다. 페이오프도 붕괴된다.
심사관이 읽다가 결말에서
읭??? 뭐야, 갑자기???
라고 반응할 확률이 너무 높다.
그러니 시점 변화는 고정시키는 게 맞다.
이 점만 유의해도 상당히 많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