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예대 극작과 최종 합격자의 연습 작문을 공유하려 한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합격한 나의 제자의 입시 연습법을 시리즈로 공유할 계획이다.
내 제자, 작문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에 거의 반쯤 환장!!을 했다 할 정도로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며 합격을 위한 단련을 해왔었다.
고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그저 올 게 왔구나, 라는 덤덤한 생각을 했을 뿐,
신기한 일이 기적처럼 펼쳐졌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누구나 원하기는 한다. 그러나 공부는 게을리 한다. 연습은 거의 안 한다.
늘 생각만 한다. 글을 손으로 쓰는 거지, 상상만으로 써지는 게 아니다.
내가 매일 단련을 중시 여기는 이유다. 그래야만 합격이 당연해지는 수준으로
압도적인 실력이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거의 모든 내용은 아래 내가 공유하는,
내가 제작한,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에 실린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직도 늘 상상만으로 서울예대 극작과 입시를
바라며 하루하루 나태하게 보내는 입시생이라면 반드시 다운 받길.
https://drive.google.com/file/d/1hmE-ms4qwJnC1v7pc4bPHKDRrLFwguRS/view?usp=share_link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pdf
drive.google.com
봐서 알겠지만 서울예대 극작과 경쟁률은 <31.3: 1 >이다. 서른명 중에 한 명 붙는다.
압도적인 실력을 키우지 않고서 저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연습법을 찾아내지 않고, 매주 1편의 작문도 안 쓰는 일상을 살고 있다면,
불합격 되는 게 당연해진다.
말이 길었다. 바로 아래 작문을 보도록 하자.
쓰는 족족 이 정도 퀄리티의 작문을 써낼 수 있다면 합격은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시제]
주인공은 이 우주 유일한, 실제로 작동하는 타임머신을 개발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절대로 타임머신을 작동시키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목 : 엄마! 그게 아니라니까!
드디어!
나의 손으로 타임머신을 개발했다. 나는 작년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2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이 타임머신만 있다면 시간을 돌릴 수 있고, 그 말인 즉, 2021년 2월 2일, 극작과 면접날로 돌아가 다시 면접을 다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구보다도 떳떳하게 서울예술대학교에 합격 하겠다 약속한 어머니에게는 조금 미안하긴 하다만, 이것이 나의 살 길인 것 같다.
타임머신의 타이머를 2021년 2월 2일로 맞추었다.
이제 타임머신 기계 안으로 들어가 한 시간 만 기다리면 그때의 2월 2일 면접날로 돌아갈 수 있다. 면접 질문은 모두 기억하고 있으니, 나는 청산유수로 대답할 것이다. 이 타임머신으로 하여금 나는 서울예술대학교에 합격할 것이다! 나도 이제 서울예대생이 되는 것이다!
아들!
이 중요한 타이밍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방 밖에서 들려왔다. 이어 벌컥 문이 열렸다. 정말이지, 노크 좀 하고 들어오라니까.
“이 멍청하게 생긴 기계는 또 뭐래! 그건 그렇고, 아들!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아니야? 접수 했어 안 했어!”
멍청한 소리! 이 타임머신만 있다면 원서 접수 따위 개나 줘도 될 판인 것을.
“아... 저 그냥 접수 안 하려구요.”
이건 당연한 소리였다. 타임머신으로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나를 서울예대생으로 바꿀 수 있는데. 괜히 접수비만 아까운 꼴이지.
“아들. 자신감 잃은 거야? 엄마가 항상 응원하고 있잖아. 지난 1년 동안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열심히 하는 거 보고 이번년도는 진짜 되겠다! 하고 엄마는 믿고 있어. 엄마 말 믿고 접수 하자.”
방 밖으로 안 나온 것은 타임머신 개발을 위해서였는데... 어머니의 그렁거리는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실망 시키고 싶지가 않았다.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 있는 삼성 컴퓨터로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1차 시험 원서를 접수했다. 나의 78,000원...
“아들! 오늘부터 더 스파르타다! 우리 아들은 할 수 있어!”
아니! 엄마! 그게 아니라니까!
“더 스파르타다!” 어머니의 말은 진심이었다. 툭 하면 아들 뭐해? 하며 공부를 하나 안 하나 감시하는가 하면, 툭 하면 깎은 사과나 참외를 원형 접시에 담아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감사하지 않냐고? 그러니까, 나의 입장은 지금 타임머신을 작동 시켜야 한단 말이다!
눈 깜짝할 새 1차 시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젠장. 1차 시험 전 날 새벽, 몰래 타임머신을 작동 시키려 해보았지만 조금만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내자하면 어머니의 눈이 번쩍 뜨여 아들 뭐해? 얼른 자야지, 라며 타임머신 작동 시키는 것을 방해했다. 엄마! 진짜 그게 아니라니까!
지금, 이곳은,
안산 경안고등학교.
어머니께 그냥 타임머신에 대해 말할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떳떳하게 합격하겠다고 약속한 내 입술의 죄가 무거워졌다.
“아들! 파이팅!”
경안고등학교 정문에 빨간색 모닝 차량을 새운 채 어머니는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울분이 터질 지경이었다.
아니! 엄마! 그게 아니라니까!
축하합니다!
나에게 축하를 해주는 이는 서울예술대학교였다. 예상외의 합격에 뛸 듯이 기쁘다가도 당장 닥칠 면접의 공포가 떠올랐다. 면접에서 떨어진 트라우마 탓에 2차 면접은 정말이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나에겐 타임머신이 있지. 어머니가 1차 합격 축하를 위해 소고기를 사러 간 틈을 타 타임머신의 채널을 맞췄다. 자! 이제 진짜 가는 것이다! 우물쭈물 아무 말도 못했던 면접장의 나를 바꾸러! 이 작동 버튼만 누르면! 나는 서울예술대학교 학생이 되는 것이다!
작동 버튼을 누르려던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귀신이 나의 팔을 잡고 있나? 라고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어 순전한 나의 의지로 작동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N수생인 나를 끝까지 응원해주신 어머니.
N수생인 한심한 신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항상 과일을 깎아 내어 오시던 어머니,
N수생 아들이 부끄러울 법도 한데, 애써 시험장 까지 데려다주신 어머니,
N수생의 1차 합격에 나보다도 더 기뻐하며 소고기를 사러 나가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배신하고 이 작동 버튼을 누를 것인가?
.
.
.
지금 이곳은,
서울예술대학교.
‘이곳에서 너희들의 드라마가 시작 된다‘ 파란색 현수막이 펄럭였다. 나는 어머니에게 떳떳한 합격을 위해 절대 타임머신을 작동시키지 않기로 했다. 극작과 조교를 따라 2차 면접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긴장해 벌벌 떨고 있는 극작과 지망생들 사이에서, 나는 생각했다.
엄마! 맞아요! 이게 맞는 거 같아요!
-끝-
자. 괜찮지 않은가. 근데 얘는 그냥 바로 본문부터 썼을까?
그럴 리가. 나는 로그라인과 개요라는 이야기의 구조적 뒷받침 없이
본문 쓰는 것을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 여기는 족속이다.
내 교본을 보면 로그라인과 개요의 중요성에 대해 엄청 자세히, 길게 설명해놨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꼭 봐라.
위 작문의 로그라인과 개요는 다음과 같다.
[로그라인]
주인공 수식어 : 작년 극작과 입시 2차 면접에서 떨어진 입시생 ‘나’
욕망 : 타임머신을 작동 시켜 면접 날로 이동해 다시금 면접을 잘 보겠다.
방해물 : 엄마의 관심. 엄마의 감시. 엄마의 소고기.
[개요]
서- 타임머신을 개발했다. 나는 작년 극작과 2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타임머신을 작 동 시켜 면접날로 시간을 돌려 면접을 다시 보겠다.
본1- 타임머신을 작동 시키려 하는데 엄마가 들어온다. 원서 접수 날이다. 원서 접수 를 엄마 탓에 강제로 한다.
본2- 타임머신을 작동 시키려 할 때마다 엄마가 공부 열심히 하나 안 하나 감시한다. 결국 타임머신을 작동 시키지 못하고 1차 실기 시험을 본다. 합격한다.
본3- 엄마가 축하 파티를 하자며 소고기를 사러간다.
가결- 소고기를 사러 간 틈을 타 타임머신을 작동시키려 한다. 그런데!
꺾기- N수생인 나에게 힘내라며 응원해주신 어머니,(본1에 언급),
N수생인 나에게 항상 과일을 깎아 내어오시던 어머니(본2에 언급),
N수생인 나의 1차 합격에 나보다 더 기뻐하며 소고기를 사 오시는 어머니.
진결- 서울예술대학교에 도착한다. 면접장에 들어선다. 떳떳하게 합격하겠다는 엄마와 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나는 타임머신을 절대로 작동시키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가르친, 최종 합격자 제자의 작문을 살펴봤다.
입시는 입시다. 요행에 근거해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미친짓이다.
입시는 공부다. 매일 쓰고, 매일 첨삭 받아야 한다. 자기만의 연습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글쓰기 기술에 의존할수록 합격 확률은 비약적으로 오른다.
앞으로도 계속 합격자 시리즈를 올릴 거다.
자주 와서 보길.
[합격자의 연습법#1] 서울예대 극작과 정시 최종 합격자 작문 공유 ㅣ 입시 온라인 과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