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이게도, 유순이에게도 미안하지만,
나는 그동안 꽤 외로웠구나. 옆에서 계속 그렇게 채워줬음에도,
나는 그 많은 사람들과 소원해진 것에서 상실감을 느꼈구나.
그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오히려 내가 사람들을 버린 것이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해왔구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 자책이 되고 그 자책은 자학이 되면서부터
현실 부정이 차라리 맘에 편해졌구나.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그리고 정말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딱 내가 앓아야 할 만큼만 앓고
툭툭 털어내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가 어쩌면
내 앓음의 기간일 수 있으니 내일이 되면 우울한 마음을 끌어안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수밖에 없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