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작문은 내가 내 제자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확보하고 있는 합격자들의 연습 작문이다.
공부시키기 위해 확보하고 있는 합격자드의 연습 작문이요???
이게 지금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 안 갈 수 있는데,
일단 아래 작문을 읽어보자.
제시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다. 얼마 전 ‘슈가맨’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나는 ‘그녀의 비키니’라는 여름 노래 하나로 10년을 버텨온, 원 히트 원더 가수 최준열이다. 말이 좋아 원 히트 원더지 그냥 애인도, 돈도, 명예도 뭣도 없는, 여름 한 철 잠깐 들어오는 저작권료로 먹고사는 가난한 39살일 뿐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이 늪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더 이상은 기회가 없을 것이다. 나는 기필코,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계절별 히트곡을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지금이 1월, 4월쯤 봄 노래 하나를 터트려야만 한다. 가장 큰 라이벌은 장범준. 벚꽃 연금을 톡톡히 들어 둔 저 자식 때문에 다른 봄 노래들은 몇 년째 기를 못 펴고 있다. 이번 년도 봄은 내가 접수하도록 한다. 짝사랑하는 그녀, 소연을 생각하며 노래를 만드니 금세 불후의 명곡이 탄생 했다. “벚꽃같은 그대여 플리즈 Don’t go, Don’t go ~ 우우우” 4월 1일, 드디어 기대했던 음원이 풀리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소연에게는 ‘널 생각하며 만든 노래야, 이번 크리스마스는 너와 함께하고 싶다, 소연아.’라는 문자를 남겼다. ‘ 오늘 만우절 기념으로 나온 노래야? 거짓말 같아... 거짓말 같이 듣기 싫은 노래야..’ ‘ 돈 고? 동고? 뭘 이렇게 동고, 동고 거려, 화장실 가고 싶게.’ ‘ 아 역시 장범준 명불허전이네. 봄마다 다들 애쓴다, 애 써.’ 몽땅 캡쳐해서 경찰청 콩밥 맛을 보여줄까 생각하다 이내 자리에 앉았다. 그래, 아직 나에게는 두 계절이 더 남아있다. 봄에 장범준이 있다면 역시 여름은 나다. 여름을 지나며 들어온 저작권료로 일단 살 만해졌으니, 명곡을 만들어 이번 가을에는 가로수길에 나의 노래가 울려퍼지게 하리라. 봄의 뼈저린 실패를 계기로 신사동 호랭이까지 찾아가 배운 나의 작곡 실력이라면 이번 가을은 나의 것이 되리라. 9월 한달은 내내 작업실에 틀어박혀 노래만 만들었다. 봄과 같은 실수를 면하기 위해 주위 친구들에게 음원도 미리 들려주었다. 그중 상철이와 현지는 전주만 듣고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나의 스승이자 최고의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도 말 없이 엄지를 올렸다. 자, 이제 남은 것은 타이밍이다. 가을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0월에 음원을 공개하면 난 이제 가을의 황태자가 될 것이다. “2017년은 이상 기온으로 인해 9월부터 10월 첫째 주까지 짧은 가을 후, 겨울이 찾아올 예정입니다. 모두들 환절기 건강관리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9월 한 달을 꼬박 작업실에만 있다 보니 계절 감각이 있을 리 없었고, 이상기온이라니, 이건 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기상 캐스터의 말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고, 나의 불후의 명곡 ‘가을밤’은 초야에 묻혔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나의 모든 음악 혼을 불어넣어 음악사에 길이 남을 캐롤송을 발표하고, 나는 가요계 산타 할아버지가 되고 말 것이다. 10월과 11월, 꼬박 두 달을 쏟아 부어 드디어 나는 회심의 역작 ‘Santa Claus is coming’을 만들어 냈다. 발표일은 크리스마스이브, 이제 온 누리에 나의 캐럴이 울려 퍼질 일만 남았다. ‘12월 24일, EXO의 선물 같은 컴백, 캐럴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지금 내 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뮤직뱅크 MC 솔빈이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면, 저들은 지금 내가 또 망할 것이라는 비보를 해맑게 웃으며 전해주고 있다. 결과는 볼 것도 없었다. 나의 완패. 내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멜론 차트 500위 권 밖으로 밀려났고, 사람들이 그런 노래를 찾아 들어줄 리 없었다. 당연히 1500장의 앨범도 냄비 받침으로 전락했다. 나는 나의 이 마지막 앨범이 냄비 받침보다는 좀 더 쓸모 있길 바라며 어린이 소아 병동에 CD를 모두 기부했다. 이제 정말 끝이다. 내일이 벌써 크리스마스지만, 여전히 나는 애인도 없고, 돈도 명예도 없는 원 히트 원더 가수 최준열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인정해야만 한다. ‘띠링, 띠링 띠링’, 문자 수신음이다. 분명 또 카드 요금 독촉이겠지. 짧은 한숨과 함께 수신함을 열었다. ‘준열씨, 나 생각 많이 해봤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함께 보내자.’-소연 ‘안녕하세요, JYP 실장 김진영입니다. 신사동 호랭이 님이 적극 추천하시길래 연락드립니다. 같이 작업하실 생각 있으시면 답신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준열씨, 음반 기부해주셨던 소아 병동 원장 김원해입니다. 크리스마스 특집 선행 연예인 기사를 준비하는 기자분이 계셔서 인터뷰로 준열씨 선행을 알렸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기사 날 거예요! 메리 크리스마스!’ 그렇다. 여전히 히트곡 하나로 먹고 사는 39살 최준열이다.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함께 보낼 애인이 있고, 함께 곡을 만들 든든한 파트너도, 곧 세상에 알려질 나의 선행 기사도 함께일 테니 1월 1일에 그 찌질한 최준열은 아니다. 39살, 내 인생에도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끝- |
그래.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근데 내가 왜 내 서울예대 극작과 입시를 준비하는 제자들에게 읽게 할까?
아래 내용은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한 내 제자가 수행했던
과제 내용이다. 위의 작문에 대해 분석을 한 것이다.
맨 마지막의 볼드처리된 내용은 내가 해준 첨삭이고.
[로그라인]
[봄 여름 가을 겨울] 주인공 수식어 : 여름 노래 하나로 먹고 사는 원 히트 원더 가수 최준열. 욕망 :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계절별 히트곡을 만들어 내고 말 것이다. 방해물 : 대중들의 비난. 가을이 찾아오지 않음. 엑소 노래 발표와 겹침. [개요분석] 서 – 원 히트 원더 가수 최준열이 계절 히트곡을 꼭 내리라 다짐한다. 본1 – 봄 노래를 만들어 발표했다. 전 연인 소연에게 ‘널 생각하며 만든 노래야’라고 문자를 보낸다. 하지만 대중들의 환심을 사지 못 한다. 본2 – 가을 히트곡을 내기 위해 작업에 몰두했다. 신사동 호랭이까지 찾아가 배운 작곡 실력이면 이번 가을은 내 것이 분명하다. 가을 히트곡을 냈고 신사동 호랭이 선생님까지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하지만 기후 이상으로 가을이 허무하게 지나간다. 본3 – 겨울이다. 정말 마지막이다. 캐롤을 작곡해 12월 24일날 발표했지만, 보이그룹 엑소의 음원발표날과 겹쳐 망하고만다. 결국 씨디는 어린이 소아병동에 모두 기부한다. 가결 – 애인도 없고, 돈도 명예도 없고, 올해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꺾기 – 문자가 온다. 전 연인 소연의 문자, 작업 캐스팅 문자, 소아병동 원장의 문자. 진결 – 계절 히트곡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은 실패했지만, 그 과정들이 크리스마스를 맞게 했다. [훅 홀드 페이오프 분석]
훅 : 히트곡을 만들어 내겠다는 무명가수. 홀드 : 구체적인 국면의 전환. 구체적인 고유명사 활용 재미. 재치있는 문장, 대사. 페이오프 : 목표는 실패했지만 과정들이 모여 또다른 성과를 냈다는 반전. [개선점 제시] 단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최준열’ 이름은 너무 무난하다. 더욱 개성있는 이름으로 바꿔주면 좋겠다. ‘김사계’ ‘심이트’ 아니면, 가수 예명 ‘닐’ ‘역삼동 원숭이’ 등등.. 하하... 개선점 딱히 없지만, 고마운 작문이다. 봉민쌤이 좋다고 말씀하시는 작문들의 공통점을 알 거 같다. 뚜렷한 미션 있어. 국면 전환 좋아. 제시문 넣었어. 구체적인 고유명사 활용 좋아. 본에 나왔던 니쥬들 결말에 모아 오도시 형성 좋아. 도움이 많이 되는 작문이다. 아 잠깐, 주제가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히트곡 하나에 만족해 집에서 게임만 하고, 배달음식이나 시켜 먹으며 게으르게 살다가 주변사람을 다 놓친 주인공이었으면 마지막 결말이 모아질 때 더 극적이고, 주제가 명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길어질 거 같긴 하다만;;;) (39살, 내 인생에도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문장이 끝나고 캐롤이 울려 퍼지면 한 편의 크리스마스 힐링 영화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작문 25자평] 나에게 길을 터준 작문. 문장 하나 정도는 보태도 괜찮은데, 거의 문단 하나를 더 보태야 하는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건, 그래 아이디어 내는 건 괜찮다만, 분명히 알아둬야 하는 건
그렇게 쓰면 분량, 시간 다 초과해버린다. 미니멀에 환장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진짜 네가 위에서 봤던 평양냉면 작문보다도 퀄리티가 더 떨어진다. 그렇게 쓰는 애들이 절대다수다. 미니멀에 환장하고, 대하소설급의 설정이 기반된 이야기들은, 나중에 학교 가서 입봉 준비하면서 쓰자. |
퀄리티가 낮지 않은 작문엔 반드시 좋은 로그라인과 개요가 존재한다.
좋은 로그라인과 개요 없인 절대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만약 본인이 천재이므로 그런 자잘한 단계는 필요조차 없으며
그냥 로그라인과 개요가 없이 바로 본문을 써내서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멍청한 인간아, 그렇게까지 천재라면 뭐하고 서울예대 극작과 입학을 노리나?
바로 지금 그냥 프로 작가로 활동하면 될 것을.
그리고 그럼에도 로그라인과 개요의 중요함에 대해 인정할 수가 없다면,
그건 자기 몫이겠지. 단, 나는 이렇게 내 극작과 입시 제자들을 가르쳐서
수많은 녀석들을 합격시켰음을 역설하겠다.
아래 교본에 나의 그 모든 노하우가 총집결되어 있다.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으니, 확인해보길.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pdf
Dropbox를 통해 공유함
www.dropbox.com
좋은 작문을 보고.
단지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철저히 분석하고 좋은 점은 본 받고, 개선할 점도 찾아
더 나은 걸 모색해야 자기 작문에도 그게 반영되는 법이다.
그러한 공부가 매일 매일 누적되어야만 합격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많이들 하고 있을 그 수준 낮은, 주간 이벤트식 공부법으론 한계가 있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라.
[서울예대 극작과 입시] 합격자의 공부법, 좋은 작문을 보고 분석해야 한다 ㅣ 온라인 과외 극작과 온라인 과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