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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학벌과 언론고시 공채. 그리고 1승.

by 김봉민 2022. 1. 17.

언론고시 공채 작문 교육을 2013년부터 해왔다.
나는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하였다. 그후,  이런저런 개인 작업을 해왔고.
언론고시 교육계에 몸을 담아 올해까지 이제 정확히

10년차가 되었다. 지끔껏 얼추 400여 명의 언시생을 가르쳐왔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며칠 전 언론고시 오픈 채팅방에서 한 언시생이

학벌과 관련한 질문을 던진 걸 봤기 때문이다.
지방대 나오면 언론고시 공채 합격이 어렵냐는 질문이었다.
명문대 나왔으면 합격 확률이 높은 거냐고도 묻더라.


채팅방에 바로 답변을 하려다가, 살면서 댓글 달아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오픈된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극도로 꺼려하는 성향이라 이렇게 내가 운영하는 이 블로그에 의견을 남기기로 했다. 
모쪼록 많은 초보 언시생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내가 지금까지 가르쳤던 언론고시생 중 공채 최종 합격을
이룬 학생들의 90% 이상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졸업자들이었다.



나머지 10%가 서성한 졸업자들이었으며, 서성한 이외의 대학 졸업자들 중
언시 공채 최종 합격자가 나온 적은 없었다.
그럼 언론사에서 학벌을 본다는 얘기가 되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내 학생들 중에는 서울에 있는,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 친구들한테 더 많은 애정을 쏟으며,
너희도 붙을 수 있다고 엄청나게 많이 독려도 했었다. 
쓴소리도 아낌없이 보탰었다. 

아무래도 약자라고 여겨지는 이들에게 애정을 

더 많이 느끼는 나의 성격이 발동되었던 것이다. 

다른 애들도 많으므로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합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몹시 노력을 했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서 

가장 죽도록 노력한 애들은 단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들이었다. 

왜 그 친구들이 제일 열심히 노력하는 것인지,
선생으로서든 한 인간으로서든 상당히 깊게 고민을 해봤었다.
나야말로 지방전문대인 서울예대 출신이며,
내 개인 작업에 몰두하면서 글과 사회가 엮여있음을
뼈저리게 느껴왔기에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에 대한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내 개인작업의 퀄리티도 높아지리라 기대를 했었다. 


그리고 나의 결론은 이 말로 압축이 된다.


'1승의 법칙'


서연고 출신 언시생들이 제일 치열하게,  죽도록 언론고시에 매달리는
이유는 1승의 법칙이더라.
언론고시 공채 최종 합격자 애들은 자기가 열심히 한다고 말하지 않더라. 
그냥 자기가 해야 할 것을 하고 있다고 여길 뿐,
과제가 너무 많으니 좀 줄여달라는 식의 어설픈 쇼부를 나와 치려 하지 않았다.
나의 첨삭 피드백에 이런저런 토나 의문을 달지 않고,
어쨌든 무조건 한 번 믿고 따라가보려고 했다.
아프다며 과제를 미루지도 않았다.
내 수업 뿐 아니라, 전반적인 언론고시 준비에 있어서도
몹시 성실했라. 노력의 질과 양이 달랐다.

 

1승의 법칙이란, 1승을 거둔 자가 0승인 상태인 자보다

2승을 거두기 더 쉽다는 걸 말한다. 


나의 추론은 이러하다. 
명문대생들은 19살, 20살 때 수능이라는 생애의 1차 대전에서
우리사회 구성원으로부터 보편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고,
스스로도 만끽할 수 있는 '1승'를 거둔 셈이다. 
어렸을 때 이미 죽도록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1승의 경험을
했으므로 2승, 3승을 위해 마땅히 열린 자세로, 겸허한 태도로 임했다. 
수능 때 이미 죽도록 노력해본 적이 있기에
응당 또 그만큼을 쏟아붓는 걸 기본값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게다가 그 친구들의 집안 형편은 대부분 유복했다.
부모님들 중 한 분은 전문직이거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그래서인지,

 

관둬! 네가 무슨 언론고시냐! 남들처럼 일반 기업이나 들어가라!

 

같은 닦달을 하는 경우도 내가 알기론 없었다.
언론고시 준비에 대해 경제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더라.
서성한 입학자들 상당수가 강남권 출신이라는 기사의 진위 여부를 
절실히 체감할 수 있더라.


알다시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0이 1이 되는 거다. 제로 투 원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그건 완전한 창조, 혁신이다.
1에서 2가 되는 건 쉽고,
2에서 3이 되는 건 더 쉽다.
3에서 4가 되는 건 더더 쉽다.

 

이미 1이 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자신은 2가 될 수 있다는 

안정적인 심리적 토대 위에서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다. 

 

반면, 학벌이 좋다고 할 수 없는 대학에 다니는 언론고시생들은 

대체적으로 어떻게 언시에 임했는지, 굳이 적지 않겠다. 

그걸 구체적으로 적는다면, 그 친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싶다. 

괜한 비난처럼 될 수도 있으므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본인에게 아직, 사회적으로나 자기 스스로나
확연히 1승이라 명명할 증거와 경력, 경험이 없다면,
이번에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고시에 임하는 자신의 현재,
1승이 없다면, 언론고시를 통해 1승을 얻어야 한다는 거다.

 

그러지 않으면 평생, 예능이나 드라마, 시교나 신문,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에 내려앉은 무거운 그늘을 외면하며 살아야 한다. 

어쩌다 한 번 술에 취하면,

나는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걸 얻지 못 했다는 자괴감과

그때  더더더 매진했어야 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건 슬픈 일이다. 왜 대학이 1승의 도구가 되어, 학벌로 존재하며, 
왜 학벌이 계급 세습의 도구가 되어 사회적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가능성을 스스로 재단하게 된 것인가. 

 


내가 사회 시스템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자기 혼자선 분명 뜻깊은 1승을 얻었다 여기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이
존중하는 그 무엇이 아니면, 나의 1승을 그냥 정신승리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이건 지독한 병폐다.


그러나 우리는 병든 현실이라는 지면에
발을 딛고 하루하루 살아나간다. 

이 병폐를 뜯어고치려면 일단 이 지면에 더욱더 발바닥을 잘 대고 있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계속 하늘을 바라보며 정진해야 꿈이 이루어진다. 

그러니 자신에게 언론고시 공채 최종 합격이라는
꿈(이라 쓰고 저주라 읽자)이 마음에 도사리고 있다면, 
그리고 이 꿈(=저주)이 절실하다면,
좋은 대학 못 나왔고 가정 형편도 금전적으로 풍요하지 않아
부모님의 채근과 만류가 심하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이번에 1승을 거둬야 한다. 언론고시를 통해 1승을 거둬야 한다.
꿈을 품는 것마저도 죄책감을 들게 만드는
이 불평등의 시대엔 이딴 게 그나마 희망인 것이다. 

지방대 나왔다고 시작도 하기 전에 주눅 들어 있지 말고,
1승을 이미 거둔 것처럼 자세를 잡길. 
그래야 동등한 입장에서 대결할 수 있다.
대신 죽도록 노력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성실하게 임하고,
열린 자세로 임하면 좋겠다. 

그런 언론고시생이 이 땅 위 어딘가에 있다면,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오늘 밤, 자기 전 깊이 응원하겠다. 외로움과 불안함에 매몰당해
끙끙거리고 있을 확률이 높은데, 꼭 견뎌내라. 

자처한 고통은 고통이 아니다. 그걸 꼭 위대한 희망의 연료로 치환시켜라. 

그리고 그런 언시생이라면, 고민만 하지 말고,

이걸 꼭 읽어라.

 

https://drive.google.com/file/d/1UgnfQQNUD6HMddCx1YHZpcVKB5zPb8Fp/view?usp=sharing

 

2021 PD 언론고시 교본 ver.2.pdf

 

drive.google.com


끙끙거린다고 현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
고민이 고민을 낳는 거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공부하고, 또 연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