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힘을 갖고 싶다. 누군가 배려 없는 움직임에 의해 멋대로 들썩들썩 거리지 않고
요지부동으로 임하고 싶을 땐 마땅히 그렇게 해도 되는 힘을 갖고 싶다.
나는 그 힘을 글쓰기에서 찾아왔다. 뭐 엄청나게 거나한 사회적 책임 같은 건
없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순전히 개인적 차원에서 결심한 일이다.
나는 힘을 원한다. 고개 숙이고 싶지 않은 놈에겐 고개 숙이고 싶지 않다.
돈은 그래서 내게 필요하다. 돈 때문에 자꾸 나는 사과를 해야 하고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된다.
그러니 내게 돈은 꽤 많이 필요한 것이다. 가난은 나를 나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가난에서 탈피하는 방법에 관하여 꾸준히 도모해왔다.
그 결과, 나는 글쓰기가 아니라 돈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힘을 원한다. 그걸 쟁취하기 위해, 돈이냐, 글쓰기냐. 골라야 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인가.
이 두 개가 완전 상충하는 것인가. 아니라곤 또 못 하겠다.
남의 입맛에 맞는 글은 쓰기 싫다. 극도로 싫다.
방법을 단순하게 가져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오로지 글쓰기에 매달렸다. 버스비가 없어서 걸어다니곤 했었다.
경제인으로서 삶은 포기한 것과 다름 없었던 그때를 그리워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다. 그러나 돈만을 벌기 위해 사는 것도 내겐 온당치 않게 여겨진다.
이런 모순 속에서 사는 내가 고작 발견한 것은
돈은 벌되, 글도 쓰자. 뭔가 계속 만든다.
필요하다면 가끔은 고개도 숙이자.
나는 지금 힘이 없단 걸 인정하자.
그러나 힘 없는 나의 미래를 상정하지는 말자.
어려운 것.
너무도 어려운 것.
계속 벅찬 것. 하지만 수수방관하면 더더욱 나는
나를 파괴하게 될걸. 어렵지만 최악은 아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