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법 우울하다.
기우뚱. 기우뚱. 뚱우기. 뚱우기.
주울증이려나. 운동을 해야 되겠다.
땀을 빼야 되겠다.
몸을 혹사해야 되겠다.
어제 민희랑 집안 이야기를 좀 한 게 계속 덜그럭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다만 맹백히 포박당해 별 수 없이 줄창 쩔쩔 매는 건 막아낼 수 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도 빗소리가 들려온다라고 쓰는 순간, 정말 빗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있어도 이미 우울할 땐 힘을 내어 즐거운 걸 상상하고 최대한 붙잡고 있어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소리를 떠올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머리가 아프다.
억지로 희망을 떠올려야 하는 건 아니다. 그마저도 나 자신을 괴롭힐 여지가 생기니까.
난 자연스러운 사람이고 싶다.
자연스럽게 희망을 물색하며 설령 희망의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찾는 과정 자체에서 위안이 생기면 좋겠다.
나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 가고, 가난에 압도당한 채 끙끙거리느니 그게 더 낫긴 하겠지.
당신들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겨야 하는 수고를 마땅히 감수하여 돈을 버는 거다.
내년엔 많은 게 나아지면 좋겠다만, 설령 나아지지 않더라도 한솔이와 나와 유순이가 건강하게만 있는다면 그걸로 족하다.
비소리가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