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대본과 연출과
편집과 음악을 맡으며 느낀 것들을
요약하자면,
나는 자유롭고 싶다.
누구의 눈치를 보며, 그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들로만,
아니지, 더 정확히는 그들이 싫어하지 않은 것들로만,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겐 고역이다.
누구에게 허락 받으며 살아오지 않았다.
부모가 그토록 폭격을 가했음에도 나는 내 의지가
가장 많이 반영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데,
그 삶의 자랑스러움을 까먹어 버리고는
그렇게 똥꼬 핥는 격으로 뭔가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과 소통하라는 이야기를 달리 말하면,
너는 너 자신을 좀 포기하라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좆 같은 것들과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다.
나 역시 좆 같아서 힘든데 구태여 좆 같은 것들 천지의 지역에
내 자리를 할당하고 그 안에서 더 좆 같아지기 싫은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거듭,
나는 자유롭고 싶다.
그에 따르는 대가도 내 자유의 일부라 치겠다.
그러니 나는 내게 경고해본다.
포기하지 마라. 누구에게도 허락 받을 필요 없다.
눈치 보지 말고, 쓰고 싶은 걸 써보자.
그다음 무슨 일이 생기는지 한 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