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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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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dream)

by 김봉민 2020. 11. 7.

오만가지 불만과 희망의 기록을 이 안에 남겨놨구나 

어딘가 수줍고, 어딘가 가렵다 

어제는 서울로 가는 M4101 버스를 기다리며 

까불거리다 발목이 삐끗했다 

그래서 오늘은 러닝을 못 했다 

어딘가 뻐근하고, 어쩐지 또 계속 잠이 온다 

설레였던 나날들

딱 그만큼의 실패와 실망들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보다 더 많이 발생한 것을 참사라 말하지 말자 

내가 세운 법인 둘 

거기에 연루되었던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려보니 

어딘가 착잡하고, 어째 또 희망을 어루만져본다 

자유롭고 싶다는 충동 뒤에 도사리는 것은 

잔소리 듣는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항심이었다 

나는 늙어가고 있다 

머리를 완삭했다 

까슬까슬한 표면이 완화되는 시점이 오겠지 

슬프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제 버스 타고 가서 먹은 동대문 닭한마리의 탁월함

그 맛을 떠올리니 어딘가 얼큰하고 어딘가 씁쓸하므로 

내달리고 싶은 심정이다 

너는 몰라도 된다 

기록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매달리고 있었고 

어제의 낮 이후 수도권을 오간 나는 

글쓰기 교육에 더욱 치중하기로 하고, 

극작엔 상당히 손을 떼는 대신에 혼자서 쓰고 발표할 수 있는 것에 관하여 

골몰하기로 하였다 

친구를 자꾸만 잃어가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나는 아직 나한테 더욱 집중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어딘가 불만이 넘치고 어딘가 희망이 넘실댄다 

기꺼이 설레이는 나날들이 더 오라고, 더 오라고, 더 오라고 하는 걸 보니 

집착이구나

나는 오직 글을 쓰고 사랑을 할 때만 자유롭다 

이 자유에 대한 집착이 되려 나는 부자유스럽게 하는 건가 염려해보며 

내가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