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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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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된 외로움

by 김봉민 2019. 6. 19.

외로움을 느끼도록 인간은 기본적으로 설계돼 있다.

외로움을 느끼니 열심히 타인을 만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타인을 만나 서로 협력하여 안전함을 유지하고,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다. 

타인을 물리적으로 만나야만 성행위는 이뤄지고, 

자손도 생기는 것이다.

그 자손은 자신의 선조를 닮아 외로움을 잘 느끼고, 

그 외로움을 잘 느끼는 유전자는 타인을 만나 서로 협력하는

집단 안에서 계속 오래오래 타고 내려온 것이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면 인간은 굳이 막 열심히 만날 필요가 없다. 

자기 혼자 그 외로움을 잘 못 느끼는 성향을 간직하고 있다가 

사라지게 된다. 서로 안 붙어있으여 할 이유가 없으니

독고다이로 지내다가 협력하는 인간들에게 발려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외로움이 곧 나약함이라는

생각은 틀려먹었다는 것이다.

 

이 외로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이지, 

이걸 발본색원 하려는 시도 자체는 인간다움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사실상 같다. 나는 나의 외로움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활용을 하고는 있는가. 활용이 아니라 압도되어 휘둘리지는 않았는가.

그렇다면 그게 나약한 것이다. 

외로움에 압도당한 나약한 인간들끼리 만나봤자, 

그건 나약함의 크기만 커진 것이다. 

다시금 적어본다. 나는 앞으로는 나의 외로움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가. 

뭘 어떡해. 일단 압도 당한 것에서 풀려나기나 하자. 

그다음에 생각을 하자.